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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아파트의 독특한 분위기는 무엇보다 '들뜨거나', '한방'을 기대하거나 '우루루'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노숙하고 침착합니다.
재건축도 마찬가집니다. 2년 또는 3년 정도의 불편과 재건축 부담금, 달라질 환경에 대한 낯선 선입견까지를 굳이 계산하지 않더라도, 지금 사는 이 공간에 대해 그다지 불만스러울 것이 없는 주민들의 의식은 '안정'이라는 코드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러나 낡고 빛바랜 무지개는 더 이상 푸른 나무들과 정원의 아늑함이 주는 편안함으로는 보상할 수 없는 '새로운 주거문화'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세입자이건 집주인이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최첨단의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가 활화산처럼 분출될 시간만을 기다리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무지개 재건축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것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물론 가장 시급히 소형과 대형 평형의 의무비율을 조정하는 정부의 조처가 있어야 하겠으나, 그것만 제외한다면 정부의 온갖 제재와 재건축 의무사항은 오히려 조합원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조처일 수도 있겠습니다.
높이 짓되 쾌적하게, 많이 짓되 동간 거리를 넓게, 크게 짓되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조율한다면 조합원들과 정부, 그리고 새롭게 무지개의 주민이 될 모두의 소망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합을 설립하는 문제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다면 무지개 아파트가 반드시 '중층아파트' 재건축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물론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좀더 유리하게 조합원들의 이해를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차분히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앞으로 무지개 아파트의 재건축을 위한 더 전문적이고 더 실질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더 전문적인 애정과 더 실질적인 대안을 가지고 계신 무지개 조합원 여러분의 참여를 고대합니다.
주방의 동선에서 베란다에 비치는 햇빛의 각도와 양까지를 고려한 셈세한 설계, 바람길을 따르고 물길을 다스리는 동 배치, 한 눈에 봐도 아늑하고 살기 좋은 단지 조경, 입주민의 건강을 고려한 나무 터널식 산책로, 환기 잘 되는 지하 주차장, 곳곳마다 특색을 살린 쉼터, 저층부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충분한 정원 조성, 다른 아파트와는 차별화된 노인정과 아파트 관리건물, 아파트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상가 건축 등 차별화된 21세기형 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제안하고, 건의하고, 꾸짖고, 바로잡고, 성원해야 하겠습니다.
무지개인들의 가정에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며 무지개의 미래에 관심이 많은 한 사람으로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