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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위성도시 집값 ‘북고남저’
과천•성남•하남은 내리고 vs 고양•의정부•구리는 오르고





과천•성남•하남시와 고양•의정부•구리•남양주시. 서울과 바로 붙어 있는 수도권 주요 지역들로 서울의 위성도시들인 셈이다.

그런데 이들 집값이 지역별로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한강을 기점을 북쪽 지역 집값은 시장 침체에도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남쪽 지역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위성도시들에서도 ‘북고남저’ 현상이 뚜렷한 것이다. 이유도 가지가지다.

과천 “아, 옛날이여”

2006년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기록됐던 경기도 과천시. 하지만 과천 집값은 지난 해를 기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올 상반기에만 7% 내렸다.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해 1년간(5% 하락)보다도 많이 떨어졌다. 2006년 하반기 과천 인근에 강남을 대체할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면서 과천지역 내 모든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를 탔던 것과는 딴판이다.

7월 들어서도 가격 약세가 어어져 8월 25일 현재까지 두달새 1.84% 내렸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에 따르면 이 기간 경기도 전체 아파트값은 평균 0.47% 올랐다.

부림동 주공8단지 102㎡는 올 초 7억8000만~8억원에 매물이 나왔으나 지금은 7억2000만원까지 내렸다. 가격 하락에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매매 거래도 끊겼다. 과천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재건축 기대감이 한풀 꺾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주공3단지 재건축 아파트(슈르래미안, 3143가구) 입주로 매물이 크게 늘어난 것도 과천 집값 하락의 원인이다. 중앙동 한 공인중개사는 “그나마 남아 있는 수요마저 3단지 급매물에만 관심을 보여 기존 주택 매물 적체가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남시, 풍산지구 '입주 쇼크'

성남시 역시 분당신도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지역 전체 부동산시장에도 냉기가 감돌고 있다.

서울 동남쪽 끝자락과 맞닿아 있는 하남시도 요즘 매매시장이 썰렁하다. 가격도 내림세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에 따르면 하남시 아파트값은 지난 한주 동안 0.15% 내렸다. 경기지역 전체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이 0.04%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접한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하남지역 부동산시장도 덩달아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여기에다 올 3월부터 시작된 풍산지구 아파트 입주로 매물이 남아 도는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이다. 풍산지구 옆에 있는 에코타운 109㎡는 한 때 5억5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요즘엔 4억5000만~4억7000만원까지 내렸다. 신장동 D공인 관계자는 “입주를 마무리하지 못한 단지들이 적지 않은 데다 대출 규제에다 금리 상승까지 겹쳐 매물은 느는 데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아 가격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북부권, 개발 재료 안고 상승세 지속

반면 고양시와 의정부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 북부지역은 저평가 인식과 함께 풍부한 개발 호재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경기 불황과 금리 상승 등으로 매수세가 다소 주춤한 편이지만 시세보다 조금 싼 소형 주택 매물에 대해서는 입질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 노원•도봉구와 가까운 의정부시에서는 경전철 건설과 미군기지 이전, 광역행정타운 조성 등 여러 개발 호재로 집값 상승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의정부 아파트값은 올 들어서만 29.47% 올랐다. 호원동 우남2차 109㎡는 1년 새 5000만원 이상 올라 2억8000만∼3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고양시도 집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한달새 아파트값이 0.51% 올랐다.

행신동 등 서울과 가까운 곳에서 상승세가 뚜렷하다. 가격 상승 폭은 7월 이후 다소 줄었지만 시세보다 싼 매물을 사겠다는 수요는 꾸준하다는 게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행신동 강가공인 관계자는 “주변 뉴타운 개발과 함께 내년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 호재에 힘입어 일산신도시와의 가격 차가 점차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남양주지역 아파트시장도 과천 등 경기 남부권과는 사뭇 다르다. 남양주시는 2010년 경춘선 복선 개통이 예정돼 있는 퇴계원면과 덕소뉴타운 수혜가 예상되는 와부읍 일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오름세를 타고 있다.

구리 교문동 금호베스트빌 79㎡는 2억5000만~3억20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4000만원 이상 올랐다. 수택동 신토평공인 관계자는 “올 들어 인근 서울 중랑구와 강북권 아파트값이 뛰자 덩달아 구리 아파트값도 오름세를 보였다”며 “아직까지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급매물을 잡으려는 입질이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