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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리모델링 잡아라”
문화일보 2008-04-23 14:00:00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올 가을쯤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급격하게 소진될 것으로 예상한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사태속에서 유일하게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리모델링의 물량확보를 위해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3870가구 규모의 경기 수원시 정자동 ‘동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건설사업관리(CM) 및 시공사로 선정됐다.

쌍용건설은 4000가구에 육박하는 초대형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을 발판삼아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리모델링 수주경쟁에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 2009년까지 서울 강남 지역에서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10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 시장 규모는 모두 5조8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대형 건설업체들은 서울 강남 지역 리모델링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사업설명회 개최, 조합설립 인가 등 초기단계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건축심의 통과 등 사업성숙 단계까지 살펴가며 수주 가능성을 타진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림산업, 동부건설은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9차’의 리모델링 사업에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개포동 ‘우성9차’는 232가구 규모로 1991년 입주했다. 대우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역시 120가구 규모의 강남구 대치동 ‘현대1차’의 리모델링 사업권을 두고 맞붙을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강남구 일원동 ‘개포 한신’의 경우 최근 우선협상자 지위가 파기돼 신규 사업자 선정에 돌입했다. 서초구 반포동 ‘미도2차’, 방배동 ‘대우 효령’과 송파구 가락동 ‘우성1차’의 경우 현재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설립단계로 건설업체들이 입찰제안서를 각각 준비중이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스피드뱅크 관계자는 “건설업체 입장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사업성이 불분명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기에 주저하는 게 사실”이라며 “이에 따라 리모델링 수주에 훨씬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