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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서울 뚝섬 고분양가에 인근지역 집값 ‘들썩’
[파이낸셜뉴스] 2008년 02월 17일(일)


“서울 뚝섬이 ㎡당 4500만원이면 압구정동은 7000만원 이상 받아야지.”(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주민)


“뚝섬 주상복합 분양되는 것 보고 팔테니까 매물 목록에서 내려주세요.”(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아파트 주민)

“매수 의지가 확실한 사람 아니면 매물 소개를 안해. 호가가 자꾸 오르는데 집주인한테 자꾸 데리고 가면 호가만 더 높아져서….”(서울 성동구 성수1동 동아아파트 인근 중개업자)


서울 성동구 뚝섬 상업용지의 주상복합아파트가 3.3㎡당 4598만원이라는 역대 최고가 분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뚝섬 서울숲과 마주보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 등 뚝섬 주변지역 집값이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강남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의 경우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승인이 떨어진 후 호가가 최고 5000만원까지 올랐다. 또 한강과 인접한 강남구와 서초구의 일부 단지에서는 매도자가 갑자기 매물을 거둬들이는 등 뚝섬발 고분양가 여파가 서울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압구정 현대 호가 2주새 5000만원 올라


17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1차는 2주 만에 5000만원이나 올랐다. 뚝섬이 3.3㎡당 평균 4200만원대의 분양가로 분양 승인이 나자 매물을 내놨던 주인들이 호가를 높였기 때문이다.


대선 전후 ‘MB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 차례 매매가격이 올랐던 압구정동 아파트들은 이번 뚝섬 분양으로 인해 호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현재 구현대 178㎡가 24억원으로 2주 만에 호가가 5000만원 올랐다. 다른 매물도 호가가 평균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더구나 양도세 완화 추진 소식이 겹치면서 가격은 더욱 치솟을 태세다.


또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도 종종 생기고 있다. 압구정동 신현대 115㎡는 며칠 새 아파트 3개가 매물 목록에서 사라졌다. 매도자가 매물을 거뒀기 때문이다. 현재 신현대 115㎡는 호가가 14억5000만원대다. 지난해 11월 이후 1억원 안팎 올랐지만 뚝섬 분양으로 인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있는 K공인 관계자는 “가뜩이나 인기 지역이라 매물이 없는데 뚝섬이 고분양가로 분양하니까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반시설이 완벽한 압구정동은 3.3㎡당 1억원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뚝섬과 그리 멀지 않은 서초구도 아파트값이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잠원동 한신아파트 인근 C공인 관계자는 “매물을 내놓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야 되는지 아니면 아예 매물을 거둬들였다가 나중에 파는 게 나은지 물어보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면서 “아마 뚝섬이 3.3㎡당 4200만원대로 분양이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교통을 비롯해 주거여건이 좋은 이곳도 급등할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강북 일부지역은 매매가에 벌써 반영


한강을 낀 서울 강남권만 꿈틀대는 것이 아니라 강북 인접지역은 이미 매매가에 반영되고 있다.

성동구 성수1동 대림 한숲e편한세상 바로 옆에 위치한 동아맨션은 매매가가 2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이 단지는 재건축 추진으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였지만 뚝섬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이 가시화되면서 호가가 올라도 매수세가 꾸준히 따라붙고 있다.


현재 59㎡가 2월 들어 2000만원이 상승해 5억4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이 단지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낙후지역이던 뚝섬이 개발되는 것을 보면서 매수 문의가 엄청나게 늘었다”면서 “더구나 예상했던 것보다 분양가가 비싸지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높이고 있어 거래를 성사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뚝섬과 다소 떨어진 성동구 행당역 일대도 급매물을 다시 거둬들이는 등 아파트값이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대림아파트 인근 G공인 관계자는 “뚝섬 분양소식 전에는 급매물만 드물게 거래되던 상황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가격 동향을 묻는 문의전화도 자주 오고 82㎡형 정도의 소형 아파트는 제법 거래도 이뤄지는 등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뚝섬 주상복합아파트가 역대 최고 분양가로 시장에 나오는 만큼 벌써부터 집값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분양 성공 여부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kwkim@fnnews.com김관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