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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양도세 형평성 논란…세제개편 서민들 불만
경향신문 2008-09-11 18:26:05





정부가 지난 1일 세제개편안을 통해 발표한 양도소득세 개편 방안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양도세 부담 완화는 ‘부동산 투기부양책’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양도세 개편안으로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게 된 계층에서는 “왜 우리만…”이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양도세 개편안에 따른 수혜가 주로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로 일컬어지는 부유층에게 집중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1. 실거주 요건 강화로 두 번 울게 돼

김모씨는 1992년 은행 대출을 끼고 서울 방배동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현재 자신의 방배동 아파트는 전세(3억원)를 주고 경기 안양시에서 전세를 살고 있다. 퇴직한 김씨는 시세가 6억5000만~7억5000만원인 방배동 아파트를 팔아 자영업을 할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세무사에게 문의한 결과 어림잡아 양도세를 최소 6000만~7000만원 이상 내야 할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

직장 문제 등으로 자신의 집에서 거주한 기간이 1년밖에 되지 않은 김씨는 2004년 양도세 비과세가 되는 실거주 요건이 2년으로 강화되면서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씨는 “이번에 양도세 실거주 요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되레 3년으로 강화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10년 전 강남에 2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한 뒤 계속 거주한 사람들은 10억원에 팔아도 양도세가 100만원에 불과하다던데 정부가 양도세제를 불공평하게 개편하는 것이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2. 9억원짜리 한 채는 양도세 0원, 두 채 합쳐 6억원이어도 중과세(50%)

기획재정부는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는 고가주택 기준 금액을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하면서 2000~2007년까지의 주택가격 상승률(58.8%)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실거주 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부담을 거의 면제해주는 선진국들의 사례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 강북과 경기 신도시 지역에 소형 아파트를 두 채 갖고 있는 이모씨는 재정부의 이 같은 설명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씨는 2005년 가을 자녀 교육문제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이사했다. 하지만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어쩔 수 없이 1가구 2주택자가 됐다. 현재 두 집을 합쳐 시세 6억원 안팎이다. 두 채 모두 보유기간(3년)과 실거주 기간(3년)이 비과세 요건을 충족했지만 이씨는 1가구 2주택자라는 이유로 집 한 채를 팔 때 양도세 중과세(50%) 대상에 해당한다. 이씨는 “9억원짜리 집을 판 사람은 양도차익이 얼마이든지 한 채라는 이유로 양도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1가구 2주택자는 무조건 양도세를 중과세하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3. 위장전입이라도 해야 하나?

서울 강북지역에서 전세를 살면서 경기 용인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정모씨. 현재 용인 지역은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실거주 요건이 없지만 내년부터는 실거주 요건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정씨는 고민에 빠졌다. 더구나 올들어 지금까지 용인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2% 가까이 내려 과천 다음으로 하락 폭이 크다.

정씨는 “잔금 청산일 등을 감안하면 새 규정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상치 못한 실거주 요건 강화로 양도세를 절감하려면 용인으로 이사를 가거나 위장전입이라도 해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실거주 기간 강화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3년 실거주 요건을 수정, 보완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자 “실제 거주한 주택에 한해 세제지원을 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라며 “정부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