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포털에서 거래포털로!

대한민국 금융업의 본산지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의 발전은 당산 문래 양평 목동등과 함께 서남부권 시대의 다시한번 도약을 예고하는것입니다.


(세계일보 7월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증권거래소 뒤편.

‘한국판 월 스트리트’라 할 수 있는 증권가는 젊은 직장인들로 생기가 넘친다.

증권업계는 특히 ‘젊은 피’ 수혈이 잦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짧고 굵은’ 활약을 펼치는 대표적 직종이라는 얘기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당연히 뒤따른다. 누구나 한번쯤은 우리나라의 돈을 쥐락펴락한다는‘여의도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증을 느낄 법도 하다.


세계일보는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증권업협회에 의뢰해 현재 활동 중인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현황을 분석했다. 이 두 직무를 수행하려면 반드시 이들 단체에 등록해야 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펀드매니저는 모두 794명. 이 가운데 남자가 무려 759명(95.6%)에 이르고, 여자는 35명(4.4%)에 불과할 정도로 성별 편향이 심하다.

정확한 나이가 파악된 674명 중에는
▲36∼40세가 247명(36.6%)으로 가장 많다.
▲31∼35세가 220명(32.6%)으로 뒤를 이었고
▲41∼45세 152명(22.6%)
▲46세 이상 32명(4.7%)
▲30세 이하 23명(3.4%)의 분포를 보였다.

40대의 ‘노익장’을 과시하는 이들이 4명 중 1명꼴인 셈이다.

경력별로는 5년 이상∼10년 미만이 267명(39.6%)으로 가장 많았고, 1년 이하의 ‘초년생’도 48명(7.2%)이 있었다. 전문 분야는 주식이 360명(53.4%)으로 절반이 넘었고, 채권이 전공인 펀드매니저는 236명(35.0%)이었다. 박사 학위자도 8명이다.

애널리스트는 이보다 훨씬 어리다. 전체 984명 중 30세 이하가 무려 252명(25.6%)이다. 반면 41∼45세는 139명(14.1%), 46세 이상은 35명(3.6%)밖에 없다. 가장 많은 연령대는 펀드매니저보다 한 단계 젊은 31∼35세(31.0%)였다. 최연소 애널리스트는 85년생 소띠로 남녀 한 명씩이다.

특이한 점은 펀드매니저와 달리 애널리스트는 4명 중 1명이 여성(984명 중 219명)일 정도로 ‘우먼파워’가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여성 애널리스트 중 123명(56.2%)이 30세 이하였고, 31∼35세도 72명(32.9%)이나 됐다.
40대 여성 애널리스트는 단 3명에 불과하다.

두 직종 간 ‘나이 차’가 나는 이유는 뭘까. 펀드매니저들의 첫 직장 분포가 우선 눈에 띈다.

현재 펀드매니저로 활동하는 사람들 중 증권사에 입사했다가 직종을 바꾼 이들은 187명으로, 애초부터 자산운용사에 입사한 189명과 수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마치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직접 돈을 굴리는 펀드매니저로 직종을 옮아간 것처럼 보인다.

자산운용협회의 김정아 실장은 “요즘 같은 활황장이라면 자산운용업 수요가 많아 펀드매니저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펀드매니저는 운용전문인력 자격증이 있어야 하기에 애널리스트라고 해서 쉽게 옮길 수 있는 직종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애널리스트들의 연봉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과연 펀드매니저로 자리를 옮길 이들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젊은 나이’는 짧은 직업수명 탓이다. 몇몇 스타 애널리스트들을 제외하면 짧게는 5∼6년, 길어야 10년이라는 것이 이 쪽 업계의 정설.

한국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애널리스트들은 자신이 쓴 ‘보고서’가 얼마나 정확하고, 또 얼마나 인용되는지에 따라 능력이 결정된다”며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순발력이나 판단력 모두 후배들에게 밀리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단순한 통계치 몇 개를 나열했다 해서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단지 ‘돈 냄새’만 쫓아 다닌다는 편견을 버린다면 자신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겠냐고.


김기동·김창덕 기자 kido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