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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쉬란 어떤 공동체인가?
미국이라는 현대 산업문명의 최첨단 사회 한복판에서 전기, 전화, TV, 라디오, 신문 등 모든 과학문명의 이기를 버리고 농사와 더불어 자연 속에서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공동체가 있다. 아미쉬 공동체가 그것이다.
이 사회에서는 개인주의보다 공동체 정신이, 경쟁보다 협동이, 물질적 소유보다 영성(靈性)이, 능률적인 노동보다 건강한 일이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전통적인 검은 옷을 입고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그림 같은 모습으로 달리는 아미쉬 사람들은 흔히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들로 여겨지고 있으나, 그럼에도 그들은 산업사회가 만들어낸 숱한 문제들을 겪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적 삶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3백 년 넘게 미국에 살면서도 자기 아닌 미국인들을 ‘영국인English’이라 부르며 자기들의 고향이었던 남부독일과 스위스의 독일어 사투리를 쓰면서 철저히 미국인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들에게 미국인은 미국이라는 땅에 사는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현대 문명인을 상징하는 뜻이 더 강하다.
그들을 겉으로만 보면 단순한 종교 공동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여느 종교 집단과 본질적으로 다른 점들을 갖고 있다. 우선 그들은 선교활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신념으로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려 하기보다 자기 스스로 철저히 신념에 찬 생활을 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선교활동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 자신들의 육체와 자신들의 삶이 바로 교회이고 신의 말씀이기에 몸과 가정을 올바르게 꾸리는 데 더 중요성을 둔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교회이기주의가 없다. 특별히 그들에게는 예배당이 없다. 집이 교회이고, 일하는 밭이 교회이며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 바로 그들의 교회다.

-아미쉬가 주목받는 이유
그럼, 아미쉬가 지금에 와서 왜 주목받고 있는 걸까?
우선 그들의 반문명주의적 삶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가장 큰 표피적인 이유가 될 것이다. 자동차 대신에 마차를 끌고 다니고, 전통적인 아주 소박한 검은 색 옷차림에 남자는 구레나룻과 수염을 자르지 않고 여자는 미사포 같은 두건을 항상 두르고 다닌다. 전기, 전화, TV, 라디오, 신문 등을 쓰지 않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다음으로 그들이 주목받는 더 중요한 이유는 자연 속의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이 세상에서 가장 참된 노동은 농사에 있다고 본다. 농사야말로 가장 생산적인 일이며 가장 주체적인 일이다. 사람이 먹고사는 데 필요한 것을 자기 손으로 직접 생산하며 그것으로 남의 신세를 지지 않고도 충분히 살 수 있어 주체적인 것이다. 그리고 더불어 농사란 자신과 가정, 그리고 그들의 신께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가치 있는 노동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농사를 무농약 유기농으로 짓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다.
마지막으로 그들이 주목받는 것은 높은 도덕적 삶에 있을 것이다. 이제는 세상에 많이 알려져 아미쉬가 사는 지역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게 중엔 아주 무례한 구경꾼들에 의해 아미쉬가 동물원의 신기한 동물처럼 취급받기도 하지만 그들은 전혀 그에 저항하지 않는다. 실제로 그들은 비폭력 평화주의자들이다. 오른쪽 뺨을 맞으면 왼쪽 뺨을 내놓으라는 성경의 말씀을 그대로 따르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살기 위해 남을 해치는 법이 절대 없다. 정당방위의 공격도 그들은 허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