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강남·분당 고교생, 죽전 단국대로 몰린다[펌]

2007-03-21
【서울=뉴시스】


지난 20년간 사립대학 판세는 꽤 바뀌었다. 세칭 일류 사립대 몇몇이 여전히 확고부동한 위상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들 서너개를 제외한 나머지 사립대의 경쟁력은 해당 대학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상승할 수 있다. 최근 20년 세월이 입증하는 사실이다.


대학의 순위 다툼은 대학 밖 사람들에게는 고무적이다. 경쟁하는 만큼 발전한다는 것이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 대학 개방을 앞둔 시점이다.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한 대학은 생존 자체를 위협 받기에 이르렀다.


단국대학교는 10여년을 앓아왔다. 캠퍼스 이전 문제가 꼬이면서 재단의 빚이 늘어 재정난에 시달려야 했다. 많든 적든 돈이 들어가지 않는 대학 발전 방안은 사실상 없다. 캠퍼스 이전을 해결하지 못한 2005년까지 단국대는 다른 대학들이 내놓는 화려한 미래 청사진을 그저 구경만 해야 하는 처지였다. 단국대에게 10년 이상의 공백은 너무 컸다. 1947년 창학, 올해 개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전통의 단국대는 후발 대학들이 무섭게 성장하는 10여년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와중에 국회의원, 학술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한 박석무(65)씨가 2005년 초 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박 이사장은 단국대 캠퍼스 이전의 물꼬를 텄다. 이어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낸 권기홍(58·왼쪽 사진)씨가 단국대 총장으로 영입됐다. 10여년을 끌어 온 캠퍼스 이전 문제가 마침내 풀린 순간이다.


단국대는 죽전의 새 캠퍼스에서 60주년을 맞이한다. 올 2학기부터 새로운 터전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할 단국대는 비전도 선포했다. 야심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치밀하고 웅대한 향후 10년간 발전 전략이다. 권 총장의 합리적 리더십이 바탕이다. 미래 지향적인 개혁 드라이브다.


단국대는 2017년까지 국내 대학 톱5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최상위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려 54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교육은 철저하게 내실을 기한다. 대학의 설립정신과 철학을 반영한 교양교육 강화 프로그램의 핵심은 영어교육이다. 교양 영어를 필수 8학점으로 구성한 것부터 파격이다. 유명 영어학원을 운영하는 이익훈 박사가 이미 1년 전부터 단국대생들에게 TOEIC을 강의해 오고 있다. 학생들의 호응은 상상 이상이다. 교양 영어와 더불어 실용한문 과목도 필수 교양과목에 포함시켰다. 교양 과정을 통해 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의 기초 소양을 키운다는 의도다.


단국대 미래 10년 계획의 틀을 연구, 지난달 입학식에서 선포하는 데 주도적 구실을 한 안순철 기획조정실장(정치외교학전공 교수)은 “재단, 대학본부, 교수, 학생들이 대학의 미래에 거는 기대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크므로 책임감을 갖고 10년 비전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단국대 죽전캠퍼스 건설 공사는 90% 가까운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오른쪽 사진> 32만평이 넘는 신 캠퍼스 터에 짓고 있는 학교 건물 23개동도 완공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10Gbps급 초고속 통신망을 매설, ‘캠퍼스 유비쿼터스’를 구현하는 꿈의 캠퍼스다. 뿐만 아니다. 400m 정규 트랙이 설치되는 국제 규모의 대운동장 등 체육 시설과 문화공간도 다양하기만 하다.


단국대 죽전 새 캠퍼스가 ‘휴먼 캠퍼스’로 통하는 이유다.


단국대가 ‘인 서울’에서 죽전으로 이전하니 입학생의 학력 저하가 불 보듯 뻔하리라고 지레 짐작하는 이들도 있다. 실상은, 거꾸로다.


죽전캠퍼스 이전을 공포한 상태에서 치른 2007학년도 입시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 단국대 서울캠퍼스 90% 이상 학과의 입학생 성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2006학년도 영문과 입학생들의 석차 백분율은 19% 정도였다. 2007년 입시에서는 무려 8.5%로 치솟았다. 이같은 급상승 현상은 정치행정학부, 언론영상학부, 정보컴퓨터학부, 공학부 등에서도 예외 없이 확인됐다. 단국대 구성원들조차 미처 예상치 못한 결과다.


단국대 죽전 캠퍼스가 서울 강남과 경기 분당 등 이른바 교육특구 학생 수요를 대거 수용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입학생 학력 상승은 단국대의 새로운 목표 수행에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새로운 하드웨어에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가동할 단국대학교가 대한민국 사립대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신동립기자 rea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