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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교류 확대·입지·지자체 의지 '3박자'…비상하는 평택항

화물처리 성장률 年33%…"10년내 국내 1위" 야심

평택=장현일 기자 hichang@sed.co.kr


23일 오전11시 평택항 자동차수출전용부두(9ㆍ10번 부두). 다음날 미국ㆍ유럽ㆍ중동 등지로 수출되기 위해 기아차 수출용 자동차 야적장에는 8,000여대의 차량이 빼곡히 정리된 채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아산 현대자동차 공장 등에서 생산된 차량들이 수출자동차 전용 카캐리어(자동차 운반 전용차량)에 실려 쉴 틈 없이 항구 출입문을 들락거렸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보잘 것 없는 시골 포구에 불과했던 평택항이 지난 1990년대 항만 건설 본격 이후 대(對)중국 교류 확대 영향 등으로 국제항으로서의 위상을 갖추며 본격 비상하고 있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10년 내에 국내 제1위의 부산항을 제치고 국내 최고의 물류허브 항구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8개(컨테이너 2선석 포함) 선석을 갖춘 평택항의 화물처리 실적은 2006년 4,423만5,000톤이었으나 올 들어 상반기까지 2,622만3,705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52만4,554톤보다 10.7% 늘어났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은 올해 평택항 처리 물동량이 5,300만톤을 크게 넘을 것으로 추산했으며 오는 2011년 1억1,224만여톤, 2015년에는 1억4,965만4,000여톤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택항이 서해안 주요 항만으로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천혜 입지에서 한국ㆍ중국 교역 확대와 지자체 개발 의지 등 3박자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택항은 특히 웨이하이ㆍ옌타이, 칭다오ㆍ다롄, 상하이 등 중국의 주요 항구들까지 하루면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까지 있어 대중 물량이 몰리면서 급성장의 발판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로 평택항의 연평균 화물처리 성장률은 전국 최고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33%의 성장률을 이어가는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부산항은 5%, 광양항은 9.6%, 인천은 12.8%, 울산은 3.6%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항구 반경 10㎞ 안에 포승공단(686만4,000㎡)을 비롯해 아산 현대차, 서산 기아차 공장과 아산 삼성전자 탕정공장, 태안의 현대제철ㆍ동부제강, 당진 화력발전소 등 국내 굴지의 수출공장들이 포진했기 때문이다.

인구도 1997년 34만7,000여명에서 2007년 말 현재 40만2,400여명으로 10년 동안 5만5,000여명이나 늘어났다. 자연히 주변에 음식점이나 주류업소 등 생활업소들도 덩달아 늘어나면서 지역경기 역시 활력을 누리고 있다.

평택항에 근무하는 양준석(46)씨는 “공단이 새로 생기고 항만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지역경기가 살아나 주민들의 생활형편도 나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추세라면 평택항이 국제항의 모습을 갖출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평택지방해양항만청의 한 관계자는 “2011년까지 모두 52개의 선석이 개발되면 국제무역항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5개인 중국 카페리 정기항로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시설부족으로 2004년 12월 이후 중국 항만간 신규항로 개설을 중단한 인천항과 달리 평택항은 현재 2~3개의 신규항로 개설을 추진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배후물류부지 조성사업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는 평택항 육성을 위해 2020년까지 항만 배후단지 조성과 항만 이용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마린센터 건립 등에 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평택항 남쪽에는 현재 2009년 완공 예정인 제1물류단지(160만㎡)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아래쪽 제2물류단지(125만4,000㎡) 조성공사를 위해 준설토투기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한국일보, 입력시간 : 2008/07/23 18: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