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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최근 외국인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경기도 수원 영통구의 유흥가를 찾았다. 저녁 7시가 넘어가자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생각만큼 숫자가 많진 않았다.

“직장과 가까워 동료들과 식사하고 술 마시기 위해 이용하지만 불편한 점이 많아요. 이 곳을 찾는 외국인 수는 늘고 있지만 우리가 이용하는 가게들은 정해져 있어요.”

영통지역 외국어 학원에서 영어회화를 가르치고 있는 제이슨(남·37·캐나다)씨는 영통지역 유흥가를 이용하는데 있어 불편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근처 유흥가를 둘러보면 외국인의 이용이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건물 간판이나 메뉴 안내판에 영문으로 따로 소개한 가게도 없었다. 위치적 특성에 비해 외국인 소비자를 고려한 서비스는 눈에 띄지 않았다.

2009년 4월1일까지 수원 시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2만4871명. 2006년 1만3365명에 비해 3년 만에 1만1000여명 이상 늘었다. 특히, 영통지역에는 외국어학원이 밀집해 있고, 수원외국인학교, 경희대국제(수원)캠퍼스, 삼성전자수원사업장이 위치하고 있다. 학생, 강사부터 회사원까지 외국인이 몰려들기 용이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김모(68) 할머니는 “외국인들이 매 년 늘어나는 것 같은데 실제 매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면서 “오히려 맛본다며 하나씩 집어먹기만 하고 사먹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인 손님은 꺼리는 편이다”라고 불만을 표현했다.

편의점 직원 이모(남·26)씨는 “편의점을 이용하는 외국인은 꾸준한 편”이라면서 “그러나 근처 술집이나 카페는 외국인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 정해져 있다. 그 외 가게들은 외국인 손님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다는 한 호프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스무 개가 넘는 테이블에 외국인 손님은 두 테이블 정도 있었다.

호프집 직원 김모씨(여·24)는 “평소 저녁에는 외국인 손님이 많지 않다. 금요일 밤에 많이 찾는다”며 “처음 한두 명이 단골로 찾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외국인들이 모이는 장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아직 영통지역에는 외국인들이 편하게 다닐만한 술집이나 밥집이 부족한 것 같다”면서 “외국인이 더 주머니를 열 수 있게 만들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자주 모인다는 영통 유흥가 근처 반달공원. 이 곳에서 만난 호주출신 영어 강사 엘리스(여·28)씨는 “친구들과 공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다 단골 술집으로 가는 편”이라며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와 공원에서 먹는 것이 일반 가게 이용보다 편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반 가게는 주문하기 어렵고 서비스도 특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공원선호 이유를 말했다.

반달공원은 영통 지역 주택가와 유흥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인 박모(여·46)씨는 공원에 자주 모이는 외국인들 때문에 불편한 점이 없냐는 질문에 “주민들이 이용하는 낮 시간엔 외국인이 거의 없어 불편한건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밤마다 시끄럽게 하는 경우가 있어 안 좋게 보는 주민도 많다”고 말했다.

공원에서 데이트 중이던 경희대 2학년 김모(남·21) 학생은 “기왕 외국인이 늘어난다면 공원보다는 인근 상가를 이용하게해서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어야한다”면서 “서울의 이태원이나 홍대처럼 수원의 외국인 문화지역으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