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닥스클럽의 봉준호씨가 뚝섬에 대하여 쓴 글입니다. 현시점에서 뚝섬을 아주 분명하게 분석한 글이라 공유하고 싶어 올립니다. 6월 16일 쓴 글인데 그 이후에 1구역 시공사가 정해졌고 4구역도 조만간 정해진다고 하니 감안하고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강북과 강남의 격차는 사회의 문제다.
주요아파트 동일평형의 가격차이는 3배에서 5배,사람들은 조금더 좋은 환경을 찾아서 강남으로 이동한다. 조금더 넓은 보행공간과 새빌딩들,좋은 학군과 커뮤니티,번화한상가... 이런것들이다.
정부가 강북에 투자해 이러이러한 조건들이 강남보다 좋아질수 있다면 강북 아파트가격은 강남 만큼 오르고, 그 수익율도 지금의 격차만큼이나 대단할것같다.
정부와 서울시는 각종강북개발 프로젝트를 내놨다.
뉴타운,서울의숲,민족공원,자립형 사립고 등등이다.그중 가장 빨리 할수있는것은 대규모 녹지와 생태공간을 기반으로 강남과 수도권인구를 빨아 들이는 것이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1가 685번지, 뚝섬일대에 35만평의 서울의 숲이 들어선지 1년이 됐다. 총 2,500억원의 공사비가 들었고 아직까지는 서울에서 가장 큰 평지공원이다. 그러나 서울의 숲은 아직 미완성이다.새로심은 나무의 키는 3미터를 넘지 못하고 숲의 구역입구에는 낡은 뚝도정수장이있고 뚝섬의 종전흔적들... 경마장터,유수지와 학교도 그대로있다. 뚝섬은 공원구역33만평과 역세권지구 2만5,000평으로 나누어 개발이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숲을 조성하면서 한구석 2만5,000평을 뚝섬특별계획구역으로 정하고, 옛 경마장 부근 1만 6,540평을 잘라내서 상업지역으로 분양했다.

2005년 6월 29일, 뚝섬상업용지는 도심주택용지부족과, 대형 녹지공간을 끼고 있다는 잇점을 매개로 공개입찰을 거쳐 아주 비싸게 팔렸다. 3블록으로 쪼개져 팔려간 땅값은 1구역 5,292평, 2,998억원(평당가 5,665만원), 3구역 5,507평, 3,824억원(평당가 6,943만원), 4구역 5,742평 4,440억원(평당가 7,732만원)이었다. 2구역은 체육시설 부지로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고 낙찰가격은 서울시 내정가격의 2배를 넘어서는 초고가 분양금액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서울시는 단순계산으로 1조 1,266억원을 벌어들였다. 서울시는 추첨으로 분양했어야 할 땅을 공개입찰 함으로써 큰돈을 챙기게 됐지만 부동산가격 상승의단초를 제공해서 큰 부담을 안게됐다. 결국 잔금 납입도 순조롭지 못했다. 입찰보증금 10%를 제외한 90% 잔금납부까지 기간은 2005년 8월 29일까지, 낙찰일로부터 2개월이었지만 3구역을 낙찰 받은 대림산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2개 시행사는 잔금을 못 구해 1년간 연체에 들어갔다. 연체이자는 년 15% 수준...2005년 8월 29일 이후로부터 1구역은 매일 1억 1,000만원씩, 4구역은 매일 1억 6,000만원씩 연체이자가 붙어왔다. 그나마 연체가능기한도 2006년 6월 29일까지 1년간이다. 29일까지 잔금이 안 들어오면 이미 낸 계약금은 서울시에 귀속되고 재입찰에 부쳐지게 되어있다.


① 시공사 잡기 어려워 난항

시행사는 대개의경우, 사업가능한 땅을 찍고 10% 정도의 계약금을 낸다.그리고 시공사를 끌어들여 잔금을 해결하고 인허가를 내고 분양에 들어가 수익을 창출한다.
1구역과 4구역을 낙찰받은 시행사는 서울시에 10% 계약금을 납부하고 2개월 내 잔금을 납부하기 위해 시공사와 접촉했다. 그동안은 이런류의 프로젝트는 얼마가 됐든 땅의 계약자만 되면 시공사의 연대보증을 받고 은행으로부터 땅값의 남은 금액을 빌리는 것이 수월했다. 그러나 이번경우,시공사를 선정한 후에 분양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는 계획은 어그러졌다. 공개입찰과 비슷한 시점에 나온 2005년 8월 31일,고강도 부동산 대책예고와, 고가 입찰금액에 따른 시공사들의 주택분양가에대한 부담감, 주거비율이 당초 70%에서 50% 이내로 줄여진 불리한 옵션, 용지낙찰자들에 대한 일제 세무조사 등으로 시행사는 시공사를 잡지 못하고 난항을겪게 되었다. 벌써 1년이 다가온다, 2006년 6월 29일까지 잔금을 못 내면 땅은 재입찰해야된다. 서울시도 목하고민이다. 말 많은절차를 한번 더 반복해야하는 재입찰이라는것도 부담스러울 뿐만 아니라 과연 그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가 성공할 지도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② 평당 분양가 4,000만원설

뚝섬 상업용지가 고가에 낙찰되자 각종 언론은 주상복합 평당 분양가 4,000만원 예상이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고가의 택지비는 결국 세대당 고분양가로 이어지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계약금보다 더 많은 1년간의 토지연체비가 더해져 평당 5,000만원도 부족하다는 말이 나돈다.뚝섬용지 계약직후 높은 예상분양가가 나오고, 판교 때와 똑같이 인근지역 부동산들은 춤을 추었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이 다리건너 압구정동이다. 압구정동은 뚝섬이 4,000만원이면 우리도 당장 그이상은 간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로 뛰어올랐다. 압구정동 50평대가 20억이 넘어가면서 물건들도 자취를 감췄다. 재건축이 불가능해도, 아무리 노후화된 단지여도, 확실한 개발이슈만 있으면 아파트 가격은 올라갈 수 있다는 실례를 보여준 경우다. 비싸게 땅은 팔았지만 서울시에서 볼때 4,000만원은 멀게 느껴지는 분양가다.지금까지 서울시 동시분양의 최고기록은 서초동의 롯데 빌리지 재건축 더 미켈란 99평형 3,194만원이다.
여기에 1,000만원 이상을 더 붙여야 채산성이 나오니 시행사 입장에서 뚝섬은 너무
어렵다.

③ 주거비율 50% 이내

뚝섬 상업용지를 산 회사들은 서울시가 명시한 조건에 따라 건축을 해야 한다.1,2,3구역 필히 주거,상업,문화,업무복합단지를 건설해야한다. 1구역은 교육, 문화, 복지시설을 연면적단위로 환산해서 50% 이상 건설해야 하고, 3구역은 오피스 등 업무시설을 50% 이상, 4구역은 호텔 및 전시장을 50% 이상 설치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확실히 수입이 보장되는 주거부문의 비율은 그리 크지 않다. 분양대상 아파트의 분양가격도 문제지만 나머지 시설을 판매해야 하는 어려움이 더욱 크다. 3구역을 분양받은 대림산업은 시행사이자 시공사이고 50% 부분을 오피스를 짓고 판매하거나 사옥으로 쓸 생각이다.
따라서 아파트만 잘 팔리면 3구역은 해결이 된다. 1구역과 4구역은 땅매각조건의 완성이 조금 더 어렵게 느껴진다.
아이디어와 독특한 컨셉으로 난제를 슬기롭게 잘 풀어야 살아날수 있다. 잘 만들어진 단지계획을 만들어 낸다해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누가먼저, 이미 정해진것이나 다름없는 사상최고가로 주거시설 판매계획을 내놓느냐하는것이다. 최고분양가 나올경우 허가시 진통과,따가운시선과 언론의 뭇매,정부의 압박을 피할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④ 성수동 준공업지역

뚝섬은 왕십리부도심,한양대,건국대,성수동과 연결된다. 뚝섬권역에서 그나마 상업화 된지역은 건대역 부근이다.건대역 스타시티와, 능동로 주상복합구역,뚝섬특별설계구역으로 이어지는 고급주거벨트가 살아나야 분양계획중인 주거시설이 힘을 받는다.서울숲에 인접한 성수동 일대는 서울의 유명한 공업지역이다. 각종 금속, 인쇄, 공업사, 카센터, 정비공장 등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따라서 주택지보다는 공기도 안 좋고 동네 분위기도 일반적으로 까맣다. 대부분 이곳에서 오랜시간동안 생계를 꾸려온 자영업자들이어서 일반재개발구역의 주택처럼, 이주나 철거나 쉬울것같지 않다. 사이트 바로 옆에 오래된 대규모 공업지역이 존재한다는 것이 뚝섬이 강남처럼 고급 주거지역으로 뒤바뀌기 어려운 대표적인 이유이다.


◆ 유턴 (U turn project)의 시발점 뚝섬

서울시는 용산권과 뚝섬권을 중심으로 강북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유턴(U-turn)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용산은 미군이 이전하는 미군부대를 대형공원화하여 생태도시로 만들고, 뚝섬은 35만평 서울의 숲을 근간으로 복합문화타운 및 고층주거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뚝섬의 개발은 2009년쯤 분당선의 연장과 역세권 뚝섬상업지역의 개발로 윤곽을 들어낼 것이다. 뚝섬의 개발계획은 성동구에서 광진구까지 광범위하다. 총 340만평에 이르는 이곳은 아직 주거지와 공업지역, 유원지가 혼재된 어수선한 지역이기는 하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의 기반자체가 아주 평탄한 지역이고 자력 재개발이 블록별로 비교적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국가의 지원과 개발을 위한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상당량의 개발붐이 일어나는 지역이 될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5년,용산과 뚝섬개발의 성공이 강북을 되살리느냐 버려진 땅으로 만드느냐의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따라서 뚝섬은 앞으로 서울시가 전력투구하는 지역이 될 듯하다. 2008년, 선릉에서 왕십리까지 전철이 이어져 서울의숲역이 생기고 주상복합 아파트와 호텔, 전시장, 오피스, 학원,문화시설이 완공되어지면 뚝섬은 모습을 갖추고 인근지역 개발의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왕이면 자립형 사립고도 들어와 명문학군이 형성되었으면 좋겠다.그러나 2006년 지금 뚝섬의 모습은 다리건너 강남의 스타일로 변화하기엔 멀고도 감이 오지 않는 색다르고 어수선한 풍경으로 그려져 있다.


- 봉준호 (건축사, 프리미엄 부동산 컨설턴트, 생활칼럼니스트), drbong@daksclu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