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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재신임 투표"-부산 화명주공 재건축 조합
시공사 지분 다툼
재산권 놓고 막판 이견


부산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북구 화명동 주공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이 조합원 무상지분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최종합의에 실패, 착공을 앞두고 표류하고 있다. 조합 측은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시공사 재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6일 화명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측에 따르면 내달 31일 조합원 전원(3750명)이 참석하는 총회를 열고 시공사인 롯데건설의 재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한다. 조합 측은 무기명 비밀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수가 재신임에 반대할 경우 즉시 계약 해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합 측은 '불신임'이 결정될 경우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의 한 간부는 "시공사 재신임 투표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며 현재로서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관할 북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 신청을 위한 양측의 협상이 6개월 동안 진행되다 최근 최종 결렬됐기 때문이다. 관리처분계획이란 조합원과 시공사 간에 구체적인 재산권을 확정짓는 것으로 착공을 위한 마지막 단계다. 조합원들은 롯데건설이 당초 사업 제안 때 약속한 무상지분 27평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시공사는 23평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사업 제안 당시 예상 용적률 300%가 279%로 줄어든 데다 분양 시장 역시 극도로 악화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합원들은 모든 여건을 고려할 때 사업성이 충분한데도 롯데건설이 '과욕'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상황 변화를 이유로 약속을 어기고 있는 시공사에 불만이 많은 것이 조합원들의 일반적인 정서"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조합 측 요구를 다 들어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재 4100가구로 모두 5242가구의 신축을 예정하고 있는 화명주공아파트는 사업이 완료된 구서 및 사직주공, 진행 중인 해운대AID아파트 등과 함께 '빅5'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롯데건설은 지난 2002년 현대산업개발, 코오롱과의 경합 끝에 시공사로 선정됐다.

한편 또 다른 '빅5' 재건축단지 중 하나인 북구 만덕주공아파트 역시 조합 측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간 지분을 둘러싼 입장차가 워낙 커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 모두 협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조합 측의 분위기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국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