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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월은 모호한 계절입니다.

날씨가 사납기로는 1월에 뒤질 게 없으면서도

불쑥불쑥 속을 헤집어 놓을 때는, 오해하기가 십상입니다.

엊그제가 딱 그 짝이었다니까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느닷없이 확 풀렸으니 이게 웬 떡인가 싶은 거지요.

살짝 보여준 예고편에 홀딱 속을 뻔 했다니까요.




아니나 다를까 바람이 볼을 벨 것처럼 사납습니다.

봄은 가까운 듯 멀기만 하고,

사실 2월은 모호한 계절입니다.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한시도 다소곳한 꼴을 보지 못합니다.

다리를 걸다가 성에 차지 않는지 팔을 뒤로 꺾는 식입니다.

억하심정이 있어도 단단히 맺힌 게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강남권재건축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핵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렇다보니 강남권재건축시장의 해법이 부동산대책의 단골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

고 대책의 머리는 늘 강남권재건축 차집니다. 시장이 과열되면 찬물을 맞고, 시장이

얼어붙으면 본의 아니게 뜨거운 물을 맞기도 합니다.

때로는 쥐 잡듯 하다가도 때로는 기를 팍팍 살리기도 합니다.

대체로 정권의 입맛에 따라 시장의 형편에 따라 조였다 풀었다하면서 부동산시장의

컨트롤타워 역을 도맡은 셈입니다.

때문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표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돼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장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이들의 민원에 적극적입니다.

이들의 성공적인 사업이 결국 지역의 발전을 꾀하는 결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

구가 밀집된 특수성으로 인해 표가 짭짤한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간혹 정부의 반대가 있더라도 주민 편에서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이

지자체장의 본래 모습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뉴타운 출구전략과 개포지구 재건축 소형 확대 등 최근 서울시 주택정책에 따라 부

동산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책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개포 반포지구 등과 한발 비껴나 있는 둔촌주

공 가락시영 등 강남권재건축 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기존 소형가구 수 50% 유지 방침으로 직격탄을 맞은 개포주공은 가히 폭발직전입니

다.

조례를 어겨가면서까지 내놓은 서울시의 행태에 울분을 참지 못하며 단체행동에 나서

겠다는 말을 서슴지 않으면서 필요하다면 헌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고 화를 삭이지 못

합니다.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는 소리가 있고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초헌법적 횡포라는 지적

이 끊이지 않습니다.

서울시장이라면 시민들의 아픔을 보듬어 줘도 부족한 판에 다 된 밥에 고춧가루를 뿌

리는 격이니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시장이냐는 원망의 소리가 자자합니다.

무엇보다 조합원주축으로 민간이 끌고 가는 재건축에 소형비율을 강제하는 건 난센스

라는 얘깁니다.

추가 분담금을 더 내고 큰집에서 살겠다는데 서울시가 이를 막을 명분이 뭐냐는 것입

니다.

가족 수가 많아 중대형이 필요한데 서울시가 강제해 소형을 배정받으면 누가 책임져

야 하냐는 얘깁니다. 도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쳤다는 소립니다. 도가 지나쳐 서울

시장이 아니라 대통령으로 착각한 게 아니냐는 염려 섞인 비난의 소리까지 들릴 정돕

니다.




소형평형이 인기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력이 되는 층은 중대형아파트 수요 역시 적지 않습니다.

재건축이후 대형과 소형 중 뭐가 필요한지 판단은 주민각자에게 맡기는 게 맞습니다.

괜한 정치논리로 소소한 것까지를 강제하는 게 아니냔 지적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도심 내 주택공급이 중단되면 전월세 동요와 집값상승이라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

다는 염려에 대한 해답을 듣고 싶습니다.

계층을 나누고 편 가르기를 한다는 비판에도 마땅한 답변이 있어야겠습니다.

소형 50%를 안 지으면 다른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협박 비슷한 발언에도 적절한 해명

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복안도 없이 무조건 밀어붙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아니었을 테니까요.

발생되는 부작용에 대한 치유책마저도 그 명석한 머릿속엔 깨알처럼 다 새겨졌을 테

니까요.




설마, 둔촌주공처럼 소형평형 확대 조치에 무관한 단지까지 새로운 규제책으로 불

똥이 튀게 할 작정은 아니겠죠.

어차피 양극화는 염두에 뒀을 테고, 반사이익을 얻는 쪽까지 망쳐 놔봐야 그나마 비

빌 언덕조차 없을 테니 말이죠.

이판사판, 꼭 거덜을 내야 속이 후련하다면야 어쩔 수 없을 테지만.







[둔촌주공 동향 한줄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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