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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런 식입니다.

일단 자리부터 잡고 보자는 식입니다.

아직 사나운 바람이 쌩쌩하든 후미진데 먼지를 뒤집어쓴 잔설이 지천이든,

경칩만 되면 다짜고짜 “봄이다” 며 소리부터 지르는 게 우선입니다.

잠이 덜 깬 개구리가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후다닥 뛰쳐나옵니다.

그 덕에 지독한 독감에 걸려 혼쭐이 난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대충이라도 자리를 잡고 난 뒤에 살짝 불러내면 뒤탈이 날게 없을 텐데,

그 눔의 급한 성질머리는 조신하게 기다리고 자시고가 없습니다.

그저 반가운 마음에 앞뒤 잴 것도 없이 봄이 왔으니 대뜸 꽃 잔치부터 하자는 식입니

다.

그래서 목을 길게 빼고 봄을 기다리는 이들만 시샘 추위에 매번 골탕을 먹기가 일쑵

니다.

아예, 3월 한 달은 아직 봄이 멀겠거니 하는 게 외려 속이 편할 정돕니다.

잠이 덜 깬 개구리가 독감이라도 걸릴까 걱정입니다.




힘들 땝니다.

사실, 힘들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투기꾼으로 몰리고, 어느 정권에서는 숫제 죄인 취급이었습니다.

언덕을 넘으면 강이 있고 강을 건너면 산이 가로막히기 일쑵니다.




어디서 많이 본적이 있습니다.

강남 강북을 가르고,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을 가르는 수법이 빼다 박았습니다.

무조건 안 된다며 대못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 옴짝달싹 못하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닮아도 너무 닮았습니다.




자기는 없는 사람 편이라는 걸 훈장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힘없고 불쌍한 사람들 편에서는 정의의 사도라는 얘기죠.

그래서 감투를 마다하며 밑바닥 인생과 삶을 같이 한 것이 보람이라는 것을 은근히

내세우는 버릇이 있죠.




그것 역시 예전의 그것과 꼭 닮았습니다.

그 때도 그 훈장에, 그 자랑이 입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쯤 되니 슬슬 걱정이 앞섭니다.

없는 사람들 위한다면서 시장을 홀딱 뒤집으면 어떡하나 싶습니다.

그 때도 그 훈장에, 그 자랑이 입에서 떠나지 않던 양반 때문에 생고생을 했었거든

요.

완장을 차자마자 어찌나 설쳐대든지 하마터면 주택시장이 절단이 나는 줄 알았다니까

요.

결국 없는 사람 등골만 휘게 만들고는 다시 제자리에 돌아와서 다행이지만 그 때와

너무 닮아 솔직히 불안감을 숨길 수가 없을 정돕니다.

하기야 지금까지만 봐도 익히 짐작이 가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말입니다.




너무 판박이라 염려가 된다는 얘깁니다.

허울은 없는 사람을 위한다는 거지만 종국에는 그들이 덤터기를 쓰지 않을까 싶어서

요.

그때처럼 말입니다.




그 때 만든 법은 다 창고 속에 쳐 박았습니다.

그 쟁쟁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마저도 시장에 걸림돌이라 해서 그 신세를 면치 못

하게 됐습니다. 비록 한시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지금은 재건축을 살려서 주택경기를 살리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는 것 때문이

지요.

강남권재건축을 살리지 않으면 주택시장이 살아나기는 요원하다는 판단 때문이지요.

다소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그게 최선이라는 판단에서죠.

주택시장을 살려야 서민들이 산다는 명분이죠.




대못을 다 뺀 이유는 그렇습니다.

시장님이 비장의 무기로 활용하신 소형평형의무비율만을 남기고 말입니다.

설마하니 소형평형의무비율이 그렇게 가공할 무기가 될 줄은 미처 알지 못한 거죠.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법에 정해진 소형평형의무비율과는 무관한 내용이지만 말입니

다.

어찌 보면 황당한 일이 벌어진 셈입니다.

법을 준수해야할 고위 공직자가 법을 어겨가며 서민들 앞길을 가로 막은 셈이니 말입

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밖에요.

원래부터 없는 사람을 자기목숨처럼 여긴다는 것이니 끽소리 말고 따를 수밖에요.

저들이야 60평에 살고 100평에 살아도 서민들이야 18평 이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데

그럴 밖에요.




치밀한 대책은 있으실 테죠?

동네는 부자동넨데 서민 아파트로 지어놓으면 그 손실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

그것 때문에 고급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서 기존아파트값이 뛸지도 모르는데 그건 어떻

게 할 요량인지.

과거엔 강남과 강북,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탈이었는데 이젠 강남에서도 얽히고설

켜 희비가 엇갈리는데 이 극심한 혼란은 어떻게 교통정리 할 생각인지.

급소를 눌러서 숨을 캑캑대는 개포주공이 죽는 대신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는 가

락시영 둔촌주공 은마아파트 잠실 5단지의 눈꼴신 꼴은 어떻게 볼 생각인지.

눈꼴시다고 그들에게도 없는 법을 만들어 숨통을 틀어막을 셈인지.

사방에 적을 두고 강남에, 서울에 임대아파트는 언제 다 지을 예정이신지.

부동산시장을 죽사발을 만들면서 집 팔아 빚 갚겠다는 공약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과거를 반추해 보면, 누르면 누를수록 종국에는 집값이 튀어 오를 텐데 그 감당은 어

찌 하실 계획이신지.




자기는 60평에 살면서 당신들은 18평이면 족하다는 멋진 포스를,

법보다는 권력이 위라는 몽매함을,

말로는 없는 사람 편이라면서 서울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위선을,

우매한 백성들의 객쩍은 비난에는 어쩔 셈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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