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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월의 마지막 밤도 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노래를 울부짖듯 읊조리며 말이다.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로 시작되는 아쉬움이 절절한 그 노래다.

마치 그 옛날 그 추억을 이날만은 기필코 기억해야 하는 것처럼.

“뜻 모를 이야기를 남긴 채 떠난” 그 임을 말이다.

 가을이 가긴 갈 모양이다.

설악산 첫눈 소식에 뒤질 새라 한라산 상고대가 장관이란다.

 스산한 바람에 낙엽이 어지럽게 춤을 춘다.

말이 낙엽이지 윤기가 채 가시지 않은 잎은 여전히 눈이 부시게 곱다.

바닥에 추락하는 순간에도 결코 기품을 잃지 않으려는 듯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대견하다.

늦가을 추위에 반쯤은 콧대가 꺾였을 법도 한데 말이다.

가을은 또 그렇게 가는 모양이다.

 주택시장이 갈수록 오리무중이다.

당장 한치 앞을 내다보는 것이 녹록치 않다.

거래가 살아나나 싶으면 다시 주춤하고 주춤하다 싶다가 어느 틈에 서너 건이 순식간에 거래된다. 대체 종

을 잡을 수가 없다.

 실상이 그렇다보니 언론보도 또한 겉돌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늘 뒤통수치는 격이다.

거래가 늘어나면 썰렁하다하고, 시장은 이미 식어 썰렁한데 한참 뜨겁게 달궈진다는 소리다.

그러니 골탕 먹는 측은 애꿎은 수요자들이다.

적당한 때를 잡아 팔고 사야하는 수요자들이 때를 맞추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매번 헛물켜기 일쑤다.

 대책이 먹힌댔다 대책이 헛물켠댔다,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소리의 근원은 기실 시장에 있다.

지난 9.10 대책 발표이후 시장을 들여다보면 일면 수긍이 갈 것이다.

 일단 급매물이 동이 나면서 1~2천만 원 많게는 2~3천만 원 가격이 오르며 거래가 꾸준했다. 중간 중간

짧은 공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끊이지 않게 이어져온 시장이다. 추격매수는 절대 사절이라면

서도 많게는 2~3천만 원까지 추격매수 아닌 추격매수가 이루어진 셈이다.

 덕분에 바닥논쟁까지 뜨거워진 시장이다.

일부 사태를 낙관적으로 보는 측에서는 매물을 걷어 들이거나 배짱 좋게 수천만 원 오른 가격표를 새로 달

아 매물을 내놓기도 했었지만 실상은 그게 꼭짓점이다.

바닥논쟁이 술에 물탄 듯 흐물흐물해진 것이 거의 동시의 일이다.

급격히 거래가 끊겼기 때문이다.

마치 서로 짠 것처럼 매수문의도 뚝 끊겼다.

물론 그날 아침 경제면은 거래가 살아나는 주택시장 운운하는 기사로 도배됐었다.

 거래가 끊긴 일주일은 별의별 전망이 다 떴다.

실정에 어두운 언론은 여전이 잘나간다는 기사일색이고, 보다 잽싼 언론은 다시 침체로 접어들었다는 기사

다. 바닥 론은 너무 성급했다는 소리와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기사를 주석처럼 달았다. 때맞춰 하

우스푸어에 대한 특집기사를 내놓으면서 하우스푸어를 살리지 못하면 경제까지 흔들릴 거라는 위협도 곁

들이면서 말이다.

 거래의 물꼬를 튼 것은 시장상황이 급격히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다.

고작 일주일을 견디지 못하고 가격을 낮춰 나온 급매물 때문이다.

1천만 원~1천5백만 원 가격을 낮춘 매물이다.

그만하면 대책전이나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가격이다.

결코 매수세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 가격이 그리웠을 뿐이다.

그게 바닥이지 싶은 거다.

매수세는 그것을 끈질기게 기다렸을 뿐이다.

이번 주 들어 하루 한건씩 연 나흘째다.

 하지만 주택시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거래가 다소 살아났다고 해도 당장 한치 앞을 내다보는 것이 녹록치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값싼 매물이 빠지고 나면 또 썰렁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집주인들이 싼값에 무작정 매물을 내놓을 턱이 없을게 빤한 때문이다.

저가 매물이 빠지는 것을 회복세로 판단해 또다시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걷어 들일 공산이 크기 때문이

다.

 전망치가 불투명하다고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자로 잰 듯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뿐 대강의 윤곽은 전후좌우를 살펴 감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투

자는 그 감으로 하는 것이다.

 섣부른 전망은 자칫 낭패를 가져오기 십상인 때다.

헐값에 전 재산을 날려버릴지도 모른다.

바닥으로 오인해 상투에 집을 사서 두고두고 가슴을 칠지도 모를 일이다.

신중하고 신중해도 모자랄 것이 없는 이유다.

 이처럼 신중을 요할 때 그나마 다행인 것이 그것이다.

지난 거래가격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매수세의 기대치 말이다.

그 가격이 감이 온 가격이라는 방증이다.

밑바닥 가격에 조금 올랐다 다시 떨어진 가격이니 검증되고 또 검증된 가격인 때문이다.

오리무중인 오늘, 그게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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