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참고로 저의 회사는 강남 세곡동 근처입니다..7.1 아침 용서고속도로를 이용해
보지 못해, 호기심에 가득찬 두근거림을 안고 용서고속도로를 향했습니다...
용서고속도로까지 도착하는 데는 2분 30초..헌인가구마을을 오른쪽으로 끼고서,
용인고속도로 초입에 들어서자 'BEGIN'이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18시42분30초 헌인릉ic를 통과, 용서고속도로에 올라탔습니다..수지차량번호 41나,
41라 등등을 비롯 용인 수지 舊번호인 경기 65, 68차들이, 낯익은 차량번호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고향친구를 만난듯 반가운 차량들이었습니다.. 아~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저 차들도 나처럼 서울로 가면서 힘들어했던 차들일꺼야’, 23번 국도위에서 혹은
영동, 경부고속도로상에서 질식할 것같은, 세포가 산산히 부서질 것 같은 심정으로
교통정체를 힘들어 했을 꺼야..
다 어디서 오는 차량들일까? 지금 무슨 생각을 하면서 도로위를 달리고 있을까?
아마 지금껏 억눌렸던 감정들을 마음껏 표출하는 순간들일꺼야...순간 별의별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시속 100km대로 달렸습니다..
헌인릉ic, 고등ic를 지나 서수지 그리고 나의 목적지 광교ic(일명 상현ic)..
도착시간은 정확히 9분 30초 걸렸습니다.. 광교ic를 빠져나와 나의 보금자리인
수지아이파크까지 도착하는데 추가 2분30초...직장에서 집까지 정확히 14분 30초..
"그것은 혁명이었고 미러클"이었습니다..
중간에 요금계산소 2군데가 없었다면 8분도 가능하고, 그 이상 밟으면 6분대도 가능
하겠지만 교통경찰관님의 입장도 생각해줘야겠죠^^


불현듯 서울로 출퇴근했던 7년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머리를 스치고 지나
갑니다..
99년 용인 수지아파트를 분양받고 2002년 수지에 입주할 당시, 수지난개발이 불거져
나오면서 여러가지로 가슴아파했던 일들도 떠오릅니다..

동천동, 대장동, 판교를 잇는 23번 국지도 위를 지나 서울로 출퇴근했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보통 7시30분에 집에서 나오면 서울 사무실까지는 8시 10, 20분..
우물쭈물하다가 바로 업무에 들어가기가 바빴죠.. 평일날은 40~50분 정도이나,
월요일은 1시간 반, 2시간 걸리는 날도 부지기수였습니다..나름 운동도 하고
샤워도 하고 완벽한 준비태세로 업무에 임하는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 볼 때면,
나는 항상 시간에 쫓기는 노루떼 같은 심정으로 업무에 들어갔습니다..

23번 국도가 막히면, 동수원ic로 진입, 영동고속도로를 올라타 p턴하여 다시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판교ic로 빠져나와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일도 다반사였습니다.
요는 '스피드를 즐길 수 있어서 국도보다는 좋구나' 하면서 나름대로 자위하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 시작된 영동에서 경부고속도로 p턴시 영문모를 정체로 영동고속
도로가 주차장이 되어버리면, 그대로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중부고속도로까지 갑니다.
중부고속도로에서 다시 외곽순환도로를 이용, 성남 복정동까지 가서, 돌고돌아 서울
로 출퇴근하기도 했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겨울날 내리는 폭설입니다.. 폭설은 수지를 완전히 초토화, 아수라장
으로 만들어 버리죠.. 6시전에 수지를 빠져나간 차들은 다행은 서울로 갈수 있지만,
아침에 조금 늦게 나온 차들은 수지내를 벗어나가기가 여간 쉽지 않죠?
사냥터에서 쫒기는 노루떼 마냥 이리저리 도망갈 출구를 찾기 시작합니다..

7시, 8시 나오는 차량들은 아예 수지안에서 꼼짝달싹 못하게 됩니다.. 국도, 고속
도로를 이용하지 못하면 유일한 탈출구인 고기리 좁은 길로 차량들이 몰려가기
시작하죠..대한송유소(정보대학원옆)-판교-서울로 향하는 도로가 그나마 차선의
선택이라서 말입니다..
그럭저럭 RV차들은 고기리 언덕길을 잘 올라가는데, 승용차들은 오르막길에서 미끄
러지기를 여러번 반복하다, 포기하고 돌아가기도 하죠..

저도 폭설이 내린 겨울날 여러번 휴가를 내기도 했죠.. 휴가를 냈지만 쉬어도 쉬는
게 아니죠.. 다음날 아침 출근하면 따가운 상사의 눈총을 받으면서, 가시방석위에
앉은 기분으로 업무를 하곤했죠..그 다음부턴 아예 상사로부터 '눈내리면 넌 12시
까지 출근해도 괜찮다'는 특권을 부여받았습니다..
아~ 어쩌다가 수지로 이사와서 이런 고생을 하나? 이사를 가야할지 계속 살아야
할지? 심각한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교통만 빼면 수지는 나무랄 데 없는 것이죠..
예나 지금이나, 광교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수지만이 갖고있는 고혹적인 독특한
분위기를 너무 사랑합니다..
적당히 서울을 벗어난 공기맑고 때로는 시골스럽기까지 한 수지의 풍경..
수지의 그 분위기, 환경이.. 그리고 선한 눈빛을 지닌 수지사람들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10년전 주일 서울에서 집을 나오면 이상하게도 수지로 발걸음이 향하게 되더라구요..
분당은 너무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해서 좀 그렇고, 수원은 이미 도시외관을 갖추어
져서 그렇고.. 수지는 뭔가 부족하지만은 뒷배경에는 이상한 비밀스러운 마력같은게
숨겨져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몇 번 갈때마다 언젠가는 수지에서 살아야 할
운명같은 직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7년전 무작정 서울을 떠나 수지로 이사왔지만, 전 수지가 너무 좋습니다..
소나 개나 난개발이라며 비웃던, 주변 이웃들의 알듯모를 듯한 묘한 웃음도
떠오릅니다..

수지의 최대 약점인 교통 대혁명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은, 대한민국 어디에 수지만큼 교통이 좋은 데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참고로 7년던 제가 살던 송파 오금동에서 서울 사무실까지 출근하려면 평균 30분
정도 소요되었던 것 같습니다..

신분당선, 대심도가 가세하면 수지는 메가톤급 교통대혁명이 일어나겠죠..
그다음은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