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무례하고 성급하고.

노크도 없이 불쑥 찾아 와서는

워밍업이고 자시고도 없다.

냉큼 무더위를 앞세우고 사뭇 당당하기 짝이 없다.

초여름부터 무슨, 찜통이 따로 없다.

올여름도 땀으로 멱깨나 감게 생겼다.

그들이 선수다.

우선 밥을 죽으로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다. 온전한 것을 반 토막으로 내는 데도 비상한 재주가 있다. 아무

리 울고 보채도 결코 동정심 따위에 흔들리는 법이 없다. 대단한 강심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울다

제풀에 지쳐 잠잠해지는 경우는 있어도 우는 아이에게 에둘러 젖을 물리는 경우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거

기까지는 약과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는 데는 당할 장사가 없다. 밥을 죽으로 만들고, 온전한 것을 반

토막을 내고, 우는 아이가 지쳐 쓰러져도, 오리발 하나면 만사가 오케이다. 뻔뻔하기 이를 데 없어 어떠한

경우에도 스스로 잘못을 시인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물론 눈썹 하나 까딱하는 법이 없다.

하지만 그들의 선수기질은 정작 지금부터다.

내 잘못도 네 잘못, 네 잘못은 당연히 네 잘못, 무조건 남의 탓이다. 또 공은 제 것이다. 내공은 당연히 내

것, 남의 공도 내 것,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다보니 대개는 멱살잡이가 십상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아랑

곳없이 저들의 이익이 있는 곳엔 늘 멱살잡이가 기본이다. 애당초 국민들의 손톱 밑의 가시 따윈 그들의 관

심 밖의 일일뿐이다. 가관인 것은, 그러고도 입에 달고 사는 말은 “국민을 위해서”다.

당초 직전 MB정부 때 20여 차례나 내놨던 부동산활성화 대책보다 강도가 쌨다는 평가였다. 그 때문에 정

부가 시장을 제대로 읽고 있다는 해석이 따랐다. 새 정부 들어 비장한 각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했

다. 보따리가 작지 않은데다 가는 방향이 맞아 모처럼 기대를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렇게 4·1 부동

산활성화대책은 세상에 나왔다.

부동산 침체가 길고 골이 깊었던 만큼 새 정부 부동산활성화대책에 대한 기대는 컸다. 더구나 꺼져가는 경

기를 살려야하는 부담까지 더해져 그 기대는 산처럼 부풀어 올랐다. 때맞춰 햇빛을 본 대책이 기대를 한 몸

에 받지 못하는 것이 외려 이상할 정도다.

타오르지도 못하고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채 피기도 전에 져버린 못다 핀 꽃 한 송이처럼 말이다.

애써 키워놓은 꽃이 채 피기도 전에 시들고 만 것이다. 장기불황에 워낙 침체된 경기를 감당하기에는 힘에

부쳐도 너무 부친 모습이다. 반짝 시늉만 내고는 이내 풀이 죽었다.

그 알량한 취득세 감면 시한이 끝나는 7월 이후가 더 아득하다는 것이다. 어차피 연말까지 한시적인 양도

세 감면대책이 핵심인 이번 대책은 연말 이후 거래절벽이 예견돼 있었다. 그렇다면 연말이 아니라 당장 7

월 이후부터 거래절벽이 불가피하다는 얘기 아닌가? 참으로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벌써부터 후속대책

운운하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오롯이 선수들의 작품이다. 다 그 잘난 선수들의 짓이라는 얘기다. 제법 뜸이 잘든 밥으로 죽을 쑨 것도,

때만 잘 맞추면 날개를 달 수 있었던 것을 기어코 반 토막 아니 무용지물로 만든 것도, 감탄할만한 선수들

의 재주다. 역시 망치는 데는 당할 자 없는 선수가 분명하다.

늘 그렇듯 “부자 감세나 집값상승은 절대 안 된다.”는 이분법적 사고 탓이다. 나라전체를 보기보다는 제 편

챙기기에 급급한 저들의 철저한 이기심 때문이다. 이것저것 잴 것도 없이 확 풀어야 된다는 시대의 요구를

외면한 채 그저 잇속 차리기에 혈안이 된 저들의 후안무취 때문이다. 거기에 적당히 묻어 가고자하는 무사

안일이 화를 더한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각종 경기부양책이 쏟아지는 역대 새 정부 출범 초기와 비교해도 부동산시장은 신통치

않다는 점이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부동산폭등을 막기 위해 온갖 규제책을 내놨던 참여정부 때는 출범 후

100일간 전국 아파트 값이 3.84% 급등했다. 거꾸로 ‘비지니스 프랜들리’라는 구호아래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했던 MB정부 땐 1.84% 상승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간은 전국 평균 집값이 오히려

0.07% 내렸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지난 3월 12일 취임 일성으로 “100일 안에 주요 부동산 정책 과제

를 끝낼 것”이라는 호언장담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번 대책의 실패의 책임은 오롯이 선수들에게 있다. 아니, 이전의 대책, 그 이전의 대책 또한 그들이 망쳤

다. 그러고도 고개한번 숙인 것을 본적이 없다. 물론 “국민을 위해서”겠지만 말이다.

다시 원점에 섰다.

흐트러진 전열을 추슬러 이번엔 제대로 한번 해볼 기회이기도하다.

부동산시장을 살린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새 정부 5년의 명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작업이다. 여야가 따로

일수 없고 부자와 가난한자가 따로 일수 없다.

선수가 나설 때다.

징징 짜기 전에 먼저 젖을 물려라. 반 토막을 원하면 통으로 갖다 바쳐라. 내 잘못은 내 잘못, 네 잘못도 내

잘못이다. 내공은 네 공, 네 공은 네 공이다. 그렇게 합의 한 것은 일 분 일초를 다투지 마라. 모름지기 전

광석화는 그때 필요한 선수의 행동양식이다.

진정한 선수가 필요할 때다.

그야말로 “국민을 위해서” 말이다.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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