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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서부이촌동 ‘일장춘몽’？
[2007.10.07 16:18]


“거래가 완전히 사라졌는데 무슨 시세 동향이 있겠어요. 거기에 ‘전면 수용’한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어 분위기가 상당히 험악합니다.”(서울 용산구 이촌2동 대림아파트 인근 L중개업소 사장)

국제업무단지 개발과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각종 개발호재가 집중되면서 올해 초부터 과열양상을 보여 온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일대 부동산 시장이 지난 8월 말 서울시의 이주대책 발표 이후 얼어붙고 있다. 서울시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8월30일 이후 현지 아파트 매입자에게는 보상을 대폭 축소키로 한데다 서울시가 전면 매수 방식으로 사업을 벌인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매수세가 완전히 끊겼기 때문이다.

7일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국제업무단지 개발의 최대 수혜지역인 서부이촌동 일대는 8월30일 서울시의 이주대책공고가 나기 전까지만 해도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 집값이 폭등했다. 4월 5억원이던 대림아파트 82㎡(25평형)는 8월 8억원 이상까지 호가가 올랐다. 지분값도 폭등해 서부이촌동 일대 10∼17㎡짜리 소형 지분값이 3.3㎡(평)당 1억3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금은 매매가 완전히 사라져 거래시장이 마비됐을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다.

서울시는 이주대책에서 이주대책 공고일 이후 서부이촌동 아파트 매입자의 경우 무주택자에게는 소형 평형을 주고 유주택자에게는 아예 입주권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지역 믿음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2개월 정도 이런 양상이 계속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중개업소도 늘어날 것”이라면서 “최근 한 달 동안 사무실을 운영할 기본적인 수익도 못 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억원까지 불렀던 성원아파트 89.25㎡(27평형)는 소폭 조정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8억원대로 매물이 나왔다.

인기가 높았던 연립주택 13.4㎡(4평형) 경우도 7억8000만원에서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D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지난 8월 가격에서 더 낮추지 말도록 적극 활동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매수인이 없어 거래 소강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서울시가 서부이촌동 개발에 따른 보상 방식을 토지가 아닌 현금으로 보상하는 ‘수용’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분위기는 더욱 침울하다.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수용 방식을 통해 일정 규모 보상금만 받고 쫓겨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성원아파트 거주자 이모씨는 “수용 방식은 개발이익을 기존 거주민에게 나눠주지 않으려는 공권력 횡포”라면서 “강제로 수용당하지 않기 위해 항의집회, 법률적 대책 방안 등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H공인 관계자는 “서울시가 ‘수용’으로 보상 방식을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조직을 구성, 집단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