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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하는 거야 마는 거야”



2009.04.13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지난달 말에 집을 팔았어도 양도세 예정신고는 5월까지만 하면 되니 좀 기다려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3주택자의 양도세와 관련해 강남의 한 세무서에 문의한 결과다. 정부가 지난달 16일 이후 양도분부터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키로 하고 시행에 들어갔지만, 일선 세무서에서는 관련 업무를 뒤로 미루고 있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세 폐지를 담은 세법 개정안이 국회에 표류하면서다. 만에 하나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주택 거래 현장에서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노원구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팔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며 “지난달 정부의 발표를 믿고 팔아버린 집주인들은 더 혼란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가 지난달 16일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어 되돌릴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조차 “투기 우려 때문에 양도세 중과 폐지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야당은 이미 지난달 정부 발표 이후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이라며 반발해 왔다.

4•29 재보선이 변수

이 때문에 4월 임시국회에서도 세법 개정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29 재보선을 앞두고 있어 역풍을 우려한 한나라당이 섣불러 ‘부자들을 위한 감세안’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세법 개정안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나라당은 양도세 중과 폐지안에 대한 당론을 확정키 위해 15일 정책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만약 여기서 반대 당론이 확정될 경우 사실상 세법 개정안 원안 통과는 어렵게 될 전망이다. 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보류된다면 이미 기본세율로 세금을 납부한 다주택자의 경우 세금을 더 추가로 더 내야 한다.

다행이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 것 같다. 양도세는 양도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내면 세액의 10%를 공제해 주는데, 세금 추가 할인을 위한 조기 납부 기간이 2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16일 이후 양도한 사람이라도 아직 세금을 납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투기지역 해제를 두고 수개월째 갈팡질팡 하는 등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해 시장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남구 개포동명공인 이형관 사장은 “시장 활성화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어 오히려 시장만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