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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사업자 선정 용산국제업무지구 가보니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삼성건설-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선정되는 등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이 가속화하면서 사업의 후광효과가 기대되는 주변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특히 ‘용산국제업무지구 발’ 부동산 시장 불안은 동부이촌동을 중심으로 마포구 공덕동, 동작구 흑석동 등 주변 지역으로 급속히 확산될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어 자칫 주택시장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업무지구 개발 대상지에 포함된 서부이촌동 일대는 올해 들어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부동산 가격이 너무 많이 오른 데다 서울시의 부동산 안정대책으로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로 한산하다. 4일 현지와 주변 부동산 시장을 둘러봤다.

■동부이촌동 최대 수혜 벌써 ‘들썩’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이 확정되고 사업시행자가 선정되면서 최대 수혜지로 예상되는 용산구 동부이촌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성건설-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제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계획은 국제업무지구의 주거비율이 전체의 15%(2200가구) 정도에 불과, 상대적으로 인접한 동부이촌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업자 선정 발표 하루 만인 3일부터 동부이촌동 일대 아파트 시장에는 문의전화가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강대우 인근 Y공인 관계자는 “한강푸르지오 109㎡의 경우 8어ㄱ원대 후반은 이미 다 매물이 소화되고 9억원대로 올라섰다”면서 “용산업무지구의 시설을 고스란히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사업지에 바짝 붙어 있는 시티파크 등 고급 주상복합타운도 다시 오를 조짐이다. 현재 3.3㎡당 4000만원 이상이지만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아직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근 E공인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주거비율이 15%(2200가구)밖에 안돼 고급주택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너무 적다”며 “시티파크는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또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작구 흑석동 일대도 술렁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단군 이래 최대 민간개발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보니 파급력도 엄청나다. 사업지 북쪽에 위치한 마포구 공덕동 일대 아파트촌과 한강 건너편의 동작구 흑석동 및 노량진동까지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들 지역은 용산이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 잡게 되면 배후단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포구 공덕동 래미안1차 인근 L공인 관계자는 “공덕동은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가까워 배후 주거지로 충분히 각광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그동안 130㎡(40평형)대의 중대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본격적인 개발을 계기로 가격상승이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한강 너머 노량진과 흑석동 지역도 마찬가지다. 한강현대의 경우 문의가 늘어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중개업소 대부분이 문을 닫은 일요일인 데도 매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모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관련해서 물어 보는 것을 보면 이곳도 조만간 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따른 기대감으로 주변 집값이 오르면 결국 이들 지역보다 입지가 좋은 강남이 다시 뛰게 돼 결국은 서울 전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그동안 안정세를 유지해 온 부동산시장이 용산국제업무단지 개발을 계기로 또다시 집값이 앙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규제 등으로 썰렁

서부이촌동은 지난 8월 서울시와 코레일의 통합개발계획 발표 때와는 다르게 문의전화도 없이 조용하다. 재개발 지분(대지)가격이 3.3㎡당 2억원까지 올랐다가 최근 1억5000만원 수준으로 내렸지만 여전히 비싸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월31일 이후로 취득한 소유자에겐 무주택자를 제외하고는 입주권이 주어지지 않아 거래 문의는 아예 없다.

동부센트레빌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서울시가 8월31일 지분매입자에게는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라며 “설사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무주택자의 경우도 109㎡(33평형)가 10억원이나 하는 데 여력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반면 주민들은 사업자가 제시한 땅값이 3.3㎡에 7700만원대로 알려지자 현지 주민들은 “한강도 안 보이는 코레일부지가 이 정도 수준이면 우리는 보상가격을 이보다 2배 이상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 벌써부터 보상을 둘러싼 갈등이 심상치 않음을 예고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