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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드리워진 어두운 재건축아파트 그림자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6~7월 바닥을 찍고 다시 오름세를 타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 값은 8월 들어 또다시 약세 장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이후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되던 모습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선 “거래 없이 호가만 내리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기 일쑤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재건축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왜 가격 탄력 못 받나

현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권 재건축시장 약세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를 꼽는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는 물론이고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 ▶분양가 상한제 시행 임박 ▶처분조건부 대출 매물 등 아파트 값 상승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우선 5월 이후 오름세를 타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값이 약세로 돌아선 것은 법원의 재건축 평형배정 무효판결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많다. 개포동 세진공인(02-572-1270) 이기자 사장은 “재건축아파트는 정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움직임이 큰 데, 8월 들어 법원의 잇단 평형배정 무효 판결 영향으로 뜸하던 거래도 뚝 끊겼다“고 말했다.

재건축 조합원들의 보유 주택 규모에 따라 새 아파트를 배정해오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면서 가격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최근 과천 주공 3단지와 반포 2단지 등 재건축 조합원에게 기존 아파트 크기에 따라 신축 아파트의 크기를 우선 배정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초기 수도권 60여개 재건축 단지의 사업이 지연되거나 미 시행중인 재건축 단지는 사업 자체가 중단될 수도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포주공2단지의 경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입주가 늦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번지면서 매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이 단지 112㎡(34평형) 매매가는 10억7000만∼11억원선, 145㎡(44평형)은 16억∼16억5000만원선에서 멈췄다. 반포동 K공인 관계자는 “싼 매물이 나오면 꼭 연락 달라던 매수 대기자들이 법원 판결 이후 구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고 전했다.

9월부터 시행될 분양가 상한제도 재건축시장에서는 대형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내 W공인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분양가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가 재건축시장의 가장 큰 관건인데, 분양가 상한제 시행은 재건축사업 압박 요인으로 작용해 사업 시기를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도 매수세를 꺾는 주요 재료다. 금융권에 따르면 사상 첫 2개월 연속 콜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8%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동공인은 “지난해까지 집값이 꾸준히 올랐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보유세 부담을 가볍게 여기는 매수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이러한 부담 때문에 입질을 자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건축 초기단계에 있는 단지는 “집값이 정체되거나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고가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매물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관리 처분을 받아 시공 중인 무 결점의 재건축 단지나, 상한제, 개발부담금등 규제를 벗어날 수 있는 관리처분 인가 대기 중인 분양이 없는 중형단지들은 수요, 공급의 불균형으로, 대폭적인 상승 요인을 안고 있어 이러한 단지들이 인근 다른 단지에 상승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배제할 수 없어 지켜 보아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재건축시장 약세 장세가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인 것 같다. 유엔 알 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각종 규제와 그에 따른 시장 침체 영향으로 재건축시장이 사실상 올해 안에 회복되기 힘들어 보인다” 고 말했다.

재건축 단지 매입을 통해 강남 입성을 노리려던 수요자들 역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기존 대출규제에 더해 금리까지 올라 섣불리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잠실동 D공인 관계자는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지금은 집을 살 때가 아니다’는 분위기도 점점 확산되고 있어 시장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특히 처분조건부 대출 등으로 인해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매수세가 사라진 가운데 대기매물이 늘어나면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처분조건부 대출이란 이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은 사람이 투기熾?횬?다른 아파트를 추가 구입하면서 1년 안에 기존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기간 내 주택을 팔지 않으면 강제 경매 처분까지 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처분조건부 대출만 4만60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내 집 마련 정보는 “매물 폭탄을 소화할 만한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잇따른 금리인상 조치는 매도 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매수 심리는 위축시키는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CEO CLUB Assets Plus Institute ( 2007.09.09 10: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