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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이상하네’



[문화일보 2007-09-11 15:34:59]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이상한파’에 휩싸이고 있다. 1차적으로 강남권 전세시장이 9월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돌연변이 현상을 낳고 있다. 전세시장의 이상한파는 강남·서초구보다 강남권 외곽지역인 송파·강동구에서 더욱 거세게 불고 있으며 매매가까지 떨어뜨리는 양상이다.

강남권 부동산 가격 약세는 분양가 상한제와 청약가점제 등 전반적인 부동산 제도변화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 등식인 ‘전세금 약세 = 매매가 하락’이 한국 부동산의 대명사인 강남에서 현실로 나타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 입시교육 1번지 대치동의 전세금 추락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31평형)의 9월초 전세금은 2억2000만~2억7000만원선. 이는 올초의 2억5000만~2억9000만원보다 2000만~30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9월이면 신학기와 학군배정 수요가 겹쳐 전세물량이 동나던 과거와 사뭇 다른 현상이다. 새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148㎡(45평형) 전세금은 5억~6억원선으로 올 초보다 5000만~7000만원 떨어졌다.

전세금 약세는 중소형보다 중대형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입주를 시작한 잠실트리지움 82㎡(25평형)는 전세금이 2억4000만~2억7000만원으로 3.3㎡당 102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178㎡(54평형)는 4억8000만~5억원선으로 907만원 정도다.

◆ 내신·광역학군 및 분양가 상한제 여파 =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서울 강남권에는 내신위주의 입시제도 개편과 광역학군제의 여파로 새학기마다 나타나는 학군수요가 사라지고 있는 상태”라면서 “8월 한 달 동안 강남구 전세금은 전월보다 0.21% 하락했고 서초구는 0.12% 떨어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분양가 상한제 시행과 전반적인 은행대출금리 인상도 전세금 약세에 한몫을 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로 무리하게 돈을 들여 전세 평형을 늘리기보다는 현재 평형에 눌러 앉은 채 아파트 당첨을 기대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돈을 빌리기 어려운 것도 중대형 아파트 전세수요를 줄게 만드는 간접적 요인이다. 입주물량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강남구와 송파구에서만 9월 이후 추가로 1194가구의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일시현상” VS “가격하락 전조”= 일선 부동산에서는 강남권 아파트 전세금 하락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그야말로 ‘이상한파’라는 진단이다. 강남권에 대한 매력이 감소했다기보다는 한꺼번에 물량이 많이 쏟아져 나온 탓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을 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다.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768가구는 지난 7월말 완공됐지만 입주율이 50%를 밑돌고 있다.

전세금 약세가 지속되면서 서울 강남권 외곽지역인 송파구와 강동구에서는 매매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송파구의 경우 신천동 진주 109㎡(33평형)가 9월 첫째주 기준으로 3500만원 하락한 8억6000만~9억5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E공인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금리가 유지되고 부동산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강남지역 전세와 매매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결국 매매가도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