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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서 우편물이 도착했습니다.
주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하여 리모델링의 현황를 보고한다는 내용이더군요..
요약해보자면,
먼저, 방배동 궁전아파트 등 리모델링으로 성공한 아파트를 둘러보았다는 것,
둘째, 시공사에 참여의향서를 발송했다는 것, 마지막으로 향후일정에 대한 간략한 안내가 있었습니다.
향후 일정은 2008년 7월~8월 정도에 이주를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추진위원회에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다짐도 있었습니다.

저는 두가지 방향에서 의문점이 들더군요

첫째, 과연 내년 8월에 착공이 가능한가?
이것은 [절대 불가능하다]가 답입니다. 추진위원회도 이사실을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되고, 아마도 최대한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입주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있어야만 가능 할 것입니다. 다른 아파트의 리모델링 추진경과를 보아도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일정표상의 시점은 별로 의미가 없고, 앞으로 리모델링을 하려면 이런 절차가 거쳐야 하는 거라는 안내 정도의 의미를 두는 것이 적당하다고 봅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두번째입니다.
과연 삼익아파트에 리모델링이 적당한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모두 아시는 내용이지만 주민동의가 이루어 지겠는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것이 비록 삼익아파트 문제만은 아니고, 대단지의 중대형위주 단지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기에 다시 나누어서 설명드리죠..
1)중대형 리모델링의 평면 배치문제
삼익아파트는 39평형이 전용면적32평으로 구성되어 리모델링할 경우 40평정도에 근접하게 됩니다. 45평형은 같은 비율로 커질 것입니다. 리모델링는 근본적으로 앞뒤방향으로 증축하기 때문에 거실쪽은 고정되고, 보통 뒷방이나 주방쪽으로 길어집니다. 만일 내부기준 40평정도되는 면적을 앞뒤로 늘리면 공간배치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이부분이 건설회사에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고,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분입니다.
45평형이나 53평형은 그야말로 답이 안나올 공산이 더커지게 됩니다. 왜냐면 면적이 큰만큼 더 기형적인 모습을 가질 수 밖에 없게됩니다. [아주 길~어 지겠죠....]
31평은 어떨까요... 31평은 2-bay이므로 거실과 안방을 놔두고 뒤쪽으로 아주 길어집니다. 요즘 25평도 3-bay인데, 2-bay인 상태로 길어진다면, 그리고 내부면적은 30평이 넘는 아파트[즉, 40평형대 아파트]가 2-bay라면 방을 몇개로 설계해야 할지.. 이상해집니다.
과연 동의가 이루어 질까요?

2)공사비 부담문제
이번에 발표된 공시지가에 의하면, 층별, 동별 가격이 모두 다릅니다. 재건축은 추첨을 통하여 배정하게 되지만, 리모델링은 현위치를 그대로 확정하게 됩니다. 잘하면 1~2층은 주차공간으로 올릴 수 있겠죠.. 그러면 3층은 5층이 됩니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리모델링의 관리처분시에 서로 재산가치가 다른 세대가 같은 공사비를 부담해야 되는 것이 타당하냐라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들자면, 14층에 있는 세대는 시가가 10억이고 1층은 9억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공사비는 차별없이 부담하여 2억을 부담한 경우에,
14층은 상품가치가 높아져서 10억+2억+3억[상승분]=15억이 될 수 있지만,
1층은 9억+2억+2억[상승분]=13억이됩니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층별, 동별 가격차이는 비율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리모델링으로 인한 가치상승액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고가 주택일수록 고층과 저층의 시세차이가 크다는 것이죠...
따라서, 저층세대 주민들은 똑같이 공사비를 분담하지만, 가치상승액은 고층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이 명백하므로 공사비를 똑같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할까요?

이문제는 건설회사에서 입을 닫고 있지만,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보통 재개발은 관리처분을 통하여 보상비+입주권을 주게되므로 불만이 없고, 재건축은 조합원 위주의 배정 이후에 일반분양ㅇ르 하니까 상대적으로 불만이 적습니다.
그렇다면 리모델이의 경우 과연 저층주민들이 동의가 이루어 질까요?

3)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지금처럼 기형적인 법규에서 무리하게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추진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래도 부득이하게 추진하고자 한다면, 재건축이 훨씬 유리합니다.
재건축이 유리한 이유는 대분분 알고 있는 사항이므로, 비용과 수익면에서만 말씀드리자면, 비용이 좀 많이 들어도 재건축이 유리합니다.
물론 늦을수록 유리합니다. 왜냐면 설계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주택은 혁신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죠... 5년전 분양한 아파트와 요즘 아파트나 모델하우스를 비교해보세요...그리고 비용면에서도 늘어나는 비용이상의 가치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추진위원회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서두르지 말고, 법규의 변화나, 주택시장의 변동추이를 봐가면서 방향을 선회 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설회사에서 리모델링부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재건축 담당부서에서 1개 파트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이유는 무었일까요? 리모델링 시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유지는 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재건축으로 선회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리모델링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최적의 조건은
1) 20~30평대로 구성되어 있고,[이 경우 면적증가로 인한 만족도가 커집니다.]
2) 전세대가 남향 또는 동향으로 일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증축으로 인한 간섭이 적어지고, 공용시설[놀이터, 공원 등]설치에 유리합니다.
3) 3-bay 구조이면서, 거실폭이 넓을수록 유리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증축을 해도 기형적인 모습을 하지 않으면서, 면적 증가로 인한 주거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런 아파트는 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로 비교적 리모델링에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삼익아파트를 비롯한 85년 이전에 지은 아파트는 거실폭이 좁고, 침실위주의 설계로 리모델링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생활환경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하다보니까 반상회에도 못가고 아파트일에 적극 참여 할 수도 없어서 이런 방법으로 제 의견을 올렸습니다.

부디 주민여러분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러 좋은 의견을 말씀하시면 추진위원회에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근무중에 잠
깐 시간을 내어 글을 써봤습니다.

저하고 생각이 다른 분이라도 얼마든지 의견을 내셔서 아파트가 좋아질수 있도록 다양한 생각들이 나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추진위원회분들도 참고하셨으면 좋겠구요...

사실 삼익아파트 게시판은 너무 조용합니다...

눈치보며 쓰느라 두서없는 글입니다. 죄송한 마음에 이만 글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