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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분이 저 밑에서 수색 청구를 자랑하시길래 저도 더불어 돌이켜보자 희비가 교차하여

몇자 적어봅니다.

 

청구에 입주시부터 1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으로서 돌이켜 보니 그동안 희비도 수없이

교차하지만 나름대로 지금은 만족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95년말 수차례 1기 신도시

추첨에서 탈락한 저는 당시 살고 있던 마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현 수색동에서 그 당시

최고의 브랜드를 자랑하던 청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광고를 보고 별 생각없이 분양

신청했는데 당시 높지 않은 경쟁률(1.5:1) 덕분에  당첨되었으나, 분양가를 꼼꼼히

계산하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95년도 분양가가 32평형 기준 1억6천 2백만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기억으로, 강북지역은

대략 유수 건설사 기준 1억원~1억3천(청구의 구로 분양가의 경우  1억 2천) 정도였고,

강남지역 유수 건설사의 32평형 분양가는 2억~2억 2천 정도였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그 당시에는 만만치 않은 높은 분양가 였음은 당시를 기억하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겠지요.

 

난생처음 내 집이 생긴다는 흥분과 설레임을 안고 건설현장에 찾아가 보았지만 현실을

보고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101동 위로는 당인리 발전소에서 이어지는

송전선이 지나가고, 아파트 단지 한쪽 구석에 덩그렇게 버티고 선 철탑은 나중에 아파트를

매매할 때 치명적인 흠결이 될 수 있는 그야말로 괴물같은 존재로 생각되고, 아파트 진출로는

그야말로 동네 길목길 수준이었지요 (지금도 그렇지만)

더군다나 IMF때는 청구가 부도가 나 공사가 1년정도 지연되었고, 이로인해 입주자 모임

등에도 따라다니며 마음 졸였던 시절도 있었기에 이 아파트에 대한 사랑도 남들보다는 조금

더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럭저럭 내집이라 생각하고 애써 외면하면서 살다보니 세월이 약이라고, 2002년엔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상암동에 월드컵 경기장도 주변에 들어서고 이에따라 서울시내에 가장

큰 공원과  DMC, 까르프 매장이 잇달아 들어서게 되고, 더불어 그동안 아파트에 흉물처럼

군림하던 철탑과  송전선이 사라지고, 주변의 불광천과 봉산이 차례로 자연친화적인

시민들의 공간으로 나날이 정비되기 시작하더군요.

얼마전 가족들에게 이젠 여기서 오랜시간 살았으니 좀 더 넓은 평수로 이사를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사를 타진했더만, 모두들 쌍수를 들고 반대하더군요. 집사람은 집사람대로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반대하는 이유도 여러 가지였습니다. 저도 내심으론 굳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필요성을 별로 느끼고 있지는 않고 있지요. 교통편이나,,,, 환경면이나,,,,,,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있는 지역이 좋다는 생각을 내심으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편견이죠.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자기가 보기를 원하는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기 때문이죠.  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이왕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요 밑에 수색 청구자랑을 하시는 어떤 분께서 자랑을 하시기에

장단점을 가급적 객관적으로 제 입장에서 한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어제저녁 시내에서 점심식사할 때나 퇴근후 수색역 버스정류장에서의 찌는 듯한 무더위에

숨을 헐떡거리다가 아파트에 올라섰을 때의 그 느낌, 그 시원한 바람은 정말 전혀 다른 도시라

느껴질 정도로 꿀맛 같은 것이었죠. 사실 지대가 높고 한강쪽으로터 공간이 탁 트여있어

강바람이 부는데막힘이 없고 뒤쪽으론 자연산이 막고 있어서인지 현재 아파트가 버티고 선

곳이 아마 지역적으로 바람골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같은 지역이라도 아래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지역같은 청정한 공기가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아주 오래전엔 수색연탄 공장에서 흩날리는 연탄가루에 빨래도

널지 못 할 정도 였다니 세월의 흐름이 실감납니다. 물론 겨울에는 매서운 바람이 몰아쳐

더 추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골에서 가끔 어머니가 올라 오시면 늘 '바람

아파트'라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사실 예전에 그리 무덥지 않은 여름에는 불과 며칠만 에어컨을 틀 정도로 전형적인

남향형에 앞뒤로 통하는 바람에 여름을 잘 못느낄 정도지요. 그리고 물론 집 뒤에 자연산이

있음에도 집안에 모기와 같은 해충을 본적이... 한 두번 있을까 잘 기억에 없을 정도로

10년이 지나감에도 깨끗함은 잘 유지 되고 있는 것 같군요.  

사실 청구아파트의 하일라이트는 6월 아카시아 꽃이 필때 입니다. 하루종일 업무에 지친

심신을 이끌고 아타트 입구에 들어섰을 때 단지내에 은은히 퍼지는 아카시아 향기, 

늦은저녁 소쩍새 울음소리는 정말 도회지가 아닌듯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그리고 저처럼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뒷산을 빠른 걸음으로 등산하는 데 왕복 2시간

30분이 넘게 소요되는 봉산이 자리하고 있는 것도 큰 행운이지요. 산 자체가 낮은 구릉으로

서오능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특히 노인 어르신들을 모시고 사시는 경우 어른들께서

등산하시는데 딱 좋은 산인 것 같습니다. 오른쪽으로 펼쳐진 북한산을 바라보며 트레킹을

할 수 있고, 중간중간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터와 운동시설, 그리고 어른들의 경우

왕복하시는데 약 4시간정도 소요됨을 생각하면 정말 인근지역 모두의 사랑을 받는

산인 것 같습니다.

특히, 팁으로 말씀드리자면 서오릉 부근의 소나무 군락지는 산림욕하기에 딱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아파트 5분거리에 있는 봉산 생활체육 운동장(배수지)에서는 매일 아침

6시부터 에어로빅을 무료로 구청에서 운용하므로 일찍 일어나시는 어른들께는 좋은 생활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봉산에는 곳곳에 약수터가 있어 취미로 많은 사람들이

약수물을 떠 가기도 합니다만, 청구의 경우, 단지내에 지하 샘물이 있어 직접 받아 마시기도

합니다. (정기적으로 식수를 점검하고 있으며 음용적합도가 우수함) 

아울러 오래된 아파트라고 하지만 아직 입주가 10년이 채 안되고요, 계단식이라 조용한

전원생활을 만끽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주차장도 건축당시 198가구 기준 가구당 1.2대로

지었으므로 아직도 주차공간이 충분히 여유가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아울러 스포츠 관련 시설과 관련한 느낀 점을 말해 보면, 첫째 걸어서 5분내에 위치한

불광천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일주일에 2번정도 이용하고 있음).  북쪽으로 불광천

시작지점(분수광장)까지  2.3Km, 남쪽 한강까지의 거리가 2.7Km 거리이므로 왕복으로는

10Km로 되므로 마라톤 코스나 거리로는 더할 나위가 없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때로 자녀들과 함께 자건거를 타고 한강까지 나가서 반나절은 한강에서, 반나절은

월드컵공원 증에서 주말 하루를 보내기가 딱입니다. 주중에는 저녁식사후 가끔씩 집사람과

함께 자건거를 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주변의 야경을 감상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꽃피우는 것도 즐거운 일이죠.  개인적으로는 저는 봄/가을 금요일 저녁에 가끔씩은 한강

북쪽 끝자락 어디에선가 강낚시를 즐기기도 합니다. ㅋㅋㅋ

그리고 한달에 한번이상은 마음먹고 북한산행을 하는데 새벽에 6호선을 타고 5정거장만에

독바위역에서 하차해서 불광사 또는 그 옆(매표소 입구명은 모르겠지만 대호아파트 뒤쪽)

에서 쪽두리봉으로 가는 코스는 절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코스인 북한산성이나 구기매표소

와는 완전히 비교할 수 없는 등산의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먼저 편리한 교통으로 아침 일찍 등산을 해서 (저는 통상 새벽 6시부터 산행을 시작해서

늦어도 정오인 12시전에는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야 오후에 남은 일정을 돌아볼 수

있고 남은 가족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지요...)  등산로가 한적하고,

또 시작부터 능선을 타므로 인해 주변의 괴암기석과 산아래 아직은 잠들어 있는 조용한

새벽도시를 감상할 수 있고(맑은 날은 서해바다까지 보임), 조금만 일찍 서두르면 등산을

하면서 일출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북한산을 등산하시는 분은 다 아시는 것처럼, 북한산은 사시사철, 등산로 마다 각기다른

매력적인 요소가 곳곳에 배어 있는 산이라 갈 때마다 새로운 에너지를 받고 온답니다.  

에.. 그리고 한가지 기타 다른 운동을 좋아 하시는 분들은 5분거리에 있는 증산스포츠 센터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시범 초등학교내에 위치한 그곳에는 헬스센터, 25M수영장, 실내

배드민턴장들이 최신 시설로 잘 잧추어져 있답니다.

그러나 아직도 생활시설(백화점/할인매장)이나, 자녀 교육환경은 실제로 서울시내에서

가장  낙후되어 있지는 않나 생각도 듭니다. 마땅한 도서관하나 없고(최근에 중앙하이츠

옆에 짓고는 있습니다만), 사립 학원시설이나 강의진 및 공연장 등 문화시설은 아마

중소도시 이하의 수준이라 생각 하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은 최근들어 강북 도시개발의 속도가 가속화 됨에 따라 가까운 시일내에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수색/증산

뉴타운이 완공되면 주변시설이 지금보다도 훨씬 개선되어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다만 공사중인  2~3년간은 혹시 모를 생활의 불편함이 예상되기도 하지만요. 공사후에는

더욱 넓어진 이면도로와 생활/체육/문화시설, 아파트 진입로를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겠지요.

기타 해당지역의 공통적인 가치(뉴타운/ 트리플 역세권등)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수색역 옆에 들어서는 수색 자이와  단순히 환경적인 부분만 놓고

비교해 보면, 뒤로는 수색차량기지, 앞르로는 수색로에 접한 그 곳보다는 지대도 높고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여 공기좋은 청구나 우방아파트가 더 우수한 환경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되는 군요.

* 굳이 비교하는 것은 현재 공사중인 수색 자이의 경우 49평형이 현재 00억이상(분양가

   보다 2~3억 올랐을 것으로 추정)이고, 교통환경과 공기의 질이 떨어지는DMC 40평형은

   00억내외 인데 비해  청구 48평형은  현재 0억 수준임을 볼 때 장기적인 투자가치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함)

그렇다고, 수색자이가 나쁘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저도 분양을 희망했을 정도로 그 곳은

사실 다른 어떤 지역 유수한 아파트와 비교해 보아도 (분양가에 비해) 훨씬 가치있는 전략적

투자 유망지역임에 틀림없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찌어찌 청구에 오래 살다보니 느끼는 감정을 긴 문장으로 표현하게 됬군요.

이는 또 다른 제 개인적인 편견일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저는 위와같은 여러 가지 만족요인으로 인해 앞으로도 여기서 오래오래 살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집이란 가족이 편히 쉬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에, 또 집이라는 거주공간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달랑 하나 ?  소시민이기에 더욱 그러할 지 모르겠습니다.

수색청구아파트를 소중한 생활공간으로 여기시는 모든 분들의 안녕과 행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