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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조 복합단지 개발사업 잡아라
2008-03-19 05:00:00


‘총 50조원의 공모형 복합단지 개발사업을 잡아라.’

미분양 대란으로 주택사업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공모형 복합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사업은 공공-민간 합동형으로 추진돼 리스크가 적은 데다 규모는 수조원대로 일감(사업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이들 대단위 복합단지 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로 복합단지 개발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이들 사업은 대부분 프로젝트별로 사업비가 1조원이 넘는 매머드급이어서 물량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로서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복합단지 개발 31건 50조원 규모

18일 건설업계와 학계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진행 중이거나 추진 중인 복합단지 개발사업은 31건으로 사업비가 총 50조원에 달한다. 서울지역이 송파신도시 중심상업지역 개발사업을 비롯해 총 9건이고 수도권이 15건, 인천 4건, 지방 3건이다.

서울지역은 송파신도시, 구로구 가리봉 도시정비사업 및 동작구 사당복합단지 개발과 강남구 수서 지하철 역세권 개발 등이 주목받고 있다.

송파신도시는 지하철 5호선 마천역과 분당선 전철 복정역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상복합 및 업무용 시설이 들어선다. 인구 12만명의 중심상업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시행자인 토공측은 내년 9월 아파트 분양 이전에 서둘러 개발계획안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가리봉 pf사업단지에는 전략적인 유치시설인 호텔과 컨벤션, 상업, 업무, 주상복합 등 대단위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공은 pf개발면적을 5만㎡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올해 민간사업자를 선정키로 했다.

가리봉 pf사업은 총 개발면적이 28만㎡로 주공은 오는 2013년까지 이 일대를 서울 서남권의 디지털 비즈니스 시티로 개발할 예정이다. 주공은 이 사업과 함께 대규모 쇼핑몰과 업무단지, 주거단지(5000가구)를 건설키로 했다.

수도권의 경기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용지에는 백화점·할인점·갤러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판교역세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만 해도 사업비 5조원에 건축 연면적이 121만6000㎡에 이른다. 이 중 상업ㆍ업무시설 면적만 88만4000㎡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에는 비즈니스파크, 파워센터 등이 pf사업으로 계획돼 있다. 모두 올 상반기 중 사업자 모집공고가 나갈 예정이다.

경기도시공사 원선희 팀장은 “광교신도시의 경우 명품신도시로 만들겠다는 김문수 지사의 언급이 있었던 만큼 pf사업도 이에 걸맞게 추진될 것”이라면서 “비즈니스 파크는 자족기능 확보에, 파워센터는 문화복합 공간 창출 및 문화시설 유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상업지구 pf사업도 5월 중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청라 pf사업은 청라지구 내 7만2000㎡ 규모의 상업용지와 6만9000㎡의 주상복합단지 등이 조성된다. 토지가격 6000억원을 포함해 총 2조원 안팎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건설업체 pf사업 수주에 ‘올인’

대형 건설업체는 새로운 물량 확보를 위해 공모형 pf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시공능력 순위 20위권 이내 업체들은 나름대로 전담팀을 구성해 수주에 나서고 있고 중견업체는 컨소시엄 참여 형태로 사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공모형 pf사업이 대부분 민·관합동 방식이어서 리스크도 적고 복합단지 개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지역의 경우 현재까지 은평뉴타운 복합단지와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사업, 상암 dmc랜드마크빌딩, 행당지구 주상복합 등 4건이 공모됐다. 앞으로 수색역세권 개발사업, 송파신도시 복합상업시설 개발사업, 가리봉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이 잇따라 공모될 예정이며 상위권 대형 건설업체는 모두 수주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인천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상반기 중 공모가 추진된다. 이 사업은 부지면적이 95만7000여㎡에 달하고 사업비도 7조원에 이른다.

대우건설과 삼성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이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 청라pf사업은 롯데건설과 금호건설이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건설과 두산건설 등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치솟는 땅값이 사업 최대 걸림돌

복합단지 개발사업에 대형 건설업체뿐 아니라 중견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출혈경쟁으로 사업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복합단지 개발사업 예정지 대부분이 개발호재로 인해 땅값이 크게 올라 자칫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을 보장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사업물량 확보를 위해 고가로 부지를 매입한다면 서울 성동구 뚝섬 주상복합과 같이 분양가가 크게 오르는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면서 “이는 상업용지 공급 입찰을 최고가낙찰제(최고 금액을 써낸 업체가 낙찰받는 방식)로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부지 매입비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pf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