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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일러서, 봄이 예전보다 다소 이르게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머쓱해졌습니다.

이른 봄은커녕, 이런 조시로는 과연 봄이 올수나 있을까 걱정이 될 정돕니다.

체감온도가 영하 20도를 넘는, 2월로는 65년 만에 처음이라는 강추위에 성급한 봄 타

령마저 두툼한 방한복으로 꽁꽁 싸매야 할 지경입니다.

당장 내일로 다가선 입춘은 그야말로 명함도 디밀지 못하게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이른 봄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할 모양입니다.

그래봤자 넉넉잡아 한 달이 고작일 테지만요.

그렇더라도 변덕이 죽 끓듯 해서 입춘이 지나자마자 혹 날이라도 확 풀리면,

부스스 눈비비고 나설지도 모를 일입니다.

대문짝에 붙은 ‘立春大吉’을 보고서는 만면에 미소를 띠면서 말이죠.




굳이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어도 부동산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웬만한 사람이면 모

르는 사람이 없을 정돕니다.

특히 부동산시장이 침체되거나 또는 과열돼서 투기의 조짐이 보이기라도 할라치면 저

마다 처방이랍시고 내놓는, 꽤 유명세를 탄 말이기도 합니다.




강남주택시장을 살려야 된다고, 또는 강남주택시장을 잡아야한다고.

강남정권이라고 일컫는 이 정권 들어서는 외려 금기시되다시피 한 이 말은 사실상 부

동산시장의 금과옥조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만큼 부동산시장을 살리는데도 또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돼서 불을 끄는데도 강남주

택시장이 그 진원지라는 뜻입니다. 밉던 곱던 그게 해법이라는 것이고 그렇다보니 어

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얘깁니다. 강남주택시장이라지만 사실은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강남권재건축시장이 살아나야 전체부동산시장이 살아나고 강남권재건축시장

의 불을 꺼야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잠재워진다는 그런 식입니다.




정부가 부동산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강남 집값을 올리려고 혈안이 됐다거나, 강남

죽이려고 환장을 했다는 타박이 나오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때문입니다.

사실은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염두에 두고 내놓는 대책이다 보니 강남타박이 나오지 않

는 게 더 이상할 정돕니다.

실상이 그러면서도 여론의 몰매가 두려워 이도저도 아닌 대책이 돼버려 그렇지 사실

방점은 늘 그 범주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2.7 활성화대책이 대표적입니다.

12.7대책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와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해제가 핵심 사안입

니다.

강남권재건축을 살려서 전체시장에 불을 지피고자 한다는 내용인거죠.

하지만 보기 좋게 헛발질로 그쳤습니다.

정작 대출규제로 이루어진 투기지역을 놔둔 채 변죽만 울린 정책이 반짝 장세에 머무

른 것입니다. 결국 핵심을 읽고 있으면서도 강남만을 위한다는 여론이 무서워 슬쩍

비틀기를 한다는 것이 이도저도 아닌 죽도 밥도 아닌 꼴이 되고 만 것입니다.




불편한 진실은 서울시 정책에도 숨겨져 있습니다.

전임시장 정책이라면 무조건 손사래부터 치고 보는 박원순식 주택정책도 알고 보면

강남권재건축시장에서 해법을 찾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막상 단추를 끼고 보니 뒷일이 감당이 되지 않아 뒷수습에 정신이 없어 그렇지 실상

은 그쪽도 강남재건축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했다는 것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는 얘

깁니다.

내키지 않더라도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테지요.




가락시영 종상향이 대표적입니다.

오세훈 전시장조차 종 상향에 부정적이던 것을 덜컥 결정한 배경에는 굳이 다른 이유

를 댈 게 없습니다. 뒤늦게 공공성에 소시얼믹스니 온갖 구실을 붙여가며 당초 의도

가 그게 아니라는 변명에 급급하지만 사실상 숨겨진 의도는 드러난 셈입니다.

한강르네상스에 해당되는 재건축 빼고 아직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은 단지는 어

쩔 수 없다 손쳐도 진행이 빠르고 가락시영과 비슷한 여건의 둔촌주공을 비롯한 강남

권재건축단지의 요구는 종상향이든 용적률 상향이든 거부할 명분은 이미 잃은 셈입니

다. 결사적으로 훼방 놀 뚜렷한 이유가 따로 있다면 혹시 모르지만 말입니다.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에 속한 한강변 재건축단지의 용적률 상향요구를 정면으로 거

부하고 나섰습니다. 덧붙여 공공성을 보완해 임대주택 몇 채를 더 짓는 조건으로 심

의를 신청해도 조망 권 경관조화 등 또 다른 공공성측면을 고려해 무분별하게 용적률

을 올려주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전에도 공공성을 근거로 심의를 했지만 재개발 재건축 일변도의 개발을 지양하기

위한 차원에서 공공성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임시장의 핵심주택정책들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게 생겼습니다.

한강르네상스나 뉴타운 정책은 어쩌면 영영 물 건너갈지도 모릅니다.

발표되는 정책도 서울시 새 주택정책이라기보다 기존 MB식 뉴타운사업이나 한강르네

상스를 뒤집는데 주안점을 둔 게 아닌가 여겨질 정돕니다.




하지만 전임시장의 핵심정책을 살짝 비켜가 보면 주택시장을 살리겠다는 의지만큼

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예컨대 강남권재건축시장을 살려 전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고자하는 기본은 갖

췄습니다. 뒷수습에 급급해서 본래 의도를 분간키 어려울 정도이긴 해도, 가락시영

종 상향 결정으로, 다는 아니라도 정책에 부합되는 강남권재건축을 살릴 의지만큼은

분명히 보여준 셈이니까.




겉으로는 우호적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서울시의 주택정택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은 밝혀진 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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