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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권도 환골탈태…대단지 아파트 속속 입주

규제완화로 2만여 가구 재건축 가속도 붙어


서울 강동구의 위성사진이 달라지고 있다. 암사동 일대에 3000여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입주를 시작한데다 재건축 공사중인 아파트가 속속 집들이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용적률 및 소형 아파트 의무 비율 등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아왔던 규제들이 11ㆍ3대책으로 대거 풀리면서 2만여가구가 넘는 재건축 단지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후단지 속속 새 옷 갈아입어=강동구는 서울에서 재건축이 가장 활발한 곳 중 하나다. 5층 이하의 저층 노후 단지들이 많아서다.

강동구에선 지난해 7월 프라이어팰리스(옛 강동시영1차ㆍ1622가구)가 입주한 이후 올해 9월 롯데캐슬퍼스트가 집들이하면서 스카이라인이 변했다.

롯데캐슬퍼스트는 지하철 5호선 명일역과 8호선 암사역 사이에 있는 단지로 총 40개 동에 3226가구(85~201㎡)가 들어선 매머드급이다.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하고 있는 고덕아이파크 역시 1142가구의 대단지다. 내년 9월 입주 예정이다. 천호동의 임광그대가(134가구)와 성내동 세양청마루(66가구) 등도 내년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오래된 단독주택 등이 몰려있는 천호동 일대 41만2000㎡에선 천호뉴타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6400여가구의 새 아파트가 선보일 예정이다. 또 강일동 일대 89만㎡(강일지구)에 6400여 가구가 내년 6월 완공 예정으로 공사 중이다.

강일지구 옆 상일동 일대 58만㎡는 강일2지구로 개발되고 있다. 2010년 11월까지 3500여 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강동구 내에서 재건축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14개 단지 2만여가구다.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단지는 성내동 미주아파트 244가구다. 이미 사업시행인가 절차까지 마쳤지만 용이번 대책으로 용적률을 높일 수 있게 돼 사업시행인가를 다시 받기로 했다.

둔촌주공 1단지 등 7개 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추진위 설립 승인을 받은 단지는 길동 신동아 1ㆍ2차 등 3개 단지다. 고덕시영 등은 구역지정 공람단계이고 고덕주공2단지는 구역지정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고덕주공3단지는 추진위 설립을 준비 중이다.




거품 많이 빠져 급매물 노릴만

◇강남권과 어깨 견줄까=강동구는 강남권과 붙어 있으면서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한강 옆이고 녹지 공간이 많다. 지하철 5호선이 지나고 올림픽대로ㆍ중부고속도로를 끼고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

기존에는 소형 주택이 많았지만 재건축 등으로 중대형이 늘어나면 강남권 못지 않은 고급 주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인근 송파신도시 개발에 따른 후광 효과도 예상된다. 강일지구에는 1만 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이는 첨단업무단지 조성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배후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단점은 대중교통을 이용한 강남권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강남까지 가는데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한다. 지하철 9호선도 송파구 방이동까지만 연결된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강남과 바로 연결되는 교통여건이 갖춰져야 강남보다 저평가됐던 집값이 개발 바람을 타고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파신도시 개발 후광효과 기대


▲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사업이 진행되면서 강동구가 강남 못지않은 주거
단지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저가 매입 기회=재건축 대상 저층 단지들의 가격이 약세다. 재건축 조합원 매물은 2006년 11월 고점 보다 30% 이상 내렸지만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덕주공3단지 42㎡은 3억20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롯데캐슬퍼스트도 약세다. 112㎡는 입주 후 1억원 가량이 내려 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132㎡는 7억7000만원 선으로 두 달새 역시 4000만원 이상 내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거환경이 쾌적한데다 강남권과 가까운 반면, 집값이 약세여서 강동구의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고덕주공2단지 실로암공인 양원규 사장은 “서울에서 주거환경이 이처럼 뛰어난 단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집값 약세기가 실수요자에겐 저가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지난해부터 강동구 내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라며 “현금을 들고 있으면 더욱 좋은 조건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강동구 재건축 단지 급매물을 적극 노려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고덕동 K부동산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강동구 내 재건축 아파트가격에도 거품이 많이 끼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1년간 집값이 많이 하락했고 일부 급매물의 경우 집값이 급등하기 직전의 가격으로 내려간 경우도 많으므로 지금은 거품을 뺀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전셋값도 약세다. 전세 물량은 넘쳐나는 데 수요가 따라주지 않아서다. 특히 중대형아파트의 약세가 뚜렷하다. 롯데캐슬퍼스트 85㎡과 112㎡ 전셋값이 각각 1억3000만원으로 같지만 그나마 85㎡ 소형아파트만 가끔 계약이 된다.

경기 침체에다 고물가 영향으로 관리비라도 아껴보려는 수요자들이 많아서다. 같은 면적 대 잠실 새 아파트 전셋값보다 1억원 가량 싸다. 웬만한 강북권 노후 아파트 전셋값보다 낮은 수준이다. 암사동 가람공인 관계자는 “전셋값이 많이 떨어진데다 물량도 많아 전세 세입자에겐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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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옥 기자 입력 2008/11/25 1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