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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 날 춥지 않아 다행이다.

공부에 찌들어 누렇게 뜬 우리 아들딸,

그나마 오들오들 떨지 않아 다행이다.

 가을은 다 좋은데 그게 탈이다.

이 좋은 가을날에 아이들 중대사가 걸려 늘 걱정이다.

수능 날은 왠지 가슴이 짠하다.

가을이 깊어져 그렇지 않아도 심난한 때에.

주눅 든 아이들 천근 책가방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수고했다 애들아.

오늘로서 마음의 짐을 다 내려놓자.

 자, 이제 시작이다.

훌훌 짐을 벗고 훨훨 세상을 날아라.

그리고 맘껏 꿈을 펼쳐라.

세상은 다 네 꺼다.

 개포주공 1단지가 서울시와 소형평형 30%안을 수용했다.

이로 인해 그동안 서울시와 지루한 공방을 거듭해온 개포지구 재건축 안이 서울시 승인을 통과했다. 이미

소형평형 30%안을 수용한 개포주공 2·3·4·시영과 함께 개포지구 재건축이 본 괘도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개포지구 재건축이 물꼬를 텄다.

개포지구 재건축뿐만 아니다. 잘하면 강남권재건축시장에도 바람이 일지 모를 일이다.

오랜 침체로 코가 석자나 빠져있던 강남권재건축시장이다. 물에 빠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개포지구 재건축이 본 괘도에 이르면 강남권재건축시장도 점차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는 외려 당연한지

도 모른다. 미니 신도시급 규모와 입지 덕분에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더불어 강남재건축의 바로미터로 인식

되어 온 개포지구이다. 바람의 시작이 늘 그곳이었던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리 녹록치 않다.

서울시의 조건부 수용이라는 단서가 영 찜찜하다.

한번 뱉어 놓은 말은 절대 주어 담는 법이 없는 저들이다. 조례를 어겨가며 소형평형 30%의 어깃장을 놓

으면서도 단 1%의 양보를 허용치 않던 저들이다.

싫으면 말고 식으로 막무가내로 몰아치며 일방적으로 자기들 주장에만 혈안이 된 저들이다.

매사가 자기들 말이 법이고 가라사대 하나님 뜻이라는 식이다.

그간 저들의 형태를 감안하면 결국 말이 조건부 수용이지, 절대적 수용 없인 도로아미타불이 십상이다.

 마지못해 소형평형 30%를 수용하고 나니 새로운 혹 하나를 붙인 셈이다.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아닐 수 없다.

‘특별건축구역’과 ‘유산보존조건’이 이른바 조건부 수용의 실체다.

 특별건축구역이란 동 간 사선거리, 층고 등 현행 건축기준을 탄력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제도다. 잠실과

같은 빽빽한 병풍아파트를 방지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경관을 갖춘 주거단지 개발로 새 재건축 패러다임을

만드는 제도다.

 ‘유산보존조건’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개포지구 1단지 24동을 미래유산으로 존치하기로 하는 안이다. 근현대 역사문화 유산 등을 우선 보존한

뒤 역사적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미래유산화’ 구상에 따른 것이다.

 내용으로 보면 나무랄게 없는 제도다.

100년 대계의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서는 매우 바람직스런 제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기와 방법론에 대한 논란에 자유롭지 못한 측면이 다분하다. 또한 시민들의 의사와 재산을 마치

본인의 손아귀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게 문제다.

이 같은 조건이 확정된 것이 아니지만 논의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다.

 “소형 비율을 맞춰줬으면 덤을 주지는 못할망정 또 다른 요구로 재건축을 흔드는 저의를 알 수 없다. 공권

력을 동원해 사유재산을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 과연 시민을 위하는 행정이냐.”며 “사업이 늦어지는 한이

있어도 결사항전을 불사하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한다.

 특별건축구역은 낯설지가 않다.

지난 9월 둔촌주공 3종 심의과정에서 서울시가 이미 특별건축구역 운운하며 애매하게 비껴 간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 때는 우회적으로 3종 상향을 비껴가기 위한 수단쯤으로 여겼는데 지금에 와보니 재건축에 가해질 새로

운 무기를 사전에 마련해둔 모양이다.

 결국 이번 개포주공 1단지 조건부 수용을 계기로 개포지구 재건축이 본 괘도에 이르기는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권재건축시장 전체로 불이 확산되기를 바라는 기대는 자칫 바람으로만 끝날 공

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게 부동산시장이다.

그중에서도 강남권재건축시장의 튀는 방향을 가늠하기는 웬만한 전문가조차도 섣부른 장담을 불허할 정도

다. 미래가치는 큰데 외부적인 요인으로 꼼짝달싹 못하고 갇혀있기 때문이다. 작은 호재에도 가장 먼저 들

썩이고 작은 악재에 민감한 것도 결코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일이다. 찻잔 속에 태풍으로 그친 9.10대책의

효과도 결국 강남권재건축에서 유일했다는 얘기 아닌가.

 둔촌주공 종상향안이 재상정될 전망이다.

기존 2종안과 더불어 소형 30%를 수용한 안이 복수로 만들어졌다.

오늘 9일 대의원총회를 거쳐 다음주중 서울시에 전달될 계획이다. 서울시와 사전정지 작업을 끝냈다는 후

문이고 보면 11월이 채 가기 전에 둔촌주공 재건축 윤곽은 금명간 뚜렷한 모습으로 다가설 공산이 크다.

 전체 개포지구에 비해서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단일규모로는 강남권 최대의 단지이다.

최소 1만세대 이상으로 재건축되는 둔촌주공이 거대 개포지구와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 낼지 어

느 누구도 가볍게 입방아를 찢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 재건축 후 기함을 하며 나가자빠질지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만큼 폭발력이 큰 입지와 규모 때문이다.

 세계가 오그라드는 불황이다.

온 나라가 하나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판이다.

대통령이 다르고 서울시장이 다르지 않다.

이 판국에 꼭 남의나라 수도 시장처럼 행세하는 시장이 있다.

본인의 생각만 옳고 소중하다는 시장이다.

시민의 속은 새카맣게 썩어 들어가든 말든 마이웨이가 인생의 지침이고 좌우명인 그분이다.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인 그 소리도 듣지 못하는지 안 듣는지 당최 알 수 없는 그분이다.

“내수회복의 돌파구는 집값회복에 있다.”는 소리 말이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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