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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양도세…" 1억 낮춰도 계약 안돼

내년 2주택자 부담 가중…분당 용인 급매 속출






분당에 사는 2주택자 김 모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내년 양도세 중과를 피할 목적으로 지난달 하순께 보유중인 정자동 아이파크분당 57평형을 시세보다 1억원 낮춘 15억원에 계약을 성사시키려 했으나 계약이 결국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매수자 태도가 몇 달 새 확 바뀐 것 같다"며 "이달 등기를 넘겨주고 내년 잔금을 치르는 식으로 계약하려 했으나 집 보러 온 사람이 달랑 2억원만 들고 와 도저히 계약서를 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 입장에선 연내에 등기까지 해주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기 때문에 계약금은 적어도 매매가의 30~40% 정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김씨는 이마저도 후회하고 있다.






인근 중개업자에게 물어보니 6억원이 넘는 고가아파트라 대출도 제한되고 매수세도 약해 14억5000만원으로 낮춰도 매수 문의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핀잔만 들었다.

◆ 60평대가 40평대보다 싸네 = 주요 거래시장에서 내년 2주택자 양도세 중과 회피 목적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연말로 갈수록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지만 매수자들은 고가아파트 대출 제한이라는 걸림돌 탓에 섣불리 매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일부 중대형 물건은 올해 안에 팔아야 한다는 집주인의 조급함에 며칠 새 수천만 원씩 가격이 조정돼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7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분당 서현동 시범삼성ㆍ한신 63평형이 지난달 말 시세보다 무려 1억5000만원가량 떨어진 12억5000만원에 나와 있다.

인근 S중개업소 사장은 "집주인이 2주택자인데 연내 명의 이전 조건으로 이달 초 13억원에 내놨다가 며칠 전 5000만원을 낮춰 내놓은 것"이라며 "일부 매물은 대형 평형임에도 사정이 급하다 보니 같은 단지의 작은 평형보다 낮은 가격에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범삼성ㆍ한신 63평형 급매물(12억5000만원)은 13억원을 호가하는 49평형보다 싸 `가격 역전` 현상까지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현동 효자삼환 47평형도 지난달까지 10억5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이달 들어 9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이곳에서 최근 나온 급매물 주인은 대부분 2주택자로 보면 된다"며 "중대형 매물 가격을 1억원씩 깎아서 내놓아도 실수요자들에겐 언감생심이라 중소형처럼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고 전했다.

용인에서도 대형 평형의 급매물이 쉽게 눈에 띈다.

신봉동 신봉자이1차 50평형은 이달 들어 시세인 8억5000만원 이하 급매물이 상당수 나오고 있다.

인근 S중개업소 사장은 "저층은 7억4000만~7억5000만원대 급매물도 꽤 있다"며 "올 가을 실수요자 매입으로 30평형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반면 대형 평형이 별로 안 올랐는데 연말에 급매물도 먼저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 소형 평형은 꾸준히 거래 = 연말에도 분당 용인 등에서 중소형 평형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매수 문의는 꾸준한 편이다.

11ㆍ15 대책 여파로 다소 가격이 조정되고 있으나 거래는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분당 매송공인 사장은 "중대형과 마찬가지로 소형 평형도 집주인이 2주택자일 때 시세보다 500만~1000만원가량 싸게 거래 흥정이 이뤄진다"며 "야탑동 정자동 일대 10~20평형대 주공아파트는 대출 규제도 안 받는 탓에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수요자 위주의 중소형 평형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던 올 3분기 실거래가 통계 자료가 최근 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용인 성복동 L중개업소 사장은 "가구 구성원 수가 줄고 있는 가운데 돈줄까지 막히자 대형 평형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버블 세븐 남부 축에 속하는 분당 용인의 대형 평형은 각종 세금 부담으로 대기 매수세의 매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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