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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분양가 9월부터 또 오른다

매일경제 7. 29

땅값 매입가 인정ㆍ건축비 인상ㆍ주상복합 가산비…






원자재값 상승으로 분양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시장이 극도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분양가는 9월부터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를 구성하는 택지비가 감정가가 아니라 실제 매입가를 기준으로 책정되고, 건축비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업계로서는 시장 수요를 감안할 때 분양가를 내려야 하지만 비용 증가 요인이 많아 수익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해양부는 주택 분양가를 책정할 때 택지비를 감정가가 아닌 실제 매입가를 기준으로 하는 방안을 이르면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비와 건축비 적정성을 검토해 합리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며 "법이나 시행령 등 어떤 방식으로 바꿀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의 택지비는 원칙적으로 감정가 기준이다. 그러나 감정가는 시세보다 낮고 주택업체들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땅을 산 경우가 많다. 주택업체들은 감정가 기준을 따르면 수익성이 없어 주택을 지을 수 없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으며, 실제로 올 들어 주택공급이 줄었다. 올해 수도권 주택 공급 목표는 30만가구지만 상반기에는 6만가구에 불과했다. 하반기를 합치더라도 20만가구를 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러한 주택업계 요구에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매입비 전액은 아니더라도 감정가보다는 높게 인정해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9월 1일자로 기본형 건축비를 정기 조정하게 돼 있다. 택지비의 인정 기준 변경도 이에 맞출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9월에는 분양가 구성 요소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기본형 건축비가 인상된다. 이는 6개월 단위의 정기 조정 절차로 7월 8일부터 단품슬라이딩제 도입에 따라 4.4%를 올려준 데 이어 50여 일 만에 다시 상향 조정해 주는 것이다. 특히 지난 8일에는 건축비를 구성하는 자재 중 철근 가격의 상승분만 반영됐고 나머지는 이번에 고려돼야 하므로 상승폭이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그 밖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업체가 분양하는 주택에 대해 지상층 건축비의 1%를 추가해 주기로 하고 현재 절차를 밟고 있다. 이와 별개로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지하층을 깊이 파야 하고 공기순환시스템 등도 별도로 갖춰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9월부터 가산비를 더 인정해 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비와 건축비를 올려준다고 해서 분양가 상한제의 근본 취지를 흔들기는 어렵다"며 "가산비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분양가가 오르면 분양가 상한제의 취지는 상당히 퇴색할 수밖에 없다. 9월은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한 지 정확하게 1년이 되는 시점이며, 아직까지도 분양가 상한제 주택의 공급이 본격화하지 않았다. [김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