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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붕괴된다고?

수요기반 튼튼하면 침체국면 극복


최영진 전문기자
• 직책: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대표


부동산 시장에 냉기가 가득하다. 매물은 많은데 찾는 사람이 없다. 시세보다 싼 물건이 나와도 시큰둥한 분위기다. 강남권 등 인기지역도 매입 수요가 확 줄었다.

관련 구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인기지역의 주택 거래량이 대폭 감소, 전달의 10∼2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달에 100개가 팔렸다면 이번엔 10∼20개 정도 거래됐다는 얘기다. 물건은 많은데 살 사람이 없으면 시장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가수요 차단을 위한 강력한 대책을 잇따라 내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10.29 대책 및 8.31 대책이 발표된 뒤에도 얼마동안 주택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규제정책의 약발 퇴조로 다시 가격이 올라 아파트값을 잡겠다고 장담한 참여정부를 당혹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을 꽁꽁 묶어버린 이번의 한냉전선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는 점이다. 눈치를 살피는 500여조원의 유동성 자금이 언제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전망은 엇갈린다. 예전같지 않다는 시각이 강한 반면 적당한 투자처가 없는 한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동산 시장으로 여유자금이 흘러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주택 수요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전국 각지에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 평균 약 28만명이 유입됐다.

게다가 2000년 이후 가구분화가 연 평균 2% 선을 넘고 있다. 우리의 총가구가 1천600만가구 정도 되니 인구가 안 늘어도 30여만 가구가 새로 생겨 그만큼 주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저런 사정을 감안해서 향후 5년간 연평균 서울 8만 여가구, 경기도 17만여가구,인천 3만여가구 등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약 30만가구의 주택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다 큰집이나 새집으로 이사하고 싶어하는 대체수요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이는 결국 주택경기가 나빠도 어느 정도의 실수요는 존재하고 있고, 냉기류가 조금 걷히는 듯하면 주택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물론 값이 너무 오른 지역은 어느 정도의 조정기가 필요하다. 수입에 비해 대출금이 많은 경우 이런 조정기를 견디기 힘드는 것도 분명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싸게라도 팔아야 하고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은행이자를 못내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불상사도 벌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반화될 경우 주택경기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비가 온뒤엔 반드시 날이 갠다”지 않는가. 이번 동절기만 잘 넘기면 새로운 투자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는 뜻이다. 이번 침체기를 지나면 가수요가 판을 치는 불안한 시장이 아닌 실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수요기반이 튼튼한 그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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