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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칼럼) 블랙아웃과 개포 재건축 시장!

고은 시인의 “그 꽃” 전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 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산에 오를 때는 산이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산에 올라 산을 품었다가 그 자리에 내려놓고 빈 몸으로 내려 갈 때 비로소 산이 보인다고 합니다.
서산대사가 85세로 입적할 무렵 (八十年前渠是我 八十年後我是渠) 라는 말을 남겼는데 고은 시인은 이 말을 이렇게 번역했습니다.
“80년 전 옛적에는 네가 나였고, 80년 후 오늘에는 내가 너로다,” 라고 말입니다.

한낮에 닭 우는 소리를 듣고 깨쳤다는 서산대사는 ‘성관(聲觀)’이라는 오도송을 남겼습니다.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이 말했네.
늘 닭 우는 소리 들으니 대장부 할 일 다 마쳤네.
홀연히 나를 발견하니 …
천언만어의 경전들이 본시 하나의 빈종이(空紙)였어라.

깨달음의 눈으로 바라보니 삶은 본래가 빈종이 쪽이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삶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비우고 비워,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게 삶에 근본이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올 단풍이 설악산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저 설악산에서 불붙은 단풍이 남녘 산하까지 다 태울 즈음이면, 흰 눈이 내려 잿빛으로 변한 나무들을 하얀 붕대로 감쌀 것이며 그때 즈음이면 나무는 두 팔로 텅 빈 하늘을 안고 있을 것입니다.
또 빈 가지로 구름을 낚고 있을 것입니다.

나무가 잎을 비우니 비로소 하늘이 보이고, 오동잎 하나가 천하에 가을을 알린다고 하는데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기 만한 계절 가을 중심에서 허겁지겁 달려왔던 어제들을 되돌아보게 되는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합니다.


2달 가까이 의식적으로 글을 멀리 했습니다.
지금 가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그동안 글을 쓰면서 여러 가지로 마음에 부담을 스스로 만들며 글을 접었던 게 아닌가 싶더군요.
아무튼 2달여 동안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나니까 한결 글쓰기가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필자의 글을 기다리며 격려와 위로의 말씀을 전해 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향후 더욱 성실하고 알찬 내용이 담긴 글로 “현장 보고” 칼럼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경제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에 있으며 위기의 불길이 잡혀가기는커녕 그 여파가 더욱 불규칙적이고 만성화 되는 느낌입니다.
이런 경제적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는 요즘 시중에는 ‘블랙아웃(blackout)’이란 생소한 전문용어가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 블랙아웃이란 술을 많이 마신 뒤 나타나는 단기 기억상실을 일컫는 의학용어로도 쓰이는 말로 흔히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전투기가 급상승할 때 원심력에 의해 조종사 몸의 피가 아래로 쏠리면서 순간적으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현상도 블랙아웃이라 일컫는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미사일 공격을 하기 전에 한 발 또는 수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군사전략도 블랙아웃이라 합니다.
이처럼 블랙아웃이 쓰이는 곳은 달라도 ‘제정신을 잃는다. ‘비정상적인 혼란 상태에 빠진다. 라는 뜻은 공통되는 것 같습니다.

비정상적이고, 제 정신을 잃은 것 같은 현상이 추석이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몰아 쳤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모든 사람들의 투자심리를 세계경제 위기로 하여금 불안과 공포감을 극도록 조성했기 때문이라 생각 듭니다.

아무튼 시세를 수직 낙하 시키게 만든 급급매물은 한순간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며 고점 대비 약40%의 하락폭을 보이게 만들었고 2008년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유자금이 충분했던 사람들, 즉 기회를 노리는 투자가들에겐 최적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사실 재건축 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중 하나로 상승세로 접어들 땐 매도나 매수나 주변 상황을 점검해 볼 여유조차 아무 생각 없이 부나비처럼 불속으로 뛰어들기 바빠 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락세가 지속될 땐 이것저것 요리조리 따지고 점검하다보면 기회라고 생각해도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인 듯싶습니다.

때문에 금번에도 폭락에 가까운 가격대에서도 매수하지 못한 사람들이 푸념처럼 얘기하는 말은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는 후회가 담뿍 담긴 말들입니다.
하지만 저점을 다지며 바닥을 확인 시켜준 가격대에서 매도나 매수자분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 상황에서 저점에서 반등한 가격대에서는 매도를 생각했던 사람들은 반등시마다 적극적으로 매도를 권하고 싶으며, 반대로 매수를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저점에서 반등한 가격대에서 조금이라도 저점에 근접한 가격대라면 적극 매수에 나서도 좋을 성싶다고 말입니다.
바닥은 확인됐고 저점은 통과했습니다. 다만 내적인 문제(부동산 시장의 침체) 보다 외적인 (세계경제의 위기) 문제로 불거진 현 상황을 좀 더 지켜 볼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지난 17일, 국토해양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제도개선안'을 이같이 확정하고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초과이익 환수제는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때부터 완공할 때까지의 집값 상승분에서 정상적인 상승분을 뺀 나머지 이익금을 정부가 다시 거둬들이는 제도로 2006년 9월 25일 이후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환수제가 적용된다고 보겠는데 정부의 이 같은 재건축 당근 정책은 강남권 대부분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수혜를 입는다고 하겠습니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를 시장에선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국회통과 여부를 두고 보겠다는 심리적인 점검 반응을 내비치고 있습니다만 이로 하여금 어찌됐든 폭락 현상을 내보이던 시장의 하락세를 멈추게 만들고 저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하겠습니다.

하나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정책 변화는 주택유상거래(원시취득, 증여, 상속 등을 제외한 매매거래)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 감면 조치가 연말까지 종료돼 내년부터 취득세가 법정세율 4%로 환원된다고 합니다.

다만 9억원 이하 1주택자에 한해 내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법정세율의 50%가 감면혜택은 지속 된다고 하니 9억 미만의 주택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9억 이상 되는 주택에 대한 거래는 내년엔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정부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지난 3월22일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9억원이하·1주택자는 75%(세율 4%→1%), 9억원초과 또는 다주택자는 50%(세율 4%→2%) 취득세를 감면해주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현장 보고!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까지는 재건축 시장은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은 재건축이라는 부동산 상품은 투자성을 강조하는 상품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제일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될 것이며 또한 지금과 같이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속된다면 증시의 변동성과 함께 재건축 시장도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높이는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오늘에 급급한 서민적 생각이라면 내일을 내다보는 시안은 닫혀있게 될 것이고 오늘에서 안주하는 법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개포 재건축 시장에서 급매물은 사라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등 또는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급매물 대량 거래된 후 찾아온 정적이 흐르고 있으며 정부 정책에 의한 시장 흐름을 예의 주시하는 매도, 매수자들의 눈치작전만 감지되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권 최대 재건축 지역인 개포지구의 단지별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이 이르면 이달 중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지난 19일 개포지구 재건축 조합 등에 의한다면, 개포주공 1~4단지와 개포시영, 일원현대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에 대한 강남구의회 의견청취가 지난 12일 마무리됐고, 구의회는 이들 단지의 재건축 사업에 대해 일제히 찬성의견을 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강남구청에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정비구역 지정 심의를 요청해 통과되면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떨어지며 하락세가 지속되자
재건축 투자성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꽃다운 꽃에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재건축으로 새롭게 필 꽃에 모습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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