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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서초주식회사(?)’..재계 빅5 속속 집결


재계 ‘빅5’ 가운데 ‘빅4’가 서울 서초구로 집결중이다. 서초구가 대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재계 1, 5위인 삼성과 롯데는 서초구 서초동에, 2, 4위인 현대차와 LG는 서초구 양재동에 본사 또는 이에 버금가는 타운을 건립했거나 준공할 예정이다. ‘빅5’ 가운데 유일하게 SK만 빠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19일 서초동 삼성타운 입주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서초동 시대’를 연다.

내년 2월에는 LG가 야심차게 추진한 LG전자의 ‘서초 R&D 캠퍼스’가 양재동에 준공된다.

현대차는 이미 2000년 양재동에 터를 잡았고, 2006년에는 같은 모양의 건물을 신축해 쌍둥이 빌딩으로 만들었다.

롯데는 삼성타운과 불과 100여m 떨어진 곳에 ‘롯데타운’을 건립할 꿈에 부풀어 있다. 서울시가 지난 11일 도심 땅 용도변경 허용을 발표하면서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물류센터 개발이 가시화하면서다.


▶대한민국은 서초주식회사(?)

재계 1위 기업 삼성의 서초동 이사는 요즘 재계의 최대 이슈. 삼성타운은 A(35층), B(32층), C(43층) 3개동)으로 구성됐고, 연면적 38만9000여㎡ 규모다. 서초동 일대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았을 뿐 아니라 인근 상권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9일 이주가 완료되면 삼성은 전자 등 제조 계열사는 서초동에,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는 태평로에 집결하는 이원화 시대를 열게 된다. 삼성타운은 향후 ‘이재용(삼성전자 전무) 시대’가 만개할 곳이기도 해 삼성으로선 적잖은 의미가 있다.


‘서초 R&D 캠퍼스’(25층, 연면적 12만㎡ 규모) 건립은 LG의 숙원사업. 완공되면 우면 R&D 캠퍼스, 가산동 R&D 캠퍼스 등과 더불어 ‘서울 R&D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 서초 캠퍼스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정보기술(IT) 연구소중 최대이기도 하다. R&D는 구본무 LG 회장이 향후 경쟁력의 근본이라고 강조하는 분야. 구 회장이 지난 1995년 회장 취임 이후 ‘LG R&D 보고회’에 한해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유다. 서초 R&D 센터 건립 인가 당시 현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서 LG 수뇌부들과 접촉한 인연이 있다.


현대차 양재동 사옥에 대한 정몽구 회장의 애착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양재동 사옥 입주 이후 현대차 사세가 욱일승천하면서다. 바로 옆에 똑같은 모양의 건물을 지으면서까지 양재동 터를 확고히 했다. 현대차는 최근 서울시의 도심 땅 용도변경 허용 발표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110층 짜리 초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일부의 얘기와 달리 성수동 빌딩이 완공돼도 현대차는 본사를 옮기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 물류센터 위치에 들어설 서초동 ‘롯데타운’은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는 상황. 다만 서울시의 도심 땅 용도변경 허용 발표로 개발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됐다. 롯데는 지난해 8월 서초구청에 이 부지의 상업지역 용도 변경을 전제로 백화점, 호텔, 오피스, 주상복합 등 대규모 복합단지 개발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롯데 본사가 이 곳으로 이전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왜 서초인가

무엇보다 편리한 교통이 우선 꼽힌다. 도심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경부고속도로도 곧바로 올라탈 수 있어 협력 중소업체들이 밀집한 경기도에도 신속한게 진입할 수 있는 것. 게다가 내년에는 판교와 강남역을 잇는 신분당선도 개통될 예정이어서 사통팔달의 요지로 거듭난다. 예전에도 양재동은 ‘말죽거리’라는 명칭처럼 삼남(三南:충청ㆍ전라ㆍ경상도)으로 통하는 서울의 관문으로 인식됐다.


풍수적으로도 양재동은 세 갈래 지맥 위에 위치해 교통의 요지일 뿐 아니라 벤처나 상업지역으로 쓰이는 게 적절한 것으로 평가(대동풍수지리학회)받고 있다. 또 서초동에 대해서도 ‘관악산과 청계산이 겹치는 지점에 있어 재물운이 있는 곳’ 등의 풍수 해석이 있다.


한편 삼성은 외국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대규모 기업 타운’의 필요성을 느껴 ‘서초 타운’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