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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 연초부터 이상 과열

법원에 수백명 몰려…감정가 높고 가격 하락세 감안해야


13일 오전 11시40분. 강서구 신정1동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법정 안에는 순간 긴장감이 가득찼다.

"사건번호 타경 2008 148** 입찰하신 분들 나오세요" 경매진행관의 말이 떨어지자 25명이 우르르 몰려갔다.

"강서구 염창동의 D아파트, 이 사건의 최고가 입찰자는 금 3억3800만원을 쓴 서울 양천구 신월동 박**씨입니다"

최고입찰가격을 쓴 사람은 관중을 향해 눈을 찡끗했다. 집행관 앞에서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되돌려받은 보증금을 봉투에 넣으며 아쉬운 미소를 지었다.

이날 남부지방법원 법정에는 250여명이 들어와 빈자리가 없었다. 이날 경매를 진행한 37건 중 11건이 매각됐고 낙찰률은 29%였다. 경매에 나온 3건의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중 2건이 주인을 찾았다. 2회 유찰한 강서구 염창동의 동아3차아파트에는 25명이 입찰해 직전 경매시작가를 훌쩍 넘긴 3억3800만원(감정가의 80.5%)에 매각됐다.

강은현 법무법인산하 실장은 "작년 열기만 못하지만 사람들이 올 들어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분위기"라며 "개인 뿐 아니라 기업 경매 물건이 쏟아질 올 하반기 더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감정가는 지난해 10월 이전에 책정돼 높은 편"이라며 "현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감정가와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을 생각해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입찰자 늘어나는 경매법정

연초부터 경매법정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몰린다.

5일 열린 성남지원 경매에서는 500명이 가까운 사람이 모여 집행관이 온풍기를 끄기도 했다. 집행관이 이름을 부를 때 법정안에 들어가지 못한 입찰자가 복도에서 대답하기도 했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1일부터 12일까지 서울지역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7.4명으로 한달전 5.2명보다 2.2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평균응찰자 수보다도 소폭 증가한 것이다.

지난 8일에는 2회 유찰된 인천 연수구 동춘동 무지개아파트에 98명이 입찰해 직전 경매시작가격을 훌쩍 넘긴 2억2110만원(감정가의 79%)에 낙찰되기도 했다. 경쟁률 50대1이상을 기록한 경매물건도 올 들어서만 부천 원미구, 인천 계양구, 동대문구 답십리 아파트 등 총 5건이나 됐다.

입찰자들이 몰린 물건들은 대부분 1억~3억원 사이로 2회 이상 유찰되면서 소액투자가 가능한 물건들이다.

사람이 몰리면서 낙찰되는 금액도 올라가긴 하지만 감정가의 80%를 넘는 경우는 드물다. 인천 연수구의 무지개아파트도 감정가의 79%선, 57명이 입찰한 동대문구 답십리동 아파트도 감정가의 71%선에서 주인을 찾아갔다.

경매법정에서도 투자와 실수요를 동시에 노리는 실속입찰자들이 눈에 띄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에 입찰한 강모씨(39.구로동)는 "지금 사는 집에서 넓혀갈겸, 재테크도 할겸 경매 법정을 찾았다"며 "낙찰을 받으면야 좋겠지만 일단은 분위기를 느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동료 교육생과 함께 법원을 방문했다는 김 모씨(32.양천구 목동)도 "같이 경매공부를 하는 사람중에는 2달만에 입찰을 한 사람도 있다"며 "법원에 와서 감각을 익힌 후 실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경매 물건 증가할 듯

경매전문가들은 "연초 경매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고 마음이 급해진 입찰자들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지역의 열기에 국한되는 만큼 향후 경매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매에서 지금 낙찰을 받는다고 해도 잔금을 납부하고 소유권이 이전되는 시점까지 2달 이상 소요되므로 2달 이후의 부동산시장을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은현 실장은 "언론에서 경매열기가 보도되면서 오히려 '지켜보겠다'던 사람들이 빨리 입찰해야 되는 게 아니냐며 문의를 해오기도 한다"며 "하반기가 돼야 경기침체로 인해 경매로 밀려난 물건들이 나와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이 계속 침체된다면 경매만 홀로 호황일 수 없으므로 시장의 반응을 계속 주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이 추가로 5~10%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면 경매로 내집마련하려는 실수요자에게는 지금이 '무릎'정도의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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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3 16:25:09 입력, 최종수정 2009.01.13 18: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