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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항구도시다

‘부우웅~~~.’

탑승객 500여명을 태운 국제여객선이 용산국제여객터미널을 미끄러져 나간다. 중국 연안도시인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로 가는 유람선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강에서 이렇게 큰 배를 보리라곤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배 안은 환호성이다.

내려다보이는 한강에는 윈드서핑과 개인 요트들이 미끄러지듯 강 위를 스치고 수상택시를 타고 사람들이 오간다. 강 주변은 거대한 녹색 띠를 두른 것 같다. 회색 시멘트 경사면이 사라지고 수초와 야생화가 대신 자리 잡았다.

언덕의 주택단지는 유럽의 한 마을을 보는 듯하다. 아름다운 다리가 걸쳐 있는 아라뱃길(경인운하)을 지나 서해에 이르니 순백의 요트가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풍경이 고혹적이다.

서울이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미항’을 꿈꾸고 있다. 앞으로 2~3년 뒤 경인운하가 완공돼 용산 사이 항로가 트이게 되면 서울은 운하를 통해 서해로 나갈 수 있는 항구도시가 된다.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서울은 명실상부한 국제 ‘항구도시’이자 강변을 따라

랜드마크 빌딩과 고급 주거단지,

공원과 문화ㆍ공연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는

명품 수변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세계 3대 미항이 부럽지 않은 모습이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를 통해 한강을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재편하는 한편, 주운(舟運) 기반을 조성해 한강~경인 아라뱃길~서해를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5개 부도심(상암ㆍ영등포ㆍ용산ㆍ왕십리ㆍ영동)과
마곡지구를 전략중심지로 삼고,


마곡ㆍ상암ㆍ합정ㆍ여의도ㆍ용산ㆍ잠실ㆍ행당ㆍ흑석 8개를

워터 프런트 타운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을 항구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는 이미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내년 6월까지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1500~2000t급의 투어선을 건조한다. 2011년 말 경인운하 공사가 완료되면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한다. 이 배는 바다 항해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다. 여객선 운항을 위해 서울시는 한강 바닥 준설과 양화대교 교각 경관 확대공사, 여객선 통행을 고려한 월드컵대교 설계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 밖에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강변에 최고 50층에 달하는 초고층 주거단지를 짓되,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조망축을 확보해 스카이라인을 아름답게 꾸민다는 구상이다.

서울이 바뀌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의 깃발을 들면서 속도는 더해지고 있다. 서울이 대한민국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실어나르는 세계적인 미항(美港)으로 변모하게 될 날도 머지않은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