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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 億 億 비명지르는 집값 정부대책 '콧방귀' | 부동산관련알짜정보 2006/11/05 20:50



億·億 비명 지르는 집값…정부대책 ‘콧방귀’

[경향신문 2006-11-05 18:39]


지난 4일 경기 파주시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는 대부분 문을 닫아 분위기는 썰렁했다. 정부가 검단과 파주에 투기 합동단속반을 투입한 이후 영업을 쉬는 업소가 늘었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집값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이곳에 만난 허모씨(40·경기 일산)는 “지난해 4월 파주에 1억5천만원을 주고 30평형 아파트를 샀는데 지금은 2억4천~2억7천만원까지 오른다고 하기에 한번 들러봤다”면서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어 일단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소에 붙은 전화번호를 통해 연락을 한 ㅇ부동산 사장은 “집을 사려는 문의전화가 많이 오지만 지금은 매물이 없어 돈을 들고 와도 계약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분양가를 낮춘다는 대책을 내놓은 뒤에도 여전히 집값은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검단지역에서도 집값이 너무 올라 사려는 사람도 살려는 사람도 없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정부가 검단신도시 개발과 파주신도시 확대 등 신도시 개발방안에 이어 지난 3일에 일주일만에 신도시 분양가 인하와 공급확대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번 떨어진 정책신뢰도 때문에 백약이 무효가 된 최악의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적극적인 공급확대로 돌아섰지만 분양원가 공개 등 주택공급과정의 투명성 확보 방안이나 투기이익 환수 조치 등이 빠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말발이 안먹히는 정부대책=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1.29% 올라 2002년 이후 주간 상승률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1.12%)와 경기(1.35%)지역도 여전히 1%대 이상의 급등세를 이어갔다. 인천도 신도시 발표 이후 서구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면서 전주 상승률(0.07%)보다 훨씬 높은 0.28%나 뛰었다.

지역별로는 구리시(3.18%), 수원시(3.09%) 등 경기 지역 대부분의 지역이 2~3%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각종 규제에 얽혀있는 재건축 아파트는 1.39% 올라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구리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모두들 집을 사겠다고 난리인데 가물에 콩나듯 나오는 매물은 한달 전보다 1억원 이상 높은 게 대부분”이라며 “가격 괴리가 커 발길을 돌리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공급 확대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정부 의도와 달리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용인시 수지읍의 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도시 분양가가 얼마나 낮아질 지 아직 모르고, 공급을 늘리려해도 몇 년은 걸릴텐데 당장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답답한 공염불일 뿐”이라고 말했다.
◇알맹이 빠진 정책방향=정부의 주택정책은 지난해 8·31부동산대책 이후 급격히 공급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그러나 분양원가 공개 등 주택공급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건설업체의 폭리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경실련 윤순철 시민감시국장은 “지금도 건설업자들이 건축비 및 부대비용 등을 과다 계상하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11·3대책으로는 고분양가 구조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신도시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높여 주택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는 쾌적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기존 신도시 개발방향을 뒤집은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환경단체의 반발만을 걱정할 뿐 급격한 정책변화에 따른 역효과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흔적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결국 눈앞에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책이 갈 지(之)자로 우왕좌왕할 뿐 근본적인 주택정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당초 거론됐던 주택담보대출 총량을 규제하는 등의 금융정책이 11·3대책에는 빠져 있어 알맹이가 없다는 비난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집값 폭등과 불안심리 확산으로 주택담보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은 강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종학 경원대 교수는 “현재의 주택담보대출은 실수요자와 투기수요를 구분하지 않고 있는데다, 변동금리를 적용하면서 가계부담이 커져 부동산시장과 가계파산의 시한폭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주택담보대출이 부동산투기의 자금줄 역할을 해 집값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끊기 위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재현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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