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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15년되면 리모델링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득과 실을 따져보아야 할 겁니다. 아래 기사 참고하시면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겁니다.

<내용요약>
- 리모델링은 황금알이 아니다. 단순히 현재 불편한 것을 새롭고 편하게 해준다는 주거측면에서 접근하여야...
- 리모델링은 완전히 신평면으로 바꾸기는 어렵고, 구평면을 다소 변형하는 정도에 불과...
- 수익률은 강남 등에 국한... 
- 조합원 부담금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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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기자  입력 2006/10/19 12:58 수정 2006/10/19 14:35   
 
리모델링한 궁전아파트 뜬다고? 
다른 리모델링 추진 단지는 수익성 낮아 지지부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카페골목’ 바로 옆에 있는 방배 궁전아파트. 1978년 첫 입주한 지상 12층 3개동 216가구의 중층 단지로, 요즘 리모델링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12월말이면 1년6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내고 새 아파트로 거듭난다. 아파트 이름도 ‘쌍용예가클래식’으로 바뀐다. 

궁전 아파트는 ‘단지’ 리모델링 1호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200가구 이상 중형급 단지 전체를 리모델링하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처음부터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재건축을 추진하던 중 리모델링 쪽으로 방향이 바뀌게 된 것이다. 기존 용적률이 220%에 달하는 데다 4년 전 안전진단 통과 실패가 리모델링을 선택하게 된 현실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렇듯 애초 사업방향 의도와는 달랐지만 아파트 주민들의 반응은 “재건축보다 나았다”는 반응이다. 
 
방배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재건축을 추진했다면 아직까지도 조합원들끼리 다툼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며 “리모델링을 통해 짧은 기간 안에 거주 환경이 개선된 새 집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반응이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뼈대만 남기고 다 고쳐”

궁전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는 뼈대만 남기고 건물 외관, 단지 조경, 주차장, 배관 등은 물론 아파트 내부 구조까지 완전히 뜯어고치는 식으로 진행됐다. 기존의 복도식 구조는 계단식으로 바꿔 복도 쪽 공간을 집안으로 끌어들었다. 

덕분에 가구별 전용면적이 4~8평 정도 늘어난다. 기존 31평형은 37평형으로, 39평형은 48평형, 51평형은 57평형이 된다. 51평형의 경우 6평까지 확장해 가변형 벽체와 파우더 룸 등을 갖춘 고급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지하주차장도 새로 만들었다. 이로써 고질적인 주차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대신 동과 동 사이에 있던 기존 지상주차장은 5~6개의 미니 공원으로 재단장한다. 기존에 기계실로 사용됐던 공간은 휘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등 주민 편의시설로 조성된다.

리모델링 효과 ‘톡톡’…입주 앞두고 가격 오름세

궁전아파트는 내년 1월 입주를 앞두고 매매 호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평형&nb sp;확대와 새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가 공사 전과 비교해 크게 뛰는 등 리모델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이 아파트 37평형은 현재 호가가 평균 8억~8억3000만원 수준(공사비 1억350만원 포함)이다. 지난해 6~7월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무렵의 시세는 대략 4억8000만~5억원선. 집값만 놓고 본다면 1년3개월 만에 공사비를 빼고 2억2000만원 가량 오른 셈이다. 

48평형도 5억8000만~6억원에서 10억5000만~11억5000만원(공사비 1억3400만원 포함)을 호가한다. 15개월 만에 거의 배 가까이 뛴 것이다. 평당가로는 2188만~2396만원에 이른다. 매물도 거의 없다고 한다. 방배동 H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새 아파트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며 “단지 전체를 통틀어 매물이 저층 1~2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57평형 매매 호가는 현재 13억~14억원(공사비 1억6200만원 포함)으로 공사 전인 지난해 6월(6억5000만~7억원)에 비해 6억5000만~7억원 가량 올랐다. 방배동 우신공인 운기순 사장은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평균 1억3000만원선이었던 것과 금융 비용 등을 감안해도 1여년 만에 약 2억~4억원 이상 시세 차익을 남긴 셈”이라고 말했다.

인근 기존 아파트와 비교해 보니…

궁전아파트는 200가구가 조금 넘는 소규모 단지인 데도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9월말 옛 삼호아파트 1개동을 리모델링한 래미안방배에버뉴는 리모델링 후 꽤 올랐지만 궁전아파트 시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존 53평형에서 64평형으로 넓어진 래미안방배에버뉴 시세는 11억2000만~12억원선(평당 1750만~1875만원)이다. 공사비를 뺀 궁전아파트 57평형 평당가(1996만~2172만원)보다 평당 250만~300만원 가량 낮게 형성돼 있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래미안방배에버뉴는 발코니를 확장하고 내부 구조와 설비를 바꾼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지하 주차장도 만들지 않았다. 향도 에버뉴는 서향인데 반해 궁전은 남향이다. 

궁전아파트 57평형은 2001년 9월 입주한 현대 멤피스 59평형(현재 12억~14억원선)보다 더 비싸다. 3년 전만 해도 현대멤피스가 10~15% 더 비쌌지만 지금은 완전히 역전됐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2004년말 입주한 방배 동부센트레빌 등과도 가격대가 비슷하게 형성돼 있다. 
 

리모델링 혜택 많아졌는데…

아파트 리모델링은 뼈대와 골조 외에 모든 것을 뜯어고치는 사업으로, 외형상으로는 새집 짓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리모델링의 최대 매력은 재건축에 비해 조합원 비용 부담이 작다는 것이다. 궁전아파트의 경우 조합원이 지급할 공사비는 평당 평균 280만원선. 실제 방배 궁전아파트 조합원들은 실 평수가 4~8평 정도 늘어나는 대가로 가구당 1억350만~1억6200만원을 부담했다.

반면 재건축 때는 가구당 평균 평당 700만원 가량을 추가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로 인근 잠원동 일대 재건축&nbs p;단지에선 같은 35평형으로 옮겨가는 데 2억4800만원(한신 5차), 43평형으로 넓혀가려면 3억1000만원(한신 6차) 정도 추가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공사기간도 대개 1년6개월~2년으로 철거부터 입주까지 3년~3년 6개월 정도 걸리는 재건축에 비해 절반이면 충분하다. 또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는 늘어나는 연면적만큼 기반시설부담금을 내야 하지만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예외로 인정받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재건축 단지에 적용되는 개발이익부담금, 소형평형 의무비율, 임대주택 의무건설, 조합원 지분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와도 상관없다. 취득ㆍ등록세도 리모델링 분담금(공사비) 대비 2.08%만 내면 돼 재건축보다 부담이 훨씬 작다.

리모델링시 증축 가능 범위도 넓어졌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리모델링 증축 범위를 종전 9평(30㎡)에서 전용면적의 30%로 늘리고 주민동의 요건을 100%에서 80%로 완화했다.

리모델링,과연 돈 되나?

하지만 한 번쯤 따져봐야 할 대목이 있다. 리모델링한 아파트가 과연 ‘돈이 될 것인가’ 여부다. 수익률 면에서 재건축보다 못하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31평형를 리모델링한 궁전아파트 37평형은 공사 직전보다 3억3000만원까지 올랐지만 공사비 등 부담금을 뺀 순수 웃돈은 2억2000만원이 붙은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단기간에 몇 천만~몇 억 원이 오른 것과 비교한다면 수익성은 높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은 불편한 집을 살기 좋은 집으로 바꾼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지 수익성 부동산으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설령 수익률이 좋다고 하더라도 강남권 일부 단지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지적도 많다. “리모델링은 일반분양을 통해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재건축과 달리 1 대 1로 이뤄지기 때문에 주민이 공사비를 100% 부담해야 하는데,공사비를 내고도 향후 집값 상승으로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은 서울 강남권 등 일부 단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리모델링 아파트는 주차장이나 단지 구성 등에서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신규 아파트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른 리모델링 추진 단지 사업 담보상태

이에 따라 아직 걸음마 단계인 리모델링이 재건축 대안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리모델링에 대해 아직 시장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재건축 대박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리모델링 추진 자체가 쉽지 않아서다.

내부구조를 크게 바꿀 수 없다는 점도 리모델링 아파트의 아쉬운 대목이다. 즉 완전히 신평면으로 바꾸기는 어렵고, 사실상 구평면을 다소 변형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모델링 추진 단지의 경우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30여 곳에 이른다.

그러나 이미 행위허가(사업승인)를 받아 리모델링을 사실상  확정한 단지는 영등포구 당산동 평화, 강남구 도곡동 동신,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한신13차 등 정도일 뿐이다. 나머지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은 아직 충분한 조합원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해 대부분 사업이 담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 윤영선 선임연구위원은 “리모델링이 재건축사업의 대안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파트 주민들이 부담없이 리모델링을 선택할 수 있게 정부가 장기저리 대출이나 취득ㆍ등록세 감면 등의 혜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