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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 개교 1년 용인 외대부속 외고 ]

• 글로벌 리더들이 ‘무럭무럭’

2006.01.23

‘Only English!’.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한국외대부속 외국어고등학교 건물 곳곳에는 이런 ‘경고문’들이 눈에 띈다. 방학중임에도 다양한 특별프로그램과 보충수업이 개설돼 교내는 시끌벅적했다.

학생들의 ‘공부 열기’로 건강악화를 걱정한 학교측이 오전·오후 각 3시간, 저녁식사 전 1시간 30분의 ‘무조건 휴식’을 권고하고 있을 정도다. 작년 지자체(용인시)와 사학재단(외국어대)이 함께 만든 최초의 특목고로 개교때부터 관심을 모았던 외대부속 외국어고의 이모저모를 들여다 보았다.

◆세계를 꿈꾸는 10대들

국제반의 열여섯 동갑내기인 나혜연양과 전인우군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과생이며, 곧장 해외유학 뒤,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고 있다. 선배가 없음에도, 학생들은 1년 생활에 대해 만족해했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 뜯어보는 게 너무 좋았어요.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 진학해 물리학과 기계공학을 접목해 연구하고 싶어요. 유학을 꿈꾸는 만큼, 외국어는 일찍 대학수준으로 받고 싶었어요.”(나혜연)

“전국에서 실력있는 친구들이 다 모여서 힘들었어요. 다행히 2학기 들어 차츰 적응이 돼가고 있어요.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물리학과 천문학을 배워 우주를 깊이 탐구하고 싶습니다.”(전인우)

두 학생은 매일 학교에 나와 미국의 예비대학 과정인 GAC(Global Assessment Certificate)에 등록해 미적분·에세이 작성법 등의 수업을 듣고 있다. 미국에 가지 않고도 수료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 끌렸다고 한다.

혜연양은 작년 여름방학 학교 친구들과 3주동안 펜실베니아 주립대 과학캠프에 참여하고, 아이비리그 학교들을 둘러보고 왔다. 인우군도 친구들과 네팔에 가서 청각장애학교 학생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참여했다. 둘은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 인재 육성 앞장

이곳은 국내에서 하나 뿐인 ‘관학협력사립고등학교’. 운영은 재단에서 맡지만, 용인시에서도 450억원을 댔다. 그래서 정원의 30%를 지역에서 중학교를 다닌 지원자들 몫으로 따로 떼어 놓고 있다.

‘학력격차’에 대한 조심스러운 물음에 박하식 교감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은 조만간 두각을 나타내고, 일반 전형을 통해 들어온 학생이라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마음 고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교사들도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원 영일중을 졸업하고 지역학생 우수자 전형으로 들어온 국내반 박은총군. “처음에는 현지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 때문에 많이 기가 죽었는데, 오히려 더 열심히 하는 자극제가 됐어요. 일본어나 수학같이 내가 뛰어난 분야에 대해서는 더욱 자신감이 붙었죠.” 2학기 반장을 지낸 박군은 “외고에 들어와서 언어는 목적이 아닌 도구라는 걸 알았다”며 “인문계열에 진학하려던 생각을 바꿔 이공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 외대부속 외국어고는 어떤 학교인가?

영어·독일어·프랑스어·중국어·일본어 등 5개 과가 설치된 이 학교는 아이비리그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반(3학급)과 국내반(7학급)으로 나뉘어 있다. 외국어고라는 이름에 걸맞게 학생들은 졸업전에 제3외국어까지 배워야 한다. SAT·PSAT·AP·ACT 등 미국 대학 진학에 필요한 주요 시험들을 자체적으로 주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을 공부벌레로만 키워내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들은 체육 시간에 수영·라크로스(특수 스틱을 이용해 공을 빼앗아 상대편 골에 넣는 인디언 전통 스포츠)등 좋아하는 1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또 국악·양악이나 클래식·대중음악을 불문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 하나를 골라 배우도록 돼 있다. 올해 입시 경쟁률은 10대 1로 작년 수준(8대1)을 웃돌았다. 등록금은 06학년도 입학생을 기준으로 3개월 98만원, 기숙사비는 월 70만원선.

올해 10월말 예정된 입학 전형은 학교 성적(40%)·영어 듣기(40%)·글로벌 적성 시험(20%)으로 편성되어 있다. 박하식 교감은 지망학생들에게 “학교 공부를 충실히 하는 한편, 틈틈이 깊이 있는 영어 공부와 독서를 많이 할 것”을 주문했다. ☎(031)332-0700 www.hufs. hs.kr

(정지섭기자 xanad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