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살 때" 인듯한데, 막상 돈이 없다?

부동산규제완화가 탄력을 받고 있다.



우선 수도권에서도 미분양아파트를 구입하면 양도세가 한시적으로 감면된다.

지방과 과밀 억제권역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를 포함해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를 살 경우

양도세가 5년 동안 전액 면제된다.



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는 양도세가 50% 감면되는데,

전용면적 149㎡(45평) 이내 주택을 살 경우에만 양도세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상대적으로 미분양 주택이 적은 서울은 이번 혜택에서 제외됐다.

민간주택의 분양가 상한제도도 폐지 예정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과 더불어 올해 -2% 경제성장과 20만 명의 일자리 감소를 언급하고

선제적인 경기 진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인지 윤 장관은 청문 절차를 통해 부동산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금은 부동산 투기가 우려되는 시점이 아니라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 형성이 시급한 시기이며

따라서 시장을 활성화해야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 서민계층의 생활을 지원할 수 있다는 논지다.

이런 때문인지 규제완화 일정이 빨라지고 있다.

규제완화가 기정사실화 될 경우

이와 관련하여 정책적 효과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일련의 조사 결과가 있어



부동산 규제완화가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부동산 114의 "주택매수"와 관련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의 45%가



2009년 상반기를 내 집 마련 적기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참여인원 : 805명, 조사 기간 : 2009. 1.5~2. 6) 31%는 2009년 하반기부터 연말까지를,

23%는 내년 이후를 적정 매수 시점으로 보고 있다.





만약, 규제완화가 조사결과처럼 2009년 상반기에 "매수"로 이어질 경우

정부에서 기대하는 거래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을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듯하다. 이미 허리띠를 졸라맨 가계가 "매수 시점"에는 동의하더라도,

실질소득의 감소로 "총알"을 잃은 탓에 불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 집"도 중요하지만, 살아갈 방도를 찾는 것이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집은 그 다음이다.

"싸게, 빨리, 많은" 실제 "매수"를 위한 정부의 역할

심리적으로는 주택 매수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고 하더라도 실질소득의 감소는 구매력을 감소시킨다. 구매력 감소는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켜 그야말로 "디플레이션"으로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만약 정부가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면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선제되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정부의 입김도 약해졌다. 미국 발 글로벌 경제위기이기는 하지만, 정황상 문제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잦은 립 서비스(lip service)가 현실과 다른 결과를 야기하면서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었다. 그럼에도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강조되는 것은 정부가 갖고 있는 "우월한 통제력(=시장개입)"의 긍정의 힘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살 때"라는 수요자를 위해 정부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첫째, 가격을 낮추는 일이다. 아직도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거품이 더 제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현 상태에서의 올바른 선택이라고 믿고 있다. 둘째, 주택거래 등에 따른 세제 및 금융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통해 정부 정책 신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상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첫째, 이름뿐인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 되더라도

정부는 저렴한 주택의 공급을 위한 MB 정부의 대표적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shift)이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이후 야기될 수 있는 고분양가 문제를 풀면서 라이프 사이클까지 고려한 저렴 주택이 새로운 상품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이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선제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정책방향이다.


둘째,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주택담보대출규제를 완화해서

실질소득 감소를 상쇄할 수 있도록 하는 구매력을 높일 수 있는

흡입요인(pulling factor)이 있어야 한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것보다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은행금리의 조정이 보다 현실적이다.

실제적인 구매력 향상이 관건이다.




셋째, 지방 미분양 아파트 전매제한 완화에 기존 주택까지 포함시켜

세제완화 등의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도 문제지만, 기존 주택이 처분되지 않아 미분양을 포함한

신규분양주택으로의 입주 및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싸게, 빨리, 많은" 주택의 거래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부의 기대라면 이에 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선제적 개입"이 요구된다. 지금은 "살 것인가? 말 것인가?"하는 소비자의 판단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한 때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 금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