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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대단한 겨울이다.

시작하자마자 다짜고짜 눈발부터 날리던 겨울이다.

이틀이 멀다한 강추위가 혼을 쏙 빼놓기 일쑤다.

덕분에 영하 십 몇 도는 뉘 집 개 이름만큼이나 흔해 빠졌다.

툭하면 체감온도가 영하 이십 도를 넘나들어 꽁꽁 싸매지 않고는 한 발짝도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할 정

도다.

 설렁설렁 하는 법도 없다.

빙판길에 강추위에, 겨울이 시작된 이래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있은 적이 없다.

사흘 춥고 나흘 따뜻한 삼한사온 법도 따윈 아예 들은 바도 없다는 투다.

 모처럼 포근한 겨울날이었다.

부슬대는 겨울비 탓에 을씨년스럽고 심난하기 이를 데 없었어도 참으로 오랜만에 한시름 내려놓고 여유를

찾는 시간이었다. 꼬박 나흘간이다.

 다시 매서운 추위가 왔다.

기세가 등등한 것이 며칠 소홀했던 몫까지 덮어씌울 모양이다.

자칫 몇날 며칠을 벌벌 떨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철모르고 까불 때야 흠도 되지 않는 것이 나이 들고 지위가 높아지면 화가 될 수 있는 법이다.

 이번 겨울 참 대단하다.

그 정도면 그쪽 계통에서는 상당한 위치에 오른 것이다.

조신하게 고개를 숙여야 할 위치에 부족함이 없다는 말이다.

 이젠 법도도 좀 지켜가며 살자.

나흘 따뜻하고, 사흘 춥고.

 2월 25일, 그러니까 정확히 한 달 후면 새 정부가 출범한다.

당선인의 말대로라면 국민행복시대의 첫발을 떼는 셈이다.

 사실, 국민행복시대는 우리들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먼 나라 얘기나 공상과학 소설쯤으로 여겨질 뿐이다.

그만큼 우리들 삶이 피폐해졌기 때문이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비슷비슷한 입에 발린 소리에 이골이 난 때문이리라.

오래지 않아 손바닥 뒤집듯 언제 그랬냐할게 빤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폄하는커녕 제발 그들의 말대로 됐으면 좋겠다.

모름지기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힘을 줘서 말하는 저변도 그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기 십상이다. 국민들 손

톱 밑의 가시를 빼겠다는 발언 역시 그런 맥락일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뭐 그런 거 말이다.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것은 작금의 현실이 어려워도 너무 어렵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

겠다는 의욕이야 어느 때나 다를 바가 없을 테지만 문제를 들여다보는 자세가 제법 꼼꼼해서다. 첫 행보부

터 남다르다. 중소기업을 챙기고 자영업자를 염두에 두는듯한 행보가 그렇다. 약자를 먼저 챙기는 모습이

단지 보여주기 위한 행보쯤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뭔가 진정성이 느껴지는 대

목이다.

 경기를 살리는데 부동산시장을 먼저 살려야한다고 말이 와 닿는다.

게다가 아픈 곳을 들여다보는 자세가 나름 진지하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이 이지경이 된 원인규명이 똑바르다.

 보금자리주택을 임대위주로 전환해 보금자리 로또를 바라고 전세로 눌러 앉는 수요를 매매시장으로 돌아

오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만큼 전세 수요가 줄어 전세 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복안이다. 물론 민간

건설경기를 살려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다.

 보금자리가 전세 값 폭등과 거래시장 경색의 죄인이라는 시각에서다. 민간건설경기를 위축시켜 경제 전반

에 악영향을 끼친 폐해는 자못 심각하다. 보금자리정책 전환하나면 일타 삼 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이다.

 호황기 때 억제책으로 썼던 대못은 다 빼겠다는 계획도 있다. 다주택자를 투기꾼이나 죄인쯤으로 보고 세

금폭탄으로 다스리던 법을 이 지독한 침체국면에 적용하는 것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냐는 것이다.

양도세 중과를 없애고 취득세를 낮추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다.

 그러니까 지난 17일부터다.

급매물이 꼬리를 감추고 호가가 뛰었다.

하룻밤 새 적게는 2~3천만 원, 많게는 4~5천만 원이나 호가가 뛴 매물이 적지 않다.

마치 자고나면 수천만 원씩 가격이 뛰어 오르던 호황기가 머쓱할 정도다.

 전날, 둔촌주공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 안이 서울시 도계 위를 통과 됐다.

2종+3종 절충안으로 용적률 274%를 적용받아 1만 1천세대가 넘는 초대형 단지로 변신이 가능하게 됐다.

 재건축으로 가는 최대 걸림돌이 제거된 데다 일반분양분이 1천세대 이상 늘어나면서 사업성은 더욱 좋아

질 전망이다. 늘어난 1천 세대는 임대 1천 세대를 제외한 1만세대의 10%에 해당되는 숫자다. 어림잡아도

분양가 10% 인하 요인이 추가로 발생한 셈이다. 이 극심한 침체 국면에서 반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이다.

 2014년 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초과이익환수도 피해갈 공산이 커졌다. 2014년까지 유예된 초과이익

환수법안을 두고 이를 미루다 초과이익환수 부담을 떠안을 바보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진행

속도 또한 빨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4년 말 또는 2015년 초 이주가 성큼 가시권 내로 들어선 것이다.

 호가가 오르고 문의가 늘어난 것은 종 상향 호재와 새 정부 부동산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비단 둔촌주공 뿐만이 아니다. 강남권 재건축 빅3라 일컫는 개포주공 가락시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직은 찻잔속의 태풍일 뿐이다.

호가는 춤을 추는데 거래는 절벽이다. 집주인들의 기대감은 높아만 가는 반면 매수세의 반응은 영 싸늘하

기만 하다. 취득세 감면 연장이 아직 국회통과가 명확치 않은 데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가 영글기에는 저간

의 형편이 불안해도 너무 불안한 때문이다.

 미풍이긴 해도 둔촌주공을 비롯한 강남권재건축 빅3가 모처럼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새 정부의 약속이행이 시급하다. 새 정부 부동산활성화대책 여부가 주택시장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셈이

다. 잘하면 정권 초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반면에 자칫 시기를 놓쳐 지난정권의 우를 답습할지도 모를

일이다.

 멍석은 깔렸다.

선택만이 남았을 뿐이다.

찬물을 끼얹을지 불을 지필지.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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