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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투자방식 ***

◆ 때를 사라
“시간과 공간…” 부동산 투자를 한마디로 함축하라고 하면,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부동산 투자는 의외로 간단하다. 보이는 것을 싸게 사서 이익을 남기고 다시 파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 어떤 모습의 부동산을 사는가가 승패를 좌우한다.

우리나라처럼 국가 정책에 의하여 부동산이 움직이는 경우는 “때”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한 듯하다. 외국에서는 그것을 크게 한 묶음으로 “Country Risk”라고 부른다. “때”란 곧 “눈치”를 이른다. 이 정도 상승이 오면 이런 정책이 들어올 것이고, 이 정도 가라앉으면 이런 부양책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직관과 예측, 그리고, 경험치가 부동산으로 돈 버는 기초 요소이다.

다음으로는 경제 시황에 대한 예측이다. 부동산이 내리막으로 들어섰다고 생각된다면 팔고자 하는 사람들은 몹시 다급해진다. 잔뜩 융자를 낀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더욱 더 그렇다. IMF때 더욱 그랬다. 부동산의 본질 가치를 잊어버리고 오직 팔려는 것에만 골몰하게 된다. 오르막장의 튀어 오르는 탄력은 본래의 가치를 넘어서기 마련이며, 내리막장의 떨어지는 탄력 또한 본질의 가치를 지나치게 되고 만다.

가치를 평가 (評價)하는 것도 두 가지 종류가 있다. Valuation과 Appraisal이다.

Valuation은 그 부동산의 내재성, 과거와 미래를 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좋은 투자 대상은 지금은 이 정도 이지만, 장이 좋아지면 2배, 3배 상승이 가능한 Location과 Design, 그리고, 활용성을 가진 경우이다. 그 반대의 경우로 주의해야 할 부동산은, 지금은 고평가 되어있지만, 장이 시들해지면 반토막 날 수밖에 없는 Valuation을 가진 것들이다. Appraisal은 현 시점에 보이는 그대로 점수를 매기는 현시점의 냉정한 감정 평가이다. 과세나 융자, 기준시가 설정을 위한 평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부동산에 투자를 하려면 당연히 Valuation에 의한 투자를 하여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부동산은 사람과 같다. 잠재성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젊은이는 언젠가 큰 인물이 된다. 지금은 늪에 빠져 있어도 건져내기만 하면 명품이 될 수 있는 인간도 있다.

론스타펀드는 우리나라 부동산이 저평가 되어있을 때, 동양증권 여의도사옥, SKC사옥, I타워 (스타타워) 등을 싼 값에 샀다가 몇 년 후 적정가에 되팔아 수천억을 남겼다. 외환은행, 극동건설도 그들의 소유다. 그들은 이 또한 올 연말에 되팔아 수조원을 남길 계획이다. 너무나도 쉽게 돈을 번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그들은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등에 없고, 때”를 샀다. 시간을 담보로 좋은 공간(空間)을 사서 엄청난 수익을 냈다. 골드만삭스도 칼라일도 과감하게 때를 샀다. 그리고, 돈을 벌었다.


◆ 트렌드를 사라
부동산은 Fashion이다. 새롭고, 재미있고, 독특하고, 신기하고, 편리하고, 아름다운 것이 오른다. 지난 몇 년간 단지형 주상복합과 타워형 고층아파트가 그런 것이었다. 단지 안에 헬스클럽도 있고, 큰 슈퍼도 있고, 명품 마켓도 있고, 수영장도 있고, 성처럼 보안이 잘 되어 있어 안전한 곳… 종전의 병풍형 성냥갑 아파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아파트는 수십대일, 수백대일의 청약율을 기록하면서 날개 돋힌 듯이 팔렸다.

앞으로도 10년간은 주상복합이 주택의 대표상품이 될 듯하다. 빌트인이나 디자인이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핸디캡인 통풍과 환기도 개선될 것이고, 모습도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 주상복합은 분양가 자율화가 만들어낸 새로운 패션이다. 그 상품성과 구성력이 앞으로도 훨씬 더 많은 것을 바르고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새롭고, 재미있고, 독특하고, 신기하고, 편리하고, 아름다운 것의 또 다른 패션이 “신도시”이다. 신도시는 꾸역꾸역 오른다. 종전 구도시에서 보지 못한 Fashion과 Trend를 담고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많이 오르는 곳이 대개는 “시범단지”이다. 새롭다는 느낌과 독특하고 신기하다는 느낌을 가장 먼저 주기 때문이다. 강남이 그렇고, 분당이 그렇다. First Impression이 중요하다. 첫번째 새 상품은 후발 상품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 상품이 될 수 있다. 단독주택도, 연립주택도, 다가구도, 다세대도 Fashion을 만들 수 있다. 자연친화형의 Town House Style로 좋아할만한 작품을 만들어 내면 된다.

그러나, Fashion과 Trend는 지극히 대중적인 것이어야 한다. 조금 높고, 대중적이면서 몰아치는 바람과 뜨거움을 담고 있어야 힛트 상품이 된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대중을 몰 수 있는 첨단 상품… 아직은 주상복합 만한 것이 없다. 강렬하고 진하게 다가서는 주상복합이 지금 나온다면 아무리 세금이 무서워도 잘 팔릴 것이다. 상품을 사는 상대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 돈, 조직, 정보, 경험, 용기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10년에 한 번 정도 크게 오르는 장에서 돈과 조직과 정보와 경험과 용기를 가진 사람들은 10년 먹거리를 번다.

부동산 재테크로 돈 번 이들 중 50%는 돈과… 경험, 조직, 정보와 용기 중 1개만을 가지고 있다.

돈 번 이들 중 10%는 돈은 없지만, 조직과 정보와 경험과 용기 등 보이지 않는 것들을 가지고 돈을 벌었다. 다음에 또 큰 장이 서면 지금 10%의 범위에 들어서 돈을 번 사람들이 훨씬 더 큰 돈을 벌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것을 “지적재산권(知的財産權)”이라 부른다.

나머지 40%는 돈과 지적재산권의 여러 요소 중 두서너 개를 가지고 있는 경우이다. 조직은 큰 회사나, 리서치센타, 폭력 조직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볼 수 있는 파트너 이거나, 같이 모델하우스 구경 다닐 수 있는 친구나, 형제, 가족이면 충분하다. 부동산 투어도 취미가 같은 사람이 함께 다녀야 시너지가 난다. Level도 비슷하면 더욱 좋다. 내가 못 보는 것을 상대방이 보아주고 내가 모르는 소식을 상대방이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땅을 사거나 특정 지역 아파트를 사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그곳이 어떻게 개발되고 있다던가 어떤 회사가 들어온다더라 등의 필요 지식이 부동산의 상승에 큰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한 번 쓴 맛을 보았거나, 크게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다음 번엔 부동산으로 돈 벌 확률이 높다. 다음 주기 때 시그널과 모이는 에너지를 경험과 감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으로 돈 벌기 힘든 사람들은 이른바 “전문직”이다. 그들은 열심히 계산하기 때문이다. 재개발, 재건축, 지분을 사도 하루종일 계산을 한다. 그리고 쉽게 판다. 토지대와 건축비, 설계비, 조합운영비, 명도소송비용, 철거비, 금융 비용 등등… 아무리 따져봐도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많이 내지는 못한다.

부동산의 원천적인 힘은 “좋다고 생각되는 물건을 선택하는 눈”과 “저지를 줄 아는 결정력”이기 때문이다. 용기 있게 베팅하는 사람과 용감하게 침체기를 버틸 수 있는 지구력이 있는 사람이 결국엔 돈을 번다.

세상을 앞서가야 하고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돈을 번다. 너무나 많은 것이 돈이고, 부동산은 대개가 다 덩치가 크고 비싼 것이니까…

- 봉준호 - (부동산 컨설턴트, 생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