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감히 나도 한형 이오! 

나도 한 십여년을 이곳에 살다보니 지루하기도 지루하고
그런데 뭔가에 정이 들긴 들었나 보오.
그 정이란 어디서 샘솟는 기운인가 찬찬히 생각해보니
바로 집앞 무성한 은행나무였다오.
새집에서의 삶을 
고대하고 고대하였건만
어찌되었는지
막상 새집을 지어 준다고 하니 이상하리만큼 차분해지는구료.
그런데 바로 큰 걱정거리가 생겼소이다.
내 몸 깊숙히 병아닌 병이 걸렸나보오 
바로 은행나무 상사병. 그리움병 말이오
이처럼 솔솔 부는 가을바람에 노오랗게 익어갈 은행잎들이 
지금 내 눈앞에 이리도 커다랗게 떠오르는 것은
정말로 하루를 매일같이  내 가족처럼 사랑했나보오.
그런데 이제와서 어쩌냐
저 큰 은행나무를 송두리채 뽑아 새집 마당에 고이 모시고 싶다만
그리할  수는 너무도 없고
그래 옳다 
이 가을 곱게 곱게 물든 네 분신 은행잎만이라고 긁어모아
내내 내곁에 두고서 보고  또 보고 
내 그리움에 가득차 울먹일 때 내 벗이  되어주거라
믿고 싶다.
 
-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면서 한 조합원이 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