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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강지처론'으로 조합원 설득
대우 불신임 기정사실화 '바람몰이'

'조강지처(롯데건설)의 수성이냐, 아니면 제3의 건설사 입성이냐'.

지역 최대 규모의 부산 북구 화명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에 대해 재신임 여부를 묻기로 하면서(본지 지난 27일자 11면 보도) 시공권 '사수'와 '신규 수주'를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조합원들의 재신임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고, 경쟁 건설사들은 롯데건설을 밀어내기 위해 뛰고 있는 것이다.


28일 화명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측에 따르면 오는 4월 7일(당초 3월 31일에서 변경)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며 이 자리에서 시공사 재신임 투표와 새 시공사 선정을 동시에 실시한다. 롯데건설이 재신임되면 시공사 선정은 자동으로 없던 일로 되며 불신임되면 새 시공사 선정 투표를 실시한다. 조합 측은 이미 2월 초 입찰공고를 내고 현장설명회를 열었으며 오는 5일 최종 입찰을 실시한다. "최대한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재신임 투표와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동시에 실시키로 했다"는 것이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초조한 쪽은 역시 롯데건설이다. '조강지처'론을 내세워 끝까지 함께 가자며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지난 2002년 사실상의 시공사로 선정된 이후 무수한 인·허가를 위해 시공사와 조합원이 동고동락해 오지 않았냐는 것이다. 다른 건설사에 대해서도 기득권을 내세우며 은근히 입찰 참가에 대한 부담을 주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설마 그런 일(불신임)이 있겠느냐"며 결과를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만일의 결과가 발생할 경우 회사 이미지 추락 등을 염려하면서 그에 대비한 법적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새로운 입성을 노리는 건설사 중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는 일찌감치 재건축 수주 관련 직원들을 총동원해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롯데의 불신임을 기정사실화하며 바람을 잡아가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을 접촉한 결과 롯데는 재산권 협상 문제와 관계없이 이미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로의 합병 이후 전사적 차원에서 수주를 독려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주요 건설사 대부분이 입찰 참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당연히 욕심이 나는 사업장이지만 기존 시공사를 밀어내야 한다는 것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4100여 가구를 재건축해 5200여 가구를 신축하는 화명주공아파트 재건축은 규모나 사업성에서 단연 주목을 받아온 대단지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