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2001년경에 한국에 돌아와서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대치동과 청담동을 주로 돌아다녔습니다. 그 당시에는 요즘처럼 재건축이 인기를 얻는 시절은 아니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재건축이 대단한 투자상품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는데... 결국 집의 기본은 거주에 있다고 봅니다.
당시에 압구정 현대아파트 30평대에 사는 친구와 살고 싶은 아파트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돈 좀 모이면 삼성청담공원 아파트로 이사가고 싶다더군요. 강남 한복판에 그런 녹지를 옆에 끼고 있는 아파트가 몇이나 되겠냐면서요. 저 역시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직접 답사해 본 후 정말 살고 싶은 아파트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동네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현대아파트 살던 친구의 집은 폭등하여 어느새 10억을 훌쩍 넘어버린지 오래입니다만, 아직까지 현대아파트를 팔고 삼성청담공원 아파트로 옮길 생각은 않고 있습니다. 자기도 깜짝 놀란거죠. 자기가 살던 낡은 아파트가 한강변 초고층이라는 호재로 갑자기 그렇게 오를줄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아마 그 친구는 이제 그 낡은 아파트를 못 떠날 것 같습니다. 공원 옆 조용한 아파트에서 살겠다는 꿈을 희생하는 대신 올라가는 아파트 가격의 장부가치를 바라보며 흐뭇해 하겠지요.
현재 주택시장은 내재가치(거주와 삶의 질)보다는 재료(개발 호재)로 승부하는 코스닥시장과 유사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10년전에 집은 투자의 대상이다라고 말하면 미친사람이라고 했을 겁니다. 지금은 나라가 미치다보니 다같이 미쳐가는데, 이제 집은 우리가 편히 쉬고 거주하는 곳이라고 말하면 손가락질 받는 세상이 되었네요.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모든 상식도 재평가받는 날이 곧 올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