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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도권 투자를 허용한다는 뉴스는 이제 더이상 고양.파주를
잠들게 하지 않을것입니다.
앞으로는 강남.분당과 격차가 점점 좁혀질것입니다.

일산 집값은 왜 잠들어 있나

상승세 6년간 50%… 올해도 불과 0.7% 거주자 자산규모 작고 교육·교통 약한 탓 “쾌적성 뛰어나 분당과 가격차 줄어들 것”
유하룡기자 you11@chosun.com

입력 : 2005.05.11 18:04 36' / 수정 : 2005.05.11 19:43 41'

‘1억2000만원→4억6000만원’(일산 강촌마을 S아파트 49평형)

‘9000만원→7억9500만원’(분당 서현동 S아파트 49평형)


우리나라 신도시의 쌍두마차인 일산과 분당을 대표하는 아파트들의 분양가격과 현재 시세다. 지난 90년 초 분양 당시 두 신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비슷했다. 하지만 2005년 5월 현재 두 곳의 아파트 평당가격은 두 배쯤 벌어졌다. 분당이 1400만원대를 돌파한 반면, 일산은 800만원에도 못 미친다. 일산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일산 집값은 왜 안 오르는 걸까.


◆6년간 50% 상승에 그쳐=외환위기가 끝나고 아파트값이 재상승하기 시작하던 지난 99년. 당시 일산의 아파트 평당가(525만원)는 분당보다 140만원, 강남보다 440만원쯤 낮았다. 그러나 갈수록 가격 격차가 커지고 있다. 5월 현재 강남이 2200만원대, 분당이 1400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상승률로 치면 120~140%대다. 일산은 현재 787만원으로 6년 동안 50% 올랐을 뿐이다.





올 들어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아파트값 상승률은 서울이 2.4%, 분당은 10%인 반면 일산은 0.7%에 불과했다. 일산은 전국 평균(1.6%)에도 못 미친다. 30평형대 이하 소형은 ‘10·29 대책’ 이후 오히려 내리막길이다. 마두동의 황금부동산 관계자는 “그나마 40평대 이상 대형이 오름세를 주도했다”면서 “소형은 2년 전보다 3000만~4000만원씩 떨어졌지만, 매수세가 거의 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프라 혜택 소외당한 일산=전문가들은 사실 일산이 도시 규모나 주거편의성 등에서 결코 강남이나 분당에 처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쾌적성은 오히려 뛰어나다. 녹지율만 보면 분당이 19% 선이지만, 일산은 23%에 달한다. 일산 거주자들의 주거 만족도 역시 강남보다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산 집값이 정체된 이유는 뭘까. 거주자의 소득 수준과 교통, 교육 등이 꼽힌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는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연봉은 비슷하지만, 개인의 자산 규모가 분당보다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RE멤버스 고종완 대표는 “분당엔 고급 주상복합이 대거 입주하면서 투자수요가 계속 유입돼 집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교육 문제도 제기된다. 일산의 월드부동산 관계자는 “고교 평준화로 부유층이 빠져나가 집값이 힘을 잃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부가 강남, 분당에만 집중적인 인프라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시간과공간 한광호 대표는 “수도권 남부의 난개발 논란 이후 상대적으로 전철, 도로확충이 분당권역에만 집중됐다”면서 “일산은 지난 10여년간 개선된 게 별로 없다”고 말했다.
◆가격 격차 좁혀질 가능성은 충분=현재로선 일산이 분당이나 강남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가격격차가 다소 좁혀질 가능성은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쾌적성이 높고, 주변에 운정신도시와 LCD단지 등이 들어서면 ‘앵커타운’(중심도시)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퍼스트 곽창석 이사는 “주변 인구유입이 늘고, 쾌적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 일산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상암동 DMC 등 서울 서부권의 활발한 개발도 일산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은평 뉴타운, 상암동 신도시 등이 예정대로 된다면 배후단지인 일산 집값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