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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분양가’… 고개드는 ‘떴다방’

아파트 미분양 사태 명과 암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최근 주택 수요자들의 청약이 분양가를 낮게 책정한 아파트로 쏠리면서 청약통장 및 분양권 불법전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미분양 사태의 확산으로 분양가를 내리는 건설업체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가운데 악덕 중개업자들은 먼저 분양가를 낮춘 곳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분양가 하락은 반가운 ‘빛’이지만 이를 노린 불법 거래의 어두운 ‘그림자’도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건설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자가 몰린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 호반베르디움과 한국아델리움 아파트 계약현장에서 청약통장 및 분양권 불법전매 합동단속을 진행중이다. 합동단속에는 건설교통부와 국세청, 경찰청, 용인시청등이 참여하고 있다. 단속은 계약체결일이 끝나는 14일까지 계속된다.

단속반원들은 속칭 ‘떴다방’들이 계약 현장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감시를 펴는 한편 계약자들과의 접촉도 차단하고 있다. 계약자들에게는 떴다방들이 전화로 접촉해올 경우 신고해 달라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현행 주택법 관련규정에 따르면 불법전매사실이 적발되면 3년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 입주자 선정지위도 박탈되고 고발조치도 취해진다.

호반베르디움은 최근의 전국적인 미분양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말 229가구 모집에 6837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29.9대1을 기록했다. 주변시세보다 20~30% 정도 저렴한 3.3㎡당 평균 1060만원의 분양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국아델리움역시 3.3㎡당 940만원으로 주변시세에 비해 크게 낮아 평균 3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13가구 모집에 무려 1만2463명이 신청했을 정도다.

건교부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실시와 미분양 사태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아파트가 잇따라 나올 것으로 보이는 만큼 불법전매 행위가 판을 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달중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투기과열 우려단지를 선정해 중점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교부는 12월중 분양되는 은평뉴타운(일반분양 1643가구)에도 단속반을 투입할 계획이다. 은평뉴타운 1지구는 현재 3.3㎡당 분양가가 전용면적 84㎡의 경우 1050만원으로 주변시세보다 20~30% 낮다. 11월말 8개 건설업체에서 일반분양 6026가구가 쏟아지는 파주·운정신도시도 중점감시대상이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