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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착오가 부른 고양시의 특혜의혹

[한국경제 2008/08/28 - 조회:462]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경의선 일산역 앞 광장부지에 짓고 있는 아파트 공사를 둘러싸고 지역 주민들이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고양시와 감사원 등에 따르면 고양시가 자연녹지지역에 아파트 건축 승인을 내준 것은 불법이라고 현지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감사원이 고양시 주민들이 낸 감사청구에 대해 "위법 사항이 없어 감사청구를 종결 처리한다"고 발표하자 일부 주민들이 "감사원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복,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사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사건이 꼬인 것은 고양시의 행정 착오 때문이다. 유진기업이 지난 6월 초 316가구를 분양해 현재 아파트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1동 955의 20 및 일산1동 766의 23(2만1701㎡) 일부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토지이용계획 확인서상 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지역'으로 돼 있었다.

이에 대해 고양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원래 해당 지역은 주거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데 토지이용계획 확인원을 발급하면서 담당 부서의 관리 소홀로 잘못 표기된 것"이라며 "해당 공무원에게 주의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피해가 커 집단 민원 및 행정소송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4월 해당 부지 바로 옆에서 공급한 '일산역 이안' 아파트를 분양받은 한 주민은 "아파트 분양 카탈로그에 주변이 녹지 공간으로 소개되는 등 주변 환경이 쾌적할 것으로 예상하고 집을 샀지만 공원은 고사하고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녹지지역이 갑자기 일반주거지역으로 바뀐 부실 행정에 대해 고양시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양시 의회도 지난해 10월 개최한 '일산역광장 관련 개발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이 민원이 행정 부실로 발생한 것으로 결론짓고 인근 주민들에게 엄청난 혼란과 물질ㆍ정신적 피해를 준 점을 인정했다.

분양 승인 과정에서 석연치 못한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 감사원에 따르면 해당 단지에선 사업시행자가 2007년 11월28일 감리자를 지정하고 다음 날 착공 신고와 함께 분양 승인을 신청할 만큼 초스피드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런데도 분양승인은 신청을 접수하고 6개월이 지난 올해 5월28일 뒤늦게 결정됐다.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본일산 녹지공간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무성 위원장은 "아파트 건축 부지 내 자신 소유의 땅(1101㎡)을 매입가의 10배가 넘는 61억원에 시행사(에임피앤디)에 되파는 등 특혜 의혹을 받았던 고양시의회 배철호 의장에 대한 경찰 조사가 5월25일 무혐의로 결론이 나자 고양시가 분양승인을 내준 것"이라며 "조건만 갖추면 분양승인을 내줄 수 있는 단지에 대해 왜 시의회 의장의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정호진 기자, 이문용/윤형훈 인턴(한국외대 3년)>
자료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