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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탄서 서울 2시간이 최소라. 길에서 살자.


문화일보

정부가 1일 발표한 경기 화성시 동탄2지구 신도시와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신도시 발표를 둘러싸고 신도시 위치라는 ‘1급 비밀’의 보안유지에 실패했다.


또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재정경제부 등이 신도시 개수를 서로 다르게 얘기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다 정부는 당초 ‘분당급 신도시’ 발표를 통해 서울 강남 대체 효과를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동탄2지구 신도시는 강남과는 거리가 멀어 강남 수요 흡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번 신도시 발표에는 예전과는 달리 교통대책 발표가 없어 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된다.


◆신도시 위치 비밀 못 지켜 = 지난해 10월 ‘분당급 신도시’ 건설 계획 발표 이후 7개월 이상 끌어온 신도시의 위치가 화성 동탄2지구로 확정된 가운데 정부는 신도시 발표를 둘러싸고 적지 않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와 청와대, 재정경제부 등의 손발이 맞지 않아 신도시 개수가 오락가락했다. ‘1급 기밀’로 지켜져야 할 신도시 위치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을 불안케 했다. 이 때문에 발표시기까지 앞당겼다.


정부는 이번 ‘분당급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지난해 10월말 인천 검단신도시 발표당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려 했다.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신도시 인천 검단신도시 발표에 앞서 뚜렷한 투기방지대책도 수립하지 않은 채 수도권 신도시 지정계획을 흘렸다. 이 때문에 검단신도시 인근 집값이 폭등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신도시의 위치와 개수, 발표시기 등을 놓고 정부 당국자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허술함을 보였다.


최근 재정경제부 고위 관계자가 ‘분당급 신도시’가 2곳이라고 발언한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수도권 부동산시장은 또 다시 혼란상태에 빠졌다. 고양시, 포천시 등 수도권 북부지역까지 후보지로 거론되며 투자자들과 주민들의 기대감을 높인 것이다.


이후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가 ‘1곳만 발표한다’고 밝히면서 교통정리가 됐다. 정부 부처간에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신도시 발표 시기도 정부는 이달 말 정도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통해 분당급 신도시 위치가 화성 동탄이라는 내용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갑작스레 1일로 한달 가까이 앞당겨 발표했다. 후보지 보안 유지에 허술했다는 비난을 면키 힘들게 됐다.


◆강남 대체 효과도 의문 = 정부는 지난해 10월 검단신도시 발표 당시 당초 이번 ‘분당급 신도시’는 강남 대체신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 이용섭 건교부 장관의 “강남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 등의 발언에서도 이번 신도시는 지리적으로 서울 강남과 가까울 것으로 기대했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신도시를 지어야 한다고 주문해온 터다.


하지만 동탄2지구는 서울 중심에서 반경 40㎞ 이상 떨어져 있고 강남에서도 30㎞가량 차이 나 당장 강남 입성을 노리는 중산층 이상의 수요를 끌어들이긴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강남 수요는 풍부한 기반시설과 교육시설, 상류층 커뮤니티를 누리기 위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당장 불편한 화성까지 수요가 분산되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강남 대체신도시에 대한 실망감으로 강남 집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경기 오산시, 용인시 등 주변지역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도 “신도시가 제대로 만들어질 경우 강남 선호 현상은 줄어들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강남에 살고 있는 사람이 이쪽으로 이사를 가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는 ‘신도시 출퇴근 도로’ = 동탄2지구 신도시가 들어서는 동탄면 지역은 특단의 광역교통 개선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수도권 남부권의 교통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경부고속도로 판교나들목을 따라 분당신도시, 용인 죽전지구, 동백지구, 수지지구, 화성 동탄 신도시가 나란히 입주해 있다. 여기에다 성남 판교, 수원 광교, 용인 흥덕 등 30여개가 넘는 신도시 또는 미니신도시들이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동탄면에서 서울로 진입하려면 경부고속도로 기흥나들목을 출발, 수원, 판교 그리고 양재 나들목을 거쳐 진입해야 한다. 출퇴근 시간에 상습적인 수도권 남부 지체 상황을 고려한다면 동탄2지구 신도시에서 서울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입주를 시작한 화성 동탄 신도시의 경우 당초 입주에 맞춰 주요 도로 7곳 가운데 4 곳만 개통됐다. 나머지 구간은 보상 문제 등으로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다만 양재~영덕 국도를 동탄면까지 연장하는 공사가 내년 말에 완공되면 어느 정도 교통난 해소가 가능하다.


정부는 광역교통망 등 인프라 확충이 용이해 동탄2지구를 신도시로 선정했다면서 직통 고속도로, 전철 등의 광역 교통망을 분당 등 기존 신도시 수준 이상으로 구축해 경부축의 만성적인 출퇴근 교통난을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동탄2지구 신도시 또한 예정지를 발표하면서 세부적인 광역교통대책을 내놓지 못해 택지개발 이후 교통난→도로확장→택지개발→교통난의 악순환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