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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주공 2,3단지 철거사업 뒷말이 무성한 까닭은?  
지역업체 배제로 인한 상실감과 위기감 때문
“철거업체 문제있다” VS “재건축 꼬투리 잡기다”  
 
이형모 기자 lhm043@hanmail.net
 
재건축조합과 시공사간의 막바지 본 계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사직주공 2,3단지의 철거업체 선정에서 지역업체가 배제된 것 등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사직주공 재건축조합(조합장 한범순)은 지난 2003년 철거업체를 선정하고 시공사에 추천해 놓은 상태다. 철거공사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고 시공사와 공사비에서 큰 차이만 보이지 않는다면 조합측이 추천한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 지역업체들이 철거업체 선정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철거업체 선정에서 지역업체가 배제됐다는 상실감과 앞으로 기타 공사에서도 지역업체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사직주공 2,3단지는 기존세대수가 2914세대에 이주 및 철거 사업비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재건축 사업이다. 따라서 지역의 관련 업체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현장으로 눈독을 들여온 터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에는 지역의 한 장애인단체가 재건축조합에 찾아가 철거권을 넘겨 달라고 해 조합측이 애를 먹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의 철거권이 G산업개발로 넘어간 것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재건축조합측은 이주 및 철거업체 선정을 지명입찰 방식으로 결정하고 재건축전국연합회측에 업체 추천을 의뢰했다. 

이렇게 해서 G건설, 또 다른 G건설, G산업개발, N종합건설 등 서울소재 3개 업체와 대전의 1개 업체가 입찰에 관심을 보였고 조합측은 이들 업체들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끝에 서울의 G산업개발을 최종 선정했다.

이에 대해 한범순 조합장은 “충북에는 폐기물처리 업체는 있지만 철거전문 업체가 없어 재건축전국연합회에서 추천받은 업체들의 자본, 경력, 응찰가격 등을 검토해 선정했다. 조합은 협력업체로 추천만 했을 뿐이고 계약은 시공사와 철거업체가 알아서 할 일이다”고 말했다. 

건설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역업체들은 철거공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 껏 기대에 부풀었으나 입찰조차 배제되면서 불만이 많다. 이렇게 되면 건설폐기물은 지역에 묻히고 결국 돈은 외지 업체가 다가져 가는 꼴이 아니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G산업개발은 이주 및 철거비로 평당 12만원을 제시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고 조합측은 같은해 6월29일 이 업체를 협력업체로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추천 의결한 뒤 9월25일 시공사에 추천 통보했다. 

조합측은 이어 지난 2월25일 개최된 정기총회 회의자료에 변호사, 감정평가 법인, 은행, 철거업체를 협력업체로 시공사에 추천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보고하고 총회 의결을 받았다. 조합이 철거업체를 시공사에 추천하게  된 것은 지분제란 공사 방식때문이다.

조합측에서 설계와 철거업체를 미리 선정해 추천하는 것은 시공사에 의한 가격 인상을 사전에 막기 위한 견제 장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재건축조합이 철거업체를 일방적으로 선정하자 지역업체들은 선정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입찰에 참가한 3개 업체는 평당 6~8만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2만원을 제시한 G산업개발이 철거업체로 선정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조합장은 “4개 업체가 제출한 견적서상의 평당 철거비용은 10~13만원선이다. 12만원대에 G산업개발을 선정한 것은 이주독려까지 포함했기 때문에 결정한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G산업개발의 시공능력과 규모에 대한 의혹이다. G산업개발은 철거업계에서는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고 등기부 등본상에 자본금도 2억원에 불과해 지역업체를 배제해가면서까지 선정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대우 관계자는 “G산업개발의 관계자가 지역에 가끔 내려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직 만나본적도 없다. 지금으로서는 이 회사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건축조합에서 G산업개발을 철거업체로 선정한 것을 놓고 사전 내정설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정설의 내용은 이렇다. G건설산업의 고문 명함을 갖고 다니는 김모씨는 국민의 정부 시절 여권의 실세였던 이모씨의 선거운동을 도운 경력을 앞세워 지역의 김모씨 소개로 재건축조합측과 인연을 맺게 됐고 현 조합과 롯데·대우가 시공사로 선정되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결정적인 계기는 국방부가 소유한 15채의 아파트 처리에 조합이 골치를 썩고 있을 때 김씨의 도움으로 일이 원만히 해결되자 지명입찰 방식을 빌어 철거권을 넘겨주지 않았느냐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한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때는 경비업체만 있었고 G산업개발은 지역에 내려오지도 않았다. G산업개발을 알게 된 것도 재건축전국연합회의 추천에 의해서지 사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G산업개발의 고문으로 알려진 김모씨는 취재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은 G산업개발과 아무런 연관도 없고 회사일에 관여도 하지 않는다. G산업개발이 사직주공 재건축조합에 의해 철거업체로 선정된 사실도 오래전 일이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대우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공사를 하면서 레미콘 등 일부 품목은 지역업체 것을 써야하기 때문에 지역업체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역업체의 공사참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도급제와 지분제는 어떻게 다른가 

도급제 방식은 일반적인 건축공사의 발주방식으로서 건축물의 평당공사비를 정하여 공사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도중에 물가상승이나 설계변경 등 공사비 증가요인이 있을 경우 조합원의 추가부담이 필요하다.건축공사의&nbs p;진행속도가 빠르고, 시공사는 공사비만 받게 되므로 개발이익이 조합원에게 환원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개발이익이 현실화되기 이전에 수차례에 걸쳐 건축비를 지불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에게 금전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면 지분제 방식은 조합원의 소유토지 또는 건축면적에 따라 일정비율의 아파트면적을 조합원에게 제공하고 잔여주택과 상갇복리시설 등은 매각하여 공사비에 충당하는 것을 말한다. 조합원 부담금을 계약 당시로 고정시켜 주민들에게 확실한 개발 이익을 보장하는 대신 사업결과에 따른 추가이익은 시공사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대물보상제도라 불리기도 한다.

이 방식은 재건축 종료 후 잔여건물을 처분한 매각대금으로 건축비에 우선적으로 충당한 후 부족한 금액을 조합원들이 추가로 부담하고 잔여건물 매각대금이 건축비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조합원에게 정산금으로 지급할 수도 있으므로 적어도 재건축기간 동안에는 조합원들에게 건축비 지급에 따른 금전적 부담은 없다. 이에 비해 개발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시공사가 갖게 된다. 그러나 공사기간 이 장기화될 경우 시공회사가 추가이익을 얻게 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이에 따른 위험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