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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정기를 이어받은 미아6구역 …

달동네 오명 벗고 참된 주거공간으로 부활




미아1·2·6·7동 일대는 과거에는 ‘삼각산의 양지바른 남쪽 동네’라는 뜻의 ‘삼양동’이라고 불렸다. 지난 1949년 미아리가 서울특별시에 편입될 당시 이곳의 구장(區長)들이 모여 행정동명을 제정했다고 한다.

삼양동 일대는 1960년대를 전후로 재개발사업으로 철거를 당한 후암동(厚岩洞), 신설동(新設洞) 주민들이나 남참동(南倉洞), 양동(陽洞)에서 화재로 집을 잃은 화재민, 장마때 한강의 범람으로 집을 잃은 이촌동(二村洞) 수재민들이 이주하며 정착했다.

삼각산, 즉 북한산의 양지바른 남쪽 동네라는 삼양동은 영세한 도시서민들이 거주하는 대표적인 노후 주거지역이었다. 당연히 재개발사업 등의 도시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왔던 곳이다. 미아뉴타운 제6구역 역시 다른 지역에 살다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집을 잃게 된 사람들이 임시로 정착하다가 그대로 눌러앉으면서 조성된 달동네의 전형인 곳이었다.

2003년 11월 서울시는 강북구 미아6·7동 일대를 중심으로 약 18만3000평에 이르는 지역을 뉴타운지구로 지정한다. SK북한산시티와 삼각산 풍림아이원 등 기존 건립된 아파트들과 미아뉴타운 제6·8·12구역 등 3개 재개발구역이 그 대상이 됐다. 그 후 2006년 6월 미아5동 37만3000㎡를 대상으로 뉴타운지구가 확장됨에 따라 현재 개발기본계획 수립절차가 진행 중이다.

현재 지상 5층까지 골조공사가 진행 중인 미아6구역은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시기면서 미아뉴타운사업을 선도해온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분양시장의 침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죽의 기세로 고비를 헤쳐온 미아6구역의 저력을 살펴보았다.


도시정비법과 뉴타운의 시험무대에 오르다

2001년 8월 추진위가 구성돼 재개발사업을 시작한 미아6구역은 2003년 11월 서울시 제2차 뉴타운에 포함된다. 2005년 5월 추진위원회 승인이 이뤄졌으며 11월 10일 구역지정 고시, 12월 23일 조합설립인가, 2006년 3월 29일 사업시행인가 등 신속한 추진을 자랑해왔다. 통상적으로 추진위 승인 이후 사업시행인가까지 3년∼5년 가량 소요된다는 일반적인 상식의 틀을 깨버린 현장이다.

물론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06년 4월부터 6월까지 조합원 분양신청을 치른 미아뉴타운 제6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이운호)은 그 해 9월 1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조합원의 반대로 총회가 무산됐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부담금이 높다며 조합원들이 불만을 제기했고, 공사계약의 조정을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 담당자는 최초 시공사 선정 당시와 달리 공사비와 마감재 등의 물가인상내역과 함께 사업조건의 변경 등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조합원들의 의사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아뉴타운사업에서 첫 번째 주자라는 특수성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라는 새로운 법 체제 아래에서 겪는 성장통과 같은 것이었지만 당사자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시기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운호 조합장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시행 이후 사업조건이 급격하게 변경됐는데, 미아6구역이 신법으로 적용 받는 첫 사업장이다 보니 조합원들의 예상을 빗겨갔었던 같다”고 말했다.

미아6구역은 뉴타운과 도시정비법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법제에 의해 적지 않은 부담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재개발과 재건축사업에 대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던 시기였던 만큼 조합원들의 거센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리라. 소위 아파트 한 채를 공짜로 얻고 웃돈을 받는다는 조합원들의 환상 혹은 기대가 더 이상 성립될 수 없는 시기였던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이뤄진 초기 정비사업시장은 높은 개발밀도와 자유로운 분양시장 등 여건이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이에 대한 규제차원에서 등장한 도시정비법과 ‘선계획-후개발’ 개념이 도입된 뉴타운사업이 결합돼 조합의 사업성은 기대와 달리 상당히 떨어지게 됐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관리처분단계에서 신속하게 진행되어 오던 사업추진이 가로막힌 미아6구역은 조합원들의 반대 입장을 거부하지도 곧이곧대로 수용하지 않은 절묘한 균형감각을 발휘했다. 일단 총회를 다시 갖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그 기간동안 삼성과 재협상을 거쳐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조합원들에게 미아6구역의 사업내역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했다.

조합의 이런 노력 때문이었을까? 약 한 달 뒤 열린 두 번째 관리처분총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조합은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도 있지만 향후 미아뉴타운이란 큰 그림에서 얻을 수 있는 자산의 부가가치에 초점을 두고 조합원을 설득했고, 한편으론 삼성과의 줄다리기 끝에 평당 공사비 2만원 삭감이란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당시 이운호 조합장은 “초반 경제적 부담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여타 아파트와는 다른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가치 상승이 분명 이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었다.

작년 4월 30일 대대적인 착공식을 갖고 신축 공사를 시작한 미아6구역은 현재 지상 5층까지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다. 전체 공정율은 30%를 돌파하고 있으며 2010년 5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